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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현 Oct 06. 2024

간략히 보는 미국 대선 과정

오늘(2024년 10월 6일)자로 미국 대선이 한 달 남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서 사임했고 현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슨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공화당선 지난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가 후보로서 유세를 열심히 하고 있다.


미국 대선 향방은 우리나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자면 단연코 주한미군 주둔 및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를 들 수 있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느냐,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느냐 여부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추가 납부 및 주한미군 주둔 관련 문제 향방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떄문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으로 유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대북정책 등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경제계도 그에 맞는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미국 대선 기사를 보면 가끔 이해가 가지 않는 단어가 많다. 코커스, 오픈 프라이머리를 시작으로 간접선거제, 선거인단 등 우리나라 대선에선 나오지 않는 전문 용어가 많이 나온다. 코커스, 오픈프라이머리 같은 경선용 단어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이러이러하게 코커스가 진행됐고 어떻게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만 보도된 경우도 허다하다.



나도 미국 대선에 대해 완벽히 숙지하거나 공부가 된 건 아니지만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관심 가져야 할 미국 대선에 대해 제대로 알고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취지에 이번 글을 올렸다.


미국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부터 대선 투표 과정, 당선 후 당선인 행보까지 내가 아는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 한다. 부족하거나 미흡한 점이 보여도 이해 바란다.


1. 미국 대선 경선


미국 대선 경선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코커스와 오픈 프라이머리다.


코커스는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자면 ‘당원 선거인단 투표’다. 한마디로 당에 소속된 간부나 선거인단이 모여 대선에 나설 후보를 선출하거나 지명대회에 참석할 대의원을 선출한다.


여기서 대의원은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꼭두각시 선거인단’이다. 본인이 뽑겠단 후보를 미리 공지하고 대의원에 당선되면 뽑겠단 대선 후보에 투표한다. 간접선거인 것이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경선’이다. 소속 정당이나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상태서 특정 정당 후보에 투표한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코커스와 오픈프라이머리를 진행한다. 빈도 수로는 민주당이 오픈 프라이머리를 공화당보다 많이 한다.


2. 대선 투표 과정


미국 대선은 간접선거제로 진행된다. 미국 대선 투표지를 보면 우리나라처럼 대선 후보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 대신 특정 후보를 뽑겠다 공지한 선거인단 명부가 적혀있다.


미국 50개 주 중 48개 주에선 ‘승자독식제’로 간접선거제가 진행된다. 이번 대선을 예로 들자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겠단 선거인단 수가 전체 투표의 과반을 넘게 되면 그 주 선거인단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 몫으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55명)을 지닌 캘리포니아 주 대선 투표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겠단 선거인단에 투표한 사람이 전체 과반을 넘으면 캘리포니아 선거인단 55명은 전부 도널드 트럼프 후보 몫으로 배정된다. 카멀라 해리슨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표는 사실상 무의미해 진다.


나머지 2개 주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주는 다른 방식으로 대선을 진행한다. 각 주 전체 투표 과반을 얻은 후보에게 선거인단 2명이 배정되고 나머지는 각 주 하원 선거구서 과반을 얻은 당선자에게 할당된다.


예를 들어 네브래스카주서 카멀라 해리슨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사람이 과반을 넘었지만 네브래스카 주 하원의원이 공화당 출신일 경우 네브래스카 전체 선거인단 5명 중 2명은 카멀라 해리슨에게 가고 3명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간다.


미국 대선 전체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이 중 과반인 270명을 먼저 확보해야 승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70명을 ‘매직 넘버’라 부른다.


3. 당선 발표 후 당선인 행보


미국 대선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맨 먼저 상대 후보로부터 당선을 축하한단 전화를 받는다. 이는 선거 과정서 쌓인 감정과 앙금을 풀고 국가를 위해 다시 하나돼 뭉쳐 일하잔 취지다.


이후 대선서 선출된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뽑는 ‘형식상 투표’가 진행된다. 간혹 ‘선거인단이 마음을 바꿔 기존 지지하기로 했던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 표를 던지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도 나오는데 아직까지 미국 대선 역사상 선거인단이 ‘배신’을 한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배신을 하는 선거인단이 나오면 어떻게 되냔 질문도 간혹 나오는데 관련 책이나 교수님, 전문가 말을 종합하면 그 선거인단은 다시는 미국 정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각오를 해야 한다.


선거인단 형식 투표까지 완료되면 취임식이 진행된다. 당선인은 미국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부통령 당선인은 연방대법관 앞에서 선서를 진행한다.


연방대법원장·법관 앞에서 왼손은 성경 표지에 두고 오른손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편 채 손바닥을 보이며 든다. 이후 연방대법원장·법관이 말하는 선서 내용을 따라 읽고 악수를 한다.


취임 연설을 마치고 군중들에 인사까지 마치면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 수행 전 이뤄지는 관행도 있는데 바로 전(前) 대통령이 현 대통령에 남긴 편지를 읽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인사와 당부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백악관에 남기면 도널드 트럼프가 이를 읽는다.


당선인 선정 과정까지 싸웠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상대편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편지를 남기고 백악관을 떠났다. 참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도 가지 않았다.


4. 미국 대선 관련 재밌는 상식


미국 대선서 가장 먼저 투표가 진행되는 곳은 뉴햄프셔주 딕스빌노치다. 이곳 주민들은 채 10여 명이 되지 않지만 대선 때마다 전 세계 언론은 이곳 투표 결과를 지켜본다. 딕스빌노치 투표 결과가 최종 당선자를 예측해 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2000·2004년 대선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선택했고 2008·2012년엔 버락 오바마 당선을 예측했다. 2016년 선거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선택해 연속 적중을 하진 못했지만 5번 중 4번이나 당선자를 예측했다.


미국 대선은 본 투표라 불린 선거인단 선출이 화요일에 진행되고 형식상 투표인 선거인단 투표가 수요일 진행된다.


이는 180년 전 제정된 것으로 각 요일 별 사정에 맞춰 정해졌다. 일요일엔 교회를 가야 하고 월요일은 먼 곳서 투표장까지 가야 하는 사람을 배려해야 해서 제외됐다.


목요일은 미국을 식민지배했던 영국 의회 선거일이라 제외됐고 금요일은 토요일 설 장을 준비해야 해서 제외됐다.


본 투표인 화요일 대선 관련 일화도 흥미롭다. 당시 미국엔 지금처럼 곳곳에 사회 인프라가 정착되지 않아 판사가 마을을 돌며(순회하며) 법률적 판단을 해줬다.


이 날짜가 매달 1일이었는데 이날과 본 투표일이 겹치지 않기 위해 매달 첫째 월요일 다음에 오는 화요일이 본 투표일로 정해졌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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