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를 쓰고 일찍 퇴근한날. 예상보다 진료가 일찍 끝나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일찍이라고해봤자 고자 40분일찍 집에 온것이었지만) 퇴근후, 운동후에는 너무 늦어 들리지 못했던 구움과자 가게에 방문했고 집청소도 하고 동생에게 추천받은 드라마도 보았다. 그러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는데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이내 지금 느끼는 행복이 두려워졌다. 적절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작고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것도 싫지 않다. 그러나 그 행복에 잠식되어 내가 이루고자한 일들 마저 해내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졌고 침대에서 일어섰다. 깨달았다. 25,의 나는 불안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게 맞구나 깨달았다. 시험을 다시 준비하게 되면 지금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어야 할것이다. 큰 고민없이 했던 소비를 하지 못하게 될거고 꼬질꼬질한 모습을 하게 될거다. 삶의 소소한 행복이 사라지게 된다 해도, 지금의 나에게 중요한 것은 미래를 준비함을 안다. 단지 지금의 순간이 불행하다고 두렵다고 원하는 길을 그만두지 말자. 대안은 없다. 불안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