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잎과 눈물방울

by Gourmet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벚꽃축제에도 어김없이 봄비가 내렸다. 개인적으로 봄은 화려한 꽃들이 피어나는 찬란한 계절이지만 한편으로는 여름만큼 축축한 물기를 머금은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다가올 푸름에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선선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도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닮았다.

최근 길을 걷다가 친한 언니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슬픈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쏟아내는 것이라 답했다. 질문을 한 언니 역시 감성적인 성격이기에 나의 방법에 공감을 표해주었다. 태생적으로 우울함에 잘 잠식되는 성격이기에 더욱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참아왔던 감정을 눈물에 담아 배출하면 마음에 담겨있던 응어리가 녹아내리고 대신 잘 세탁한 이불이 덮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크고 작은 시련들이 다시 닥쳐왔을 때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눈물을 흘리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카테콜아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때 눈물을 흘리면 카테콜아민이 몸 밖으로 배출되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한, 행복한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인 엔도르핀, 세로토닌, 엔케팔린 등 20여 개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된다. 잠깐의 울적한 시간으로 이 정도의 효과를 낸다면 꽤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면 아르바이트할 때 실수를 해서 혼이 나거나 무례한 손님을 만나 감정이 상했을 때, 조별 과제 중 소통이 안되는 상대방과의 만남 등 처음 겪게 되는 곤란한 상황들이 있다. 이럴 때 터져 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삼켜야 할 때가 많지만 언제까지고 심장에 물이 고이게 둘 수는 없다. 자신의 감정을 잘 돌보는 것 역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 하나이다.

유명한 소설인 <제인 에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운다는 것은 네가 약하다는 뜻이 아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그것은 항상 네가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필자도 이 말에 동의한다. 눈물은 우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함께한 존재이다. 올해는 유독 봄비가 많이 내리는 것 같다. 비를 보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도 좋을 것 같은 계절이다. 봄비가 울고 있는 나의 모습을 감추어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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