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현장에서 3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며 확인한 분명한 진리 중 하나는, 아이가 선생님을 바라보는 창문은 다름 아닌 부모의 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집집마다 저녁 식탁에서 오가는 대화의 중심에 선생님이 등장할 때가 많은데, 이때 부모가 내놓는 평가는 아이의 마음속에 그대로 투영된다.
어떤 가정에서는 선생님의 열정과 배려에 초점을 맞추어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지만, 또 어떤 가정에서는 사소한 서운함이나 불만을 아이 앞에서 여과 없이 쏟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의 성향과 태도는 교육의 효과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부모가 선생님을 신뢰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집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선생님을 대하는 눈빛부터 다르다. 아이에게 부모의 판단과 행동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모의 긍정적인 태도는 선생님에 대한 신뢰의 밑바탕이 된다. 이런 아이들은 선생님과 훨씬 더 깊고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활발해져 교육적 흡수력이 높아진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 앞에서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낼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간다. 부모의 불만을 전해 들은 아이의 마음속에는 이미 선생님에 대한 거부감과 불신이 자리 잡게 된다. 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한 교육을 실천하려 해도 아이의 마음 문이 닫혀 있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매년 학기 초 부모 교육 시간이 되면 간곡한 마음을 담아 부모님들께 당부하곤 했다.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 아이가 선생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는 아이 앞에서 절대로 삼가 달라는 내용이었다. 부모의 따뜻한 지지와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아이는 선생님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마음껏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