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서 Mar 20. 2024

자유롭기 위해서는 00이 필요하다

수필


   자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자유라고 하면 대부분 아무것도 없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 자유롭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보통 ‘여유’나 ‘돈’처럼 지금 자신에게 없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뭐, 그런 것들도 자유를 주는 데에 도움을 주겠지만 내 생각에 그것들은 그다지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 나는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구속’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유롭기 위해서는 자유롭지 않아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자유롭지 않아야 한다니! 쉽게 설명해 주겠다. 자유, 국어사전에서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구절에만 집중하는 것 같은데 나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라는 표현에 집중하고 싶다.


   우리가 그냥 처음부터 ‘자유’라는 기준에서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무엇이든 내 선택대로 할 수 있고 우리를 옭아매는 규칙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이게 자유인지도 모르고 그냥 살고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이 자유가 당연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자유롭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언가를 피해서 혹은 무언가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자유롭지 않아야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무언가에서 벗어났을 때 자유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자유를 가능케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구속’이다. 그렇다면 자유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하는 나는 ‘진정한’ 자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진정한’ 자유란 ‘우리를 감싸주는 다정한 규칙 안에서 강압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어떤 이유로든 외부 압력으로 인해 내 의견과 뜻이 눌린다면 그것은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느낄 수 있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무런 규칙도 없고 정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우리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감싸고 있는 다정한 규칙은 우리가 그런 혼란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규칙은 훗날 우리가 혼란을 자유로 착각하지 않게 도와줄 것이다.

   가끔은 우리를 다정히 감싸는 규칙이 짜증나고 왜 이런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공기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자유롭게 떠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자. 우리는 자유로워 보이는 하늘의 원자를 부러워하겠지만 하늘의 원자는 하나의 생명으로 뭉쳐진 우리를 부러워할 것이다. 하늘에게 부러움을 받다니!


   자, 이제 다시 다정한 규칙과 함께 살아나가자. 나는 오늘도 나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 나만의 다정한 규칙과 함께 하러 가겠다. 그럼 이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