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여행] 런던, 2015년 9월 1일
숙소에서 와이파이 연결 문제를 도와주며 안면을 튼 독일 여자분과 함께 영국 박물관에 다녀왔다.
고기와 술을 먹지 않는 힌두교 신자였고,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중얼거리듯 털어놓는 사람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나중엔 솔직히 조금 불편해져서 양해를 구하고 본격적인 관람은 혼자서 했다.
하루 종일 박물관 안을 돌아다닌 탓에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 늦게 숙소에 돌아왔다. 다른 도미토리 룸에서 묵는 듯한 남자 여행객이 내가 묵는 룸에 들어와 여자 룸메이트 중 한 명을 열심히 꼬시고 있다. 둘이 눈 맞은 거야 나무랄 일은 아닌데, 그렇게 서로 할 말이 많으면 나가서 하던가. 조용히 좀 쉬고 싶다.
나쁘진 않았지만, 특별한 감동은 없었던 날. 수많은 단체 관광객이 돌아다니는 유명 관광지가 어색하기도 했다. 네스호에서 홀로 조용히 바라보던 경치가 그리워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