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다섯 개의 글을 통해 지도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이번 글에서는 지금까지의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세모경만의 결론을 내려보려고 해요.
세모경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결론이니, ‘이렇게 생각했구나’하며 읽어보세요!
[이번 글에서 이야기할 내용]
결국,
1.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가?
2. 지도 서비스 사용자는 어떤 경험을 원하는가?
3. 지도 서비스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야 하는가?
길 찾기 여정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며,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가?
주도적인 탐색 경험을 원한다면 네이버 지도를,
효율적인 결정을 원한다면 카카오맵을.
정보 탐색가라면 ‘네이버 지도’를, 실용주의자라면 ‘카카오맵’을 추천하고 싶어요. 지도 서비스를 분석해 보니 현시점에 지도 서비스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에게 장소를 어떻게 소개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측면에서 ‘네이버 지도’는 수많은 장소를 있는 그대로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어요. 한편 ‘카카오맵’은 엄선된 장소를 별점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도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시거나 다른 서비스가 궁금하셨다면 ‘네이버 지도’는 다양한 정보를 많이 탐색하고 비교하며 최고의 결론을 내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께, ‘카카오맵’은 적당한 정보 탐색 후 빠르게 결론을 내리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할게요!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은 각각 Exocentric map과 Egocentric map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ocentric과 Egocentric의 개념은 쉽게 ‘지도를 어떤 관점(시점)에서 볼 것인가?’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Exocentric은 동서남북처럼 절대적 시점에서, Egocentric은 앞-뒤-양옆과 같이 ‘나’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거죠.
‘네이버 지도’는 많은 정보를 잘 정제하여 보여주고 있고 주관적인 리뷰조차 사진 및 영상 등을 활용하여 최대한 객관적으로 제공하고 있어요. 현실 세상을 최대한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제공하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사용자의 탐색과 의사결정 과정을 최대한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으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래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옮겨둔 Exocentric map이라고 정의했어요.
반면 ‘카카오맵’은 개인의 입장에서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릴 수 있도록 가공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일차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네이버 지도’와 비교했을 때 내 위치를 중심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훨씬 많았고 카카오톡 친구 위치 공유와 같이 개인의 정보를 지도 안으로 끌고 들어올 수도 있죠. 이러한 점에서 ‘카카오맵’을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Egocentric map이라고 정의했어요.
따라서 내가 누군가를 만날 때 많은 정보를 두고 비교하고 탐색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네이버 지도’를, 나에게 최적화된 빠른 결정이 더 자주 필요한 사람이라면 ‘카카오맵’을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세한 서비스 분석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 [Ep.1-3] 사례 연구1 & [Ep.1-4] 사례 연구2
사용자는 지도 서비스를 통해 무엇을 하고자 하며, 우리는 어떤 경험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가?
길 찾기 도구를 넘어 공간 정보 플랫폼이 된 지도에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원해요.
설문조사를 통해 30명의 사용자들이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여러 가지 인사이트가 있었지만 크게 2가지 포인트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도의 역할: 사용자는 지도 서비스를 길을 찾을 수 있는 도구로 여길 뿐만 아니라, 장소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기록을 남기는 곳으로 여기고 있었어요. 또한 지도 서비스에서 하는 다양한 시도를 열렬히 환영하고 있었어요.
리뷰에 대한 인식: 리뷰는 꼭 필요하지만 신뢰하기 어려워요. 수많은 리뷰가 있지만 장소에 대해 확신을 얻을 때까지 리뷰를 탐색해야 해요.
사용자 연구를 통해 확장된 사용자 여정(장소 탐색-선정 및 리뷰를 통한 장소 평가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보았어요. 결과적으로 지도 서비스 사용자가 장소를 탐색하는 시간은 개인차가 있지만, 3개에서 5개 이내로 선택지를 줄이려고 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장소를 선정할 때 특정 정보를 선호한다는 공통 특성을 발견했어요.
개인적으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신뢰가 가는 정보 간의 괴리가 있었던 것이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필요로 하는 정보를 믿지 못한다면, 과연 그 정보를 쓸모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결국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는 방법일 거예요.
따라서 사용자가 앞의 여정에서 충분히 탐색할 수 있게 하려면, 리뷰와 같은 뒷 단의 장소 평가 과정을 촉진시켜야 하고 서비스가 어뷰징(abusing)을 잘 걸러낼 수도 있어야 해요. 물론 사용자 간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능이 리뷰의 대안이 될 수도 있겠죠.
자세한 설문조사 항목과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 [Ep.1-5] 사용자 연구: 사용자 여정 따라가기
결국 지도 서비스는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가?
지도의 역할과 서비스의 정체성을 지키며
공간과 사용자 맥락을 반영해 나가야 해요.
지도의 역할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핵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핵심은 바로 장소입니다. 일상을 색다르게 채워주는 장소를 소개하고, 그 장소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 장소가 어땠는지 기록하는 등 지도에서 제공하는 모든 것은 장소와 관련되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현실 속 장소가 변화하는 방식이나 사람들이 장소를 찾는 맥락에 맞추어 지도가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이런 거죠!
현실 속 장소에 맞추어 변화한다면?
아이디어 1. 축제, 팝업 행사 정보 보여주기
지역 축제, 팝업스토어 등 특정 기간에 열리는 행사가 다양해졌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산발적이에요. 이러한 행사들도 장소에 기반한 것이니 지도 서비스에서 제공하면 좋은 콘텐츠가 되리라 생각해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는 앱 이용률 향상, 결제 연동을 통한 이윤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장소를 찾는 맥락에 맞추어 변화한다면?
아이디어 2. 새로운 장소 검색 방식: 맥락 검색
음식점이나 카페를 검색할 때, 사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원하는 느낌의 장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대규모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카페”, “2층 카페” 등을 찾을 거예요. 검색창에 “2층 카페”와 같은 맥락을 넣어 검색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쌓인 리뷰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상황마다 달라지는 사용자의 맥락을 고려한 장소 소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디어 3. 새로운 리뷰 소개 방식: 가장 많이 언급한 리뷰
리뷰를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어요. 가만히 리뷰의 내용을 보니 너무 다양한 내용이 쓰여있었어요. 너무 다양한 정보가 산발적으로 들어오니 장소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리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을 보여주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어요. 이 장소에 가장 많이 언급된 내용 보여주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대기는 있지만 금방 빠져요.” 같이요.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을 보여주어 리뷰에 대한 신뢰도를 획득하는 거예요.
우리의 일상생활은 지도 서비스와 수많은 접점을 갖고 있어요. 그만큼 많고 다양한 사용자 여정을 그려낼 수 있고, 여러 방향으로 지도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것으로 생각해요. 복잡하거나 과도한 기능이 더해진다면 초보 사용자(novice user)의 진입 장벽만 높아질 거예요.
그렇다면 이미 모든 기능이 갖춰진 것만 같은 지도 서비스를 어떻게 고도화할 수 있을까요? 사용자의 니즈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사용자가 생각하지 못했던 니즈를 새롭게 제시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사용자 여정을 세모경에서 제안한 것처럼 [탐색 - 선정 - 이동 - 경험 - 평가]라고 해볼게요. 이전까지는 사용자가 “특정 장소를 가야겠다.”는 의도(intention)를 갖고 지도 서비스에 진입했어요. 사용자의 니즈를 새롭게 제시해 준다는 것은, 지도 서비스 위에서 이러한 의도까지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해요. 즉, 외부의 자극이 아닌 서비스 내의 장치를 통해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이러한 순환 구조를 위해서는 경험과 평가 과정의 설계도 굉장히 중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