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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요 Mar 06. 2022

심상치 않은 뉴페이스 : Billlie

이제 와서 하는 2021 케이팝 리뷰 ②

요즘 케이팝 덕후들 사이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직캠을 꼽자면 단연 이것입니다.

이 글을 며칠 동안 조금씩 쓰고 있는데, 하루하루 조회수가 무섭게 오르네요. 지금 200만 뷰가 코앞. 컴백 2주차 신인 걸그룹 개인 직캠 200만 뷰? 진짜 놀라운 수치입니다. 심지어 음중/인가/뮤뱅/엠카 직캠도 아니고 아리랑티비 심플리케이팝 직캠이에요.



https://youtu.be/mpCM_NDyPuI

긴가민가요 츠키 플리캠


아................... .........

정말 충격적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꼭 한 번 시청하시고 이 글을 읽어주세요.


축구를 몰라도 베스트 top 10 모음은 재밌고, 피겨를 몰라도 차준환의 이나바우어는 감탄이 나오듯이 츠키를 몰라도, Billlie를 몰라도, 케이팝을 몰라도 이 직캠이 엄청나다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츠키가 3분 40여 초 동안 표정을 2억 8천 번 정도 바꾸는 진기명기 쇼를 보여줍니다. 경탄스럽습니다!


마치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그래픽 전문가들이 1초에 하루씩 투자해가며 반년 이상 빚어 만든 것 같습니다.

렛잇고를 부르던 엘사의 눈동자도 저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굴러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혹시 저 몰래 디즈니에서 케이팝 아이돌 표정 물리엔진 이런 걸 개발한 건 아닐까요? 츠키 실재하는 건 맞나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츠키는 메인 댄서입니다. (이 캠에서 댄스 브레이크가 잘 담기지 않은 게 아쉬워요...)

풍성한 원피스에 동작이 잡아먹히지도 않습니다. 퍼포먼스 포인트를 다 살리면서 신들린 표정연기를 하니 정신이 혼미하고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귀신같습니다.


아니 어떻게 저러지?


인트로에서 너무 힘을 빼는 것 같으니 주접은 이만하고 심상치 않은 뉴페이스 두 번째 팀을 소개하겠습니다.


미스틱 스토리의 첫 번째 걸그룹, Billlie입니다
어쩌다 보니 소개한 두 팀이 모두 7인조네요.

Billlie는 데뷔한 지 백일쯤 된 진짜 신인그룹입니다.

2021년 11월 10일에 데뷔를 했어요.

(저번 글에서 소개한 엔하이픈과 1년 차이가 나는데...)


Billlie(이하 빌리)는 윤종신의 소속사로 유명한 미스틱스토리, 미스틱89(미스틱스토리의 음악 레이블) 소속 7인조 걸그룹입니다(데뷔는 6인, 멤버 '션'은 'RING X RING' 활동 중 합류)

인디 음악 위주로 프로듀싱을 했던 소속사라 처음 걸그룹을 론칭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음악을 할지 다들 궁금해했죠.

저는 멤버 중 문수아 양만 알고 있었습니다. 2015년, YG 연습생 신분으로 Mnet의 '언프리티 랩스타 2'에 출연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아스트로 멤버인 문빈의 친동생이기도 하구요.




대망의 데뷔, 미니 1집. <the Billage of perception : chapter one>

타이틀곡이 김이나+이민수 조합이라고?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아이유의 '좋은 날','너랑 나'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Sign', 'Love'

가인의 '피어나', 'Carnival(The Last Day)'

써니힐의 'Midnight Circus', '베짱이 찬가' 등이 김이나+이민수 조합의 곡입니다.

 'MZ세대'면 모를 수가 없는 명곡들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전신에 피가 돕니다.


사람들의 기대를 가득 받은 채 베일을 벗은 빌리의 데뷔곡은 'RING X RING' 입니다.

(엑스 말고 곱하기. 그래서 '링바이링'이라고 읽습니다. 'TOMORROW X TOGERTHER의 0X1=LOVESONG'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제로바이원러브송'이라고 읽는 것처럼요.)


그런데, 'RING X RING'이 발매된 날, 수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뭐야, 이거 믹싱 잘못된 거 아냐...?"


그만큼 소리가 뭔가 요상했습니다.

https://youtu.be/i9jhxOwcaw0

'RING X RING' MV

https://youtu.be/pDT9AeSeLVs

수록곡 'flipp!ng a coin' Performance Video. 특이한 믹싱을 느껴보세요!

사실 저는 사운드 믹싱에 기민하게 반응할 만큼 훌륭한 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RING X RING' 앨범 곡들의 사운드가 특이하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어요. 정말 '대놓고' 거슬리는 소리들이 있었거든요. 가늘게 찢어질듯하다가, 물 속인 듯 먹먹했다가, 효과음이 훅 튀어나왔다가... 굳이 묶어 말하자면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소리랄까요? 확실히 듣기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저는 콘셉트이겠거니 하긴 했네요. 그저 곡의 질감이 독특하다 생각했거든요.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특이한 믹싱을 콘셉으로 납득할 수 있었던 것은 가사의 힘도 컸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미지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듯한 수상한 가삿말이 미심쩍은 소리에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링바이링 가사 일부(도입부)

특히 'is she dead?'라는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굉장히 섬뜩한 문장이잖아요. 그 뒤의 'is it blood?'랑 같이 해석되면 더더욱이요.

데뷔곡에서 이런 이미지를? 무튼 이 부분이 도입부에서 곡의 기묘함을 눈치채게 만듭니다. 궁금증을 유발해요.


생소한 질감에 비해 멜로디는 귀에 잘 감겼습니다. 처음 들은 이후, 약 2주일 동안 괴롭게 머리에서 맴돌았어요. 글 쓴답시고 또 들었더니 미치겠네요

특히나 'come find the missing / 구해줘 cuz I'm risky '에서 햇빛처럼 부서지는 소리와 '온 힘을 / 다해서 / 울리는 / 마음 소리'에서 고조되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온 힘을 / 다해서 / 울리는 / 마음 소리'의 손을 허리에서부터 머리까지 점점 올리는 안무도 가사, 멜로디와 착 붙습니다('RING X RING'의 주 소품인 컬러풀한 장갑이 빛을 발하는 안무예요). 좋은 안무는 음악을 더 잘 들리게 하는 것 같아요.


퍼포먼스 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따로 이야기를 하자면, 빌리는 데뷔 전부터 1MILLION(원밀리언)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 퍼포먼스를 만들었다고 홍보를 크게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RING X RING' 안무는 전체적으로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원밀리언과의 협업이 엄청난 감흥이 있지도 않았구요. 왜냐면 국내외 최고의 댄서들에게 시안을 받는 아이돌이 그리 귀한 시대는 아니잖아요. 그것도 그렇고 저는 'RING X RING'을 음원으로 먼저 듣고 좀 더 시원시원한 안무를 기대했습니다. 특히나 눈부신 느낌의 후렴부 안무가 어떨까 엄청나게 궁금한 상태로 퍼포먼스를 봤는데, 상상에 비해 안무 크기가 작은 것도 있었고요. 아이돌은 춤에만 집중할 수 있는 댄서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 데모만큼 디테일을 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테일에서 춤의 맛이 좌우되는 안무보다는 동작이 좀 큰 안무를 선호해요. 수록곡이자 음악방송 커플곡이었던 'flipp!ng a coin'도 'RING X RING'과 같은 이유로 살짝 아쉬웠어요. 무튼 이건 취향!


그래도 할 말이 많은 팀이라... 소개를 해야겠다고 브런치를 킨 날... 그날은 바로


2022년 2월 23일... 빌리의 두 번째 미니앨범 컴백일.


노트북 앞에 앉은 저는 'GingaMingaYo (the strange world)' 퍼포먼스 캠을 봐버린 겁니다.


 이거 써야 돼 ㅋㅋㅋ


그 자리에서 쓰던 거 갈아엎고 멤버들 이름을 외우며 직캠 도장깨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느라 글이 늦어졌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츠키 직캠이 이제야 소문을 탔기 때문에)




<the collective soul and unconscious: chapter one>


데뷔 앨범보다 음악의 실험적인 면을 덜어낸 것은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보다 듣기 좋고 - 보다 보기 좋은 타이틀곡으로 컴백을 했습니다. 쫀득하고 시원한 안무가 탱탱볼 같이 통통 튀는 음악과 잘 어울립니다. 데뷔 앨범 퍼포먼스에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움이 없어져서 너무 기뻤어요(물론 이것도 취향!).


직캠을 열심히 보다 보니 눈동자가 가는 방향, 표정이 변하는 타이밍도 모두 계산해 맞춘 것 같습니다. 잘 보면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이 츠키만의 특기가 아닙니다. 모든 멤버가 속눈썹 한 올 까지 엉뚱함을 연기하는 것이 이 무대의 포인트입니다. 또한 'RING X RING'보다 멤버들의 개성이 잘 보입니다. 순조롭게 바뀌는 파트 사이사이, 멤버들이 충분히 끼를 뽐냅니다.

문수아의 카리스마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팀 내 정해진 센터나 리더가 없다고는 하지만, 감투 없이도 자연스럽게 팀과 곡의 균형을 잡아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심에 나왔을 때 안정감이 있는 멤버들이 꼭 한 명씩 있죠. 빌리에서 그 역할에 해당하는 사람이 문수아가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 츠키도 츠키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윤의 재발견이었습니다. 2분 20초쯤 손가락을 사정없이 돌리며 카메라를 유혹하는데 순간 확 집중됩니다. 뮤비에서도, 퍼포먼스 비디오에서도, 직캠에서도요.

https://youtu.be/pTPRGf125 n4

소름 돋아~~~!!!

진짜 잘하죠? 시윤은 05년생, 한국 나이로 18살입니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섭습니다. 문수아와 함께 메인 래퍼이기도 합니다.


빌리의 새 앨범 타이틀인 에서 'GingaMingaYo (the strange world)'  괜히, 진짜 괜~히 불만스러웠던 것은 '특이해'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런 친구들 아시죠? 나 좀 특이한가? 내가 그렇게 특이한가? 아 나는 내가 별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다들 그러네(모르는 척). 애들이 자꾸 나보고 사차원이래. 내가 그렇게 또라이인가? 아냐 나 완전 평범해!!!(근데 여기서 그치 너 평범하지 하면 손절당할 수도 있음) 아 진짜 아니거든~~~ 자꾸 이상 하대~~~

...

약간 알겠으니까 특이하다고 그만 말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실 무대만 봐도 자연스럽게 별나다. 특별하다. 재밌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너무 자꾸 말로 해주니 괜히 떨떠름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구나... 근데 특이하다는 판단은 내가 하면 안 될까...?)(같은 결로 레드벨벳의 'Psycho' 가사도  취향이 아닙니다. 무튼 이건 개취의 영역 ㅎㅎ)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빌리의 콘셉이 '독특함을 위한 독특함'이 아니었으면 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당위 없이 단지 '특이해 보이기 위해' 꾸며진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져서요(얼마 전 데뷔한 JYP의 신인 걸그룹 NMIXX의 데뷔 EP에서도 비슷한 감상을 받았습니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불필요한 꾸밈과 사족을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개성 있는 팀이라고 느껴집니다. 재료가 좋아서 콘셉을 나이브하게 잡는다면 너무 아까울 것 같습니다(종종 ITZY의 기획에서 느끼는 감상입니다. 이러고 보니 JYP의 기획을 싫어하는 사람 같네요? 맞는 말이기도 해서 더 말 안 하겠습니다...). 물론 사람들은 말로 해주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맞죠. 그게 마케팅이기도 하고요. 무튼, 그래도... 너무 단순하게 '특이함' 자체가 콘셉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엉뚱한 소녀를 표현하는 팀은 많습니다. 사실 어쩌면 모든 팀이 그렇죠. 디테일하게 가자고요. 특이하다고 말 안 해줘도 되니까요. 그건 부차적인 감상으로 따라오는 거고. 그래서 콘셉적인 면에서는 'GingaMingaYo (the strange world)'보다 생(生)의 길을 잃은 신비로운 소녀들 같은 'RING X RING'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잠깐 이번 앨범에 눈에 띄게 많이 참여한 작곡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데뷔 앨범에 비해 음악이 좀 변했는데, 작곡진의 변화도 중요한 이유가 되었을 겁니다.

2번 트랙 'a sign ~ anonymous', 3번 트랙 'overlap (1/1)', 4번 트랙 'M◐◑N palace'에는 모두 작곡가 밍지션 참여했습니다. 밍지션은 SM 아티스트들의 작업으로 꽤나 유명합니다. 수록곡을 듣고 레드벨벳이 떠올랐다면 나름 타당한 판단입니다. 밍지션의 곡 중 잘 알려진 것으로는 웬디의 'When This Rain Stops', NCT U의 'From Home', 레드벨벳의 'Queendom'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NCT DREAM의 '내게 말해줘(7 days)'와 레드벨벳의 'Time to love'입니다. 둘 다 타이틀 아니고, 수록곡이에요. 메인의 무게감, 부담감이 덜한 수록곡에서의 밍지션의 산뜻한 선율에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메인디쉬를 잘하는 셰프가 있고, 전채나 후식을 잘하는 셰프도 있는 거죠. SM 엔터의 곡은 아니지만,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한 공원소녀의 숨겨진 명곡 '공중곡예사 (Wonderboy, the Aerialist)'도 밍지션의 곡입니다(완전 추천!!!).


밍지션은 참 듣기 좋은 탑라인을 씁니다. '듣기 좋은'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가끔은 모든 것을 이기기도 합니다. 음악이 너무 '듣기 좋아서' 다른 모든 것이 용서될 때도, 다 좋지만 '듣기 좋지 않아서' 결국 용서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듣기 좋은 것이란 무엇인가! '맛있다'같은 것이죠. 들으면 다 압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압니다. 뭐 소리의 밸런스가, 코드의 진행이... 설명을 할 수는 있겠지만 '감'이라고 하는 본능의 영역이 먼저 반응하는 구석이 분명 있습니다. 대체로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듣기 좋은 밍지션의 곡들을 한 번 쭉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멜론 홍보는 아니지만, 요즘에는 작사/작곡진의 참여곡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밍지션'을 검색하면 참여곡이 쭉 뜹니다. 아 맞다 그럴 것 까지도 없고... 유튜브에 '밍지션' 치면 플레이리스트 나옵니다.


사실 처음부터 딱 듣기 좋은 노래는 잘 질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첫 입이 너~무 맛있는 달콤한 케이크가 생각보다 한 조각 이상 먹기 어려울 때가 많은 것처럼요. 소위 말하는 '쉬운' 노래 나름의 그런 리스크가 있는데, 밍지션의 노래는 적어도 제 귀에 오래 살아있습니다. '쉽다'라고 뭉뚱그려 쓰여서 그렇지, 그 '쉬움'을 해체해보면 나오는 평범함/무난함/익숙함/편안함/안정적임/친절함은 다 다른 요소잖아요. 단 맛이라고 다 같은 재료로 낸 단 맛이 아니듯이 쉬운 음악도 다 같지는 않습니다. 한 입도 한조각도, 한 판도 맛있는 케이크? 분명 있습니다.

작품들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구석들이 종종 있긴 합니다. 근데 뭐... 모든 반복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반복은 고유의 스타일이고, 나태한 반복은 자가 복제겠죠.


밍지션은 특히 건반에 강점이 있는 작곡가입니다. 방송이나 라이브에서 종종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밍지션이 정말 멋지게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본 순간, 그 특유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되어서 이마를 쳤습니다. 모노트리의 황현이 클래식 전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그의 곡에서 느껴졌던 서정적이고 풍부한 정서가 이해되었던 것처럼요. 물론 제 뇌가 뒤늦게 정보 끼워 맞추기를 한 면도 있겠지만, 작곡가가 주로 사용하는 악기와 만드는 멜로디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미끄러지듯 흘러가는 편안한 멜로디와 화성들은 아마 피아노라는 언어로 생각한 흔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피아노를 그리 잘 치진 못해서 퀄리티 판단에 조금 자신이 없었는데, 데이식스의 원필이 밍지션과의 작업 후일담을 풀며 그의 실력이  '피아노 전공자 수준'이라고 말한 솔로 앨범 인터뷰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매우 최근 기사입니다.ㅋㅋ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202241208240410

부둥부둥




빌리 얘기해야 하는데!!!

저번 글에서도 작사팀 얘기로 잠깐 샜는데, 이번에는 작곡가 얘기로 제대로 샜네요.

콘셉이 누수


진짜 다시 돌아와서, 계속 언급했던 빌리의 매력을 좀 어필하고 끝내보려 합니다.

엔하이픈 글에서는 기획적인 측면에서의 흥미로움을 얘기했던 것과 조금 다르네요.


빌리의 매력? 쓰다 보니 글이 수미상관이 되었습니다. 다시 무대 얘깁니다.


멤버들이 전반적으로 무대를 잘합니다. 뜯어볼 맛이 나요.

무대를 잘한다는 건 뭘까요? 저는 본인이 무대에 완전히 몰입하고, 남도 따라 몰입할 수 있다면 좋은 무대라고 생각해요.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무대에 몰입할 수 있고, 뭘 해야 하는지 알아야 남을 몰입시킬 수 있죠.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긴가민가요'는 퍼포먼스가 표정까지 아주 촘촘히 계획되어있습니다. 멤버들이 이번 컴백을 위해 여러 부분에서 표현력을 갈고닦았다고 느껴졌어요. 무대 위의 에티튜드에서 그게 너무 잘 드러납니다. 철저한 계획 덕인지 멤버들이 곡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졌고, 피나는 연습 덕인지 그 해석이 저에게까지 잘 전달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무대를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늘었다는 겁니다. '링바이링'에 비해 '긴가민가요'가 훨씬 좋아요. 뭘 하고 있는지,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들의 애티튜드가 나옵니다. 이게 신인 그룹 보는 맛이 아닐까요? 다음에는 또 얼마나 잘할지 벌써 기대가 되잖아요. 잘하는 그룹들에게 '완성형 신인'이라는 칭찬도 종종 쓰지만 사실 전 신인이 굳이 완성형일 필요가 있나 싶어요. 그럴 수도 없고요. 무대 하나하나를 거치며 쑥쑥 느는 모습을 보는 게, 점점 감상자를 당기는 근력이 강해지는 게 느껴질 때 만의 쾌감이 있습니다. 사실 무대뿐만 아니라 음원에서도 느껴져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뭐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무튼 본업은 무대라는 데에 큰 이견은 없을 겁니다.

낭중지추. 무대를 정말 잘하는 팀은, 언젠가 빛을 봅니다.

요즘 잘하는 아이돌들 많지만, 무대를 입 벌리고 보게 하는 아이돌은 그리 많지 않아요.

영상으로 봐도, 실제로 봐도요. 

(Tmi : 오프라인 무대로 봤을 때 ITZY 류진, TXT 연준 진짜 너무 잘하더라고요)

오히려 팬들의 눈이 높아져서 '진짜 대박 잘하는' 친구들을 더 찾고, 인정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케이팝이 확실히 장르화 되어서 예전처럼 내가 좋아하는 팀의 무대만 보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소문나면 가서 직캠 보고, 노래 듣고, 예능도 좀 보고 그러는 거죠...

그리고 일단 '직캠'이 세분화가 되어서 무대를 과할 만큼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어요. 전체 직캠, 전체 항공 캠, 개인 세로 직캠, 개인 얼굴 직캠, 짐볼 캠, 여러 가지가 섞여 편집된 직캠... 거시적으로는 대형과 같은 큰 그림과 멤버들 간의 합, 미시적으로는 개개인의 연기와 집중력 등을 보려면 다 볼 수 있습니다.

상향 평준화된 케이팝 씬에서 압도적인 수행력을 가진 아이돌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 다양한 팀을 즐기는 케이팝 팬층이 확산되고 + 무대를 다방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된 환경 속에서... 츠키 직캠의 비범함이 알음알음 소문난 것입니다.


무대를 잘해서 바이럴 타기... 가장 기분 좋은 방식의 화제성 몰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되고요.


무튼 화제가 된 츠키의 직캠 하나가 빌리의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또한 신인으로서 다음 앨범을 좀 더 자신감 있게 준비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점이 될 거예요.


무튼 직캠사랑단...직캠사냥꾼...으로서 계속 지켜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팀입니다.

더 많은 무대에 나오기를 바라며, 함께 지켜보자구요!

많은 관심이 많은 무대를 만듭니다...



마무리하며, 이 글을 갈아엎게 만든 긴가민가요 퍼포먼스 캠 두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션이 너무 예뻐요ㅋㅋㅋ 제가 그냥 저런 빼쪽한 미인을 좋아합니다...

(션 = 금발 + 앞머리 없는 고양이상 멤버)

https://youtu.be/tC4Pmtp-NwE

신인이라... 콘텐츠가 많지 않아 '긴가민가요'가 너무 많은 게 아쉽네요.


+


다음 글은 텀이 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초에 케이팝 TMI성 글을 의도하기는 했지만, 너무 산으로 가는 것 같아 정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내가 느끼는 매력이 충분히 전달되었을까? 일반 음악 리뷰와 차별화될 수 있을까? 혼란스러운 얘기만 가득한 게 아닐까? 고민이 많네요. 그것도 그렇고 너무 길게 쓰게 되는군요. 이 투머치토커... 박찬호 내가 이겨

하하 피드백이 좀 필요해요. 그래서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같이 얘기 나눠요!!!


+) 아, 글에서 언급한 곡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데...

좋은 방법이 생각나면... 공유해보겠습니다 ㅎㅎ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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