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특강을 공부하던 시절 유독 기억에 남는 지문이 있었다. ‘Maintain Bridges Beyond Your Inner Circle’이라는 제목이다. 해석하면 ‘여러분의 핵심 집단을 넘어선 관계를 유지하라’였다. 사람들은 보통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친분이 비교적 약한 관계에 있거나 자주 소통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연락을 꺼리는 영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한 유대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도 연락을 취하면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 그들이 기뻐하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이론은 실제 존재한다. 네트워크 이론의 거장인 조직 이론가이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인 마크 그라노베터가 1973년 ‘약한 네트워크의 강점(The Strength of Weak Tie)’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라노베터 교수는 미국인들이 새 직장을 누구의 소개로 구하는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까운 사람들이 소개할 것이라는 상식과는 반대로 가끔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새 직장을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사람은 나와 중복되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더 먼 관계의 사람들은 참신한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문을 공부할 당시에는 나의 인간관계망 자체가 넓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아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오며 초·중·고교 친구들과 같은 과거의 사람들이 생겼다. 그리고 다양한 아르바이트, 독서클럽, 공모전 드으이 활동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이글의 진정한 의미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한 일화로 공모전에서 만난 나와 다른 분야인 미술학과의 사람들을 통해 우리 과에서는 깊게 다루지 않았지만, 알아두면 좋은 식품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부산에서 온 대학생들과는 서로 설문조사를 도와주며 표본을 넓혔다. 실제로 약한 연결고리의 사람들에게서 얻는 것들이 더 많았다.
또 연락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부를 물어오는 것도 의외로 초·중·고교에서 매일 같이 놀았던 친구들보다 어쩌다 만나면 이야기를 나누곤 했던 친구들에게서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러한 연락을 받으면 가까운 친구에게 온 연락보다도 더 나를 생각해 준 느낌이 들어서 기쁘다.
이따금 과거의 친구들, 새로 만난 사람들에게 안부를 건넨다면 조개 속 진주처럼 값진 것을 얻을지도 모른다. 오늘 생각이 나는 사람이 있다면 선연락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메시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