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았지? 하다가 얼마 남았지... 하는.
평일은 고되고 주말은 지칩니다.
월요일엔 이번 주 왜 이렇게 기냐고 생각하고,
일요일엔 이번 주 왜 이렇게 짧냐고 생각합니다.
한 해의 반이 지나갈 쯤엔 꼭 한번 뒤를 돌아봅니다.
깨-끗합니다.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뜻이겠지요.
어쩌면 이처럼 투명한 제 삶을 기록해 나가겠다는 것은,
결국 지금부터라도 이 하얀 백지 위에 잉크라도 쏟겠다는 제 다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소중한 금은 지금이라고 하던가요?
물론 저는 황금을 더 소중히 여기지만요.
신기합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라지만 이상하게도 제 시간은 남들보다 조금 더 느리고 조금 더 적은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부족한 게 제 시간이고 무언가를 포기하려 하면 이미 늦은 게 제 시간입니다. 아무래도 누군가 제 시계를 고장 낸 게 분명합니다. 범인을 찾으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말을 간절히 고대하고 또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적어도 주말엔 데이트를 하거나 집에서 푹 쉬거나 하면서 온전히 방해 없는 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요.
고작 이틀뿐이지만, 오롯이 저 하나만을 위한 스케줄을 짤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루한 평일을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자 바퀴가 되어줍니다.
근데 그것도 요즘엔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륜구동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평일이 매일 반복되기에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주말도 별반 다를 바 없는 패턴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식사하고, 옷 갈아입고 나와서 기차를 타고 데이트하러 갑니다.
데이트하러 가서는 카페에 가고 길거리를 걷고 식사를 하고 다음 주말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주말마다 데이트, 카페, 산책, 식사, 귀가.
다람쥐도 이 정도면 쳇바퀴 박살내고 도망갈 겁니다.
그래도 전 좋아합니다. 아니 어쩌면 좋아해야만 합니다. 이미 다음 주도 예약했거든요.
결국 주말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좀 더 자고 싶었는데 알람이 울렸다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주말은 월급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다릴 땐 날짜를 세고 보내줄 땐 잔고를 셉니다.
둘 다 쥐꼬리만 한 건 동일하네요.
어서 하루빨리 저라는 노예 해방의 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주말은 어떠신가요?
저는 이 글마저도 주말이 다 지난 월요일 새벽에 작성 중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 글도 주말 노동의 산물이네요.
해방은 아직 멀었고요.
그러니 아마 곧, 또 뵙겠습니다.
저의 일기를 몰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5.06.30에 쓴 25.06.28~29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