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IT 바닥에서 10년 가까이 리더로서 경험해본 바로 느낌을 말하면 정말 팀장의 유형은 다양하다. 어떤 리더는 팀의 누구보다 뛰어난 전문성으로 강하게 팀원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어떤 리더는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들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지침을 주기도 한다. 또는 어떤 리더는 팀원들을 지켜보며 우선 맡겨주고 막혀있을때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한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다 이런 성향들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마지막 유형에 가장 가까운 경우이다. 편의상 첫번째 유형을 카리스마형, 두번째 유형을 의사결정형, 세번째 위임형으로 내 나름대로 정의하자면 나는 위임형 > 의사결정형 > 카리스마형의 순서로 일을 한다. 내가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우가 가장 적은 이유는 간단한다. 실무를 안한지 꽤 오래되다보니 이제 보고서 작성이나 자료정리가 이제는 손이 느려지고 실수가 많다. 대신 큰 흐름속 아쉬운 부분이나 중요한 부분을 빠르게 캐치하고 어떤 식으로 보고하거나 의사결정 해야하는지가 더 자연스럽다. 그리고 내가 직접 팀내의 모든 영역을 챙길만큼 점점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기도 해서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맡기고 우선 지켜보며 어려운 상황에만 적절히 개입하는 식으로 일을 하게 된다.
위임형이라고 쉽기만 한 방식은 아니다. 개개인의 특성을 잘 고려해 일을 맡겨야하고, 답답한 순간에도 우선은 믿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작년 팀의 막내에게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을 맡기고 기다린 적이 있다. 바로 대표님이 우리팀에 직접 지시하신 신규입사자들의 원활한 온보딩을 위해 힘써달라는 지시의 일환으로 기존 입사 가이드 매뉴얼을 최신화하고 한군데 모아서 보다 접근성 높게 제작하고 배포하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신규입사자가 매번 오는 것도 아니고 기존에도 없는 것은 아니기에 중요하지만 또 시급하지는 않다고 여겼고 나는 팀의 막내에게 한번 주도적으로 해보라고 맡기고 사실 중간중간 체크하지는 않았다.
내 생각에 빠르면 1주일, 늦어도 한달이면 될것이라 여겼던 그 일은 나의 방임으로 거의 1년이 지나서야 완성이되어 전사 배포가 되었다. 그래도 분기별로 업무 피드백을 할때 어떻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지 챙기고 빠른 처리를 요청하고, 필요한 인력을 붙여주고, 팀내 단톡방에서 리마인드까지 3번 이상을 했다. 나는 내가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믿고 기다리면 될거라 생각했던 일이, 팀 막내에게는 팀장의 우선순위가 낮아서 미뤄도 되는 일로 여겨진 것만 같아서 속상하였다. 결국 그해 팀 평가에서 막내 팀원에게는 팀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줄수가 없었다.
올해는 막내팀원에게 전사가 함께 투입되는 AX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의미로 AI를 활용해 직접 업무를 효율화 하고 자동화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고, 그 팀원은 몇일간을 고민하더니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게 직접 AI로 개발까지 해서 구성원들이 근무하는 장소와 업무내용, 회의실 현황과 공유까지 가능한전사 스마트 오피스맵을 만들어 온것이 아닌가. 그리고 나는 작년에 부여한 프로젝트와 올해 프로젝트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달랐기에 다른 결과물을 가져왔을까.
우선 큰 목표만 부여하고 세부 실행과제는 본인이 직접 고민하고 선정하도록 했다.
명확한 일정 듀데잇을 알려주고 그 결과에 따라 어떤 보상/불이익이 있을지 미리 공유하였다.
요청한 필요 자원(AI툴, 교육지원, 서포트할 인턴 직원 할당)을 모두 지원해주었다.
같은 신뢰와 기다림이었지만 이런 포인트들로 인해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었던 것을 보며 위임형인 팀장이지만 조금 더 개개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맡겨야한다는걸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