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할까?
바로 흔들어 깨울까?
온갖 수다로 정신을 흩어놓을까?
무작정 끌고 밖으로 나갈까?
내가 많이 아프다고 꾀병을 부려볼까?
마구마구 뽀뽀세례로 귀찮게라도 굴어볼까?
지원군을 불러 볼까?
둘째 아이의 지원사격에도 별 이변이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남편이 겨울잠을 자려하고 있다.
나는 걱정이 앞선다.
혹 저러다 선잠이 아닌 숙면모드로 진입할까 걱정이다.
남편이 애처롭다
큰아들과의 한정된 작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본인의 감정과 기분이 감당되지 않는 이 상황이 낯설고 당황스러운 모양이다.
어제는 울던 남편이 안쓰럽기보단 사랑스러웠다.
그 사랑스러움 때문에 잠깐 가벼운 마음으로 지나친 각자의 시간에 미안함이 커진다.
무덤덤히 큰소리치던 남편이 아들의 부재에 이리도 무방비상태로 내팽개 쳐 지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는 어제와 같이 오늘도
그치만 다른 이유로 어떻게 해 라며 분주해하고 있다.
어떻게 할까?
남편의 헛헛함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기엔 내가 마음이 아프다.
그렇다고 내 아픔 때문에 남편의 정화시간을 방해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할까?
남편이 이 낯설고 당황스러운 감정을 잘 소화하고 정화해 내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오늘 포도주 한 병을 샀다.
나는 오늘 남편에게는 질문하지 않았다.
나는 오늘 방에 불을 일찍 끄고 둘째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나는 오늘 괜찮아 라는 한마디만 했다.
근데 오늘은 이러지만 내일은 달라지려 한다
나는 내일은 남편을 안아주려 한다.
그리고 내일은 함께 산책을 나가려고 한다.
내일은 둘째와 함께 엉덩이 춤을 추려고 한다.
오늘만큼은 남편이 남편의 그 마음을 오스라니 느끼고 만끽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지만 내일에도 이 감정에 담겨져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려 한다.
내일이 지나면 남편도 나도 이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까 염려가 된다.
자기야! 오늘까지 만 이야..
오늘까지만 이 기분 만끽해 보는 거야.. 알았지?
나는 자기가 겨울잠에 들까 걱정이야..
그 겨울잠이 내꺼인지 당신꺼인지 구분이 없거든.
꿈을 꾸는 듯 현실감 없는 몽롱한 이 느낌은 오늘만 서로 허락하는 거야.
나는 남편이 겨울잠에 들기 전에 잠을 깨우기로 했다.
"하늘! 사랑해.
내일은 나랑 둘째랑 같이 산책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