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에 바란다
JTBC 내셔널부 구석찬 차장(정치외교학과 97)
더없이 신선한 공기,
티 없이 깨끗한 햇살,
홍조 띤 단풍나무들.
이맘때쯤 가좌 교정을 떠올리면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과 아련한 추억들로
푹 취하게 된다.
전쟁 같은 일상을 잘 살아낼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치열했던 그 청운의 시절을
부단히 겪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미생’인 나를 깎고 다듬어
‘지성의 세계’로 이끌어준
사랑하는 나의 모교가
새 이름표를 달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상국립대학교.
첫 느낌이 일단 명쾌하고 강렬했다.
‘경상’에다 ‘국립’을 한층 강조한 건
영남권 전체를 대표해 아우르겠다는
거점 국립대의 비전을 꾀했으리라!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의 통합 교명을 바라본
부경대는 ‘국립부경대’로,
한국복지대와 통합하는 한경대는 ‘경기국립대’로
바꾸길 원한다는 보도도 접했다.
지방대 위기 시대,
다른 대학들이 생존전략의 하나로 본을 삼을 만큼
교명이 매력적인 건 틀림없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먼저, 경상국립대가 ‘틀을 깨는 차원이 다른 대학’이
되길 바란다.
국내 대학들과 경쟁하기보다
해외 명문대들의 면학 여건과 장학 시스템,
선진 교과과정을 취사선택해
국제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해나가자는 이야기다.
필자가 대학 3학년 때 해외 UN 산하기관을 견학한, 당시로선 파격적인 국제기구실습은
거침없이 세상을 누벼야 할 청춘들을 위한
가장 특화된 프로그램이었다.
다음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요즘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익히고 배우고 나누고 전파한다.
분야별 신기술 개발과 교육이
곧 경쟁력인 시대이다.
특허청이 주관하는
‘지식재산 전문인력양성 중점대학’으로 선정됐으니
우수한 교수진을 바탕으로 스티브 잡스와 마윈 같은
걸출한 신지식인들을 키워내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영국 옥스퍼드나 미국 보스톤, 독일 하이델베르크는
대학의 도시로 유명하다.
경상국립대가 자리 잡은 이 지역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교육도시이다.
고장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로서,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지역의 소멸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협력사업을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소년과 청장년층은 물론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담당하길 바라는 바다. 사랑하는 나의 모교, 경상국립대의 앞날에
오직 영광만 가득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