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방

잠은 잘 자고 있을까?

by 모퉁이 돌

자정을 넘어

새벽을 향하는 밤 깊은 이 시각.


'집에 있었다면

늦게까지 스마트폰 하다 꾸지람 듣거나

겨우 샤워 마치고 머리 말릴 시간인데...'


'우리 딸, 어찌... 잠은 잘 자고 있을까?'


저녁에 아내와 나는

딸을 교회 국제학교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왔다.

학교폭력과 왕따 피해로

스스로 전학을 간 중학교에서도

끝내 적응하지 못한 사춘기 소녀.


소심해지고 주눅 든 모습에

온 집안이 걱정해왔다.


가족회의를 거친 결과,

교회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딸내미도 "해보겠다" 했다.


아까 주일 오후 내내

꽤 열심히 짐을 쌌었다.


딸아이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다행히 두려워하거나

불안한 기색은 없었다.


교회로 가는 차 안에서,

딸을 위해서 기도를 해주었다.


딸아이도 스스로

자신을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감정이 북받쳤는지

갑자기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금세 평온을 되찾은 듯했다.


기숙사 '드림하우스'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살짝 찍으려 했는데

들키고 말았다.


그새 한 뼘 더 자란 걸까?

'브이' 날리는

씩씩한 자세를 보여준다.


울컥했다.


사감 선생님께 인사를 시키고

'잘 부탁드립니다'

거듭거듭 당부의 말씀을 올렸다.


괜찮을 줄 알았건만

뒤돌아 서니 코끝이 찡해졌다.


아내도 먹먹한가 보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딸내미 방을 보았다.

"..."


"..."


"..."


텅 빈 방.


적막감만 감돈다.


짠하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우리 딸, 안 뒤척이고 잘 자고 있을까?'


계속 이 물음이 가슴을 후벼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