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러브레터

나에게 보내는 편지

by 모퉁이 돌

고향집에 당도한 순간.


저만치 추억의 꽃이 피었다.


계단 돌패이에 앉은,

코흘리개 나의 모습이 나타났다.


물음표를 던졌다.


느낌표로 답한다.


뭐가 그리 좋을까?


천진난만 웃어댄다.


진흙밭에서 몸부림치는,

지금의 내가 걸어간다.


물음표를 던졌다.


물음표로 답한다.


뭐가 그리 힘들까?


가쁜 숨을 몰아 쉰다.


불혹과 지천명 사이에서

고뇌의 늪에 빠진 순간.


고향집이 일러준다.


스스로를 먼저 아끼고,

부단히 사랑하라고.


실존 그 자체가

생의 본질적 해답이라고.


나에게 부치는

초가을 밤 나의 러브레터는

그래서 달고도 오묘하다.


내일도 추억의 꽃이 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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