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삶, 가속과 제동의 조화속에서 빛을 발하는 게임
# F1
포뮬러(Formula)는 경주용 자동차를 이용한 온로드 경기를 말하는데, 공식 명칭은 FIA 포뮬러원 월드 챔피언십 (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 인데 보통 줄여서 ‘F1’ 또는 ‘포뮬러원’이라고 한다.
F1은 주관단체인 세계자동차연맹(FIA)에서 규정한 차체 엔진 타이어 등을 갖추고 경주하는 것을 말한다. 포뮬러카는 길고 낮은 차체에 밖으로 노출된 두꺼운 타이어를 달고 있는 스피드 위주의 차량으로, 차량 규격은 배기량 1600㏄, 6기통으로 포뮬러 경주 중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특히 올림픽·월드컵에 버금가는 세계 최대 빅 스포츠쇼 가운데 하나인 F1그랑프리 (GP로 줄여 부름)는 F1으로 치러지고 있다
# F1의 스피드와 멈춤의 미학
첨단기술이 담긴 경주차의 스피드와 함께 정해진 구간의 포뮬러를 따라가기 위한 브레이크가 함께 필요한 기술로 ‘속도’ 만큼이나 ‘멈춤’이 중요한 요소다. F1카의 브레이크의 성능은 ‘100km/h에서 플-브레이킹(Full Braking)을 하면 15m만에 정지한다’라 할만큼 구불 구불한 코스와 지형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와 멈춤의 미학인 것이다.
일반적인 로드카가 유사한 조건에서 대략 60km만에 정지하는 상황으로 보면 무려 ¼ 거리만에 정지하는 것이다. 게다가 300km/h에서 4초 안에 정지가 가능하다. 이 때 중력 가속도는 무려 6G이니 일반적인 차와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극한 상황까지도 감안해서 디자인되어야 하는 것이다.
# F1 매니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 가속을 위한 제동을 중심축으로 고려할 줄 아는 사람!
F1 이라고 하면 흔히들 유명한 드라이버만 바라보는데 알고보면 하나의 거창한 팀 단위로 움직이는 스포츠과학이다. 야구나 축구로 치면 감독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을 F1에서는 Manager라고 부르는데 F1 매니저가 취임 첫날에 하는 것들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종합적이다.
드라이버도 중요하지만 여러 스태프 멤버를 구성한다. 첫째 차량 성능개발에 영향을 주는 Technical Chef 차량 개발 담당자를 선정하고 둘째 공기역학과 관련된 성능 개발을 관장하는 Head of Aerodynamics 공기역학 수석과 셋째 Race engineer 레이스 감독을 2명 선발한다. 그리고 네번째로는 차량 개발을 담당할 Engineer Team 과 다섯번째로 Scaouting Team 마지막으로 능력치 상승을 어느쪽으로 분배할지를 연구 & 선택하는 Pit Crew까지 고려한다. 그리고 병렬로 가장 중요한 역할중 하나인 드라이버를 1번 2번 차량 각각 그리고 예비후보 까지 3명을 고용함으로써 완전한 팀을 꾸린다.
F1 매니저는 음악으로치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위치로 모든 요소를 보고 지휘해야만 한다. 좋은 연주를 하기 위해서는 악기별 전문가를 적절하게 참여 시킴으로써 ‘드림팀’을 구성하고 각종 악기들의 ‘화음’을 고려할 때 비로소 좋은 연주가 나오듯, F1 또한 위에서 언급한 여러 스태프와 함께 드라이브를 참여시키 되, 적기에 적절한 리소스에게 바통을 넘기거나 하나의 목표를 향해서 ‘화합’할 때만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인간의 감각을 초자극하는 경주의 특성상, 오직 스피드 즉 '가속(加速)'에만 집중하기 쉽지만 제대로 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브레이크 '제동(制動)’이 중심축으로 고려되어야만 한다. 평소에 제동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연습을 전제로만이 나를 믿고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골프의 변수
IT 분야에 발을 들이고 처음 영업 일을 할 때, 나는 그전까지는 안중에도 없던 골프를 시작했다. 믿을 만한 영업선배가 골프를 시작해보라는 조언을 건넸고, 나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이다. 호기롭게 시작한 일이니만큼,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영업 일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으니 몸도 마음도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였다.
평소 꾸준히 여러 운동을 섭렵해 온 나였기에 연습을 시작하고 석달만에 영업 선배들이 마련해준 첫 라운딩에서 ‘가능성이 있다’는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이후로는 주중과 주말 가릴 것 없이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연습장을 찾아 자발적으로 골프 연습을 했다.
개인적으로 운동 하는 것을 많이 좋아하고, 그러다보니 어떤 운동을 하든 곧잘 하는 편이라 골프에도 내심 자신이 있었다. 꾸준히 연습을 거듭했고 이렇게 준비를 마친 날에는 좋은 결과를 은근하게 기대하기도 했다. 그런데 번번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연습때는 잘 되었는데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들이 올라와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 연습과 경기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초심자가 보기에 골프는 매우 간단한 스포츠다. 특정한 위치에서 골프채로 공을 친다. 가장 적은 타수로 골프공을 홀에 넣는다. 얼마나 간단한가. 이런 식으로 골프를 바라보자면, 변수가 많지도 않다. ‘골프공', ‘골프채', ‘홀' 정도가 될 것이다.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을 때 내게도 이 정도의 변수만 눈에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서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변수를 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골프 실력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이를 테면, 골프채의 구조와 속성들, 공이 그려내는 포물선의 아크와 방향향, 스윙의 자세와 스윙시 들이는 힘의 역학 관계, 스피드와 멈춤의 미학, 지형 풍속 풍향 등으로 변수가 상당히 많았다. 이는 월드 클래스의 골프 선수들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들은 기본기는 물론이거니와 초심자에게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변수들을 파악하고 장악할 줄 안다. 보다 중요한 변수를 볼 줄 알게 되면, 연습의 우선순위도 그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 가속과 제동의 미학
골프는 나의 일관된 샷은 기본이고, 장비 코치 그리고 환경 변수들이 엄청 중요한 스포츠다. 초보자에게 보이지 않는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제동의 미학'으로 이 원리를 터득하는 순간 스피드는 물론 의도한 방향대로 보낼 확률이 높아지고 실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볼의 스피드와 직진성은, 골퍼가 채를 테이크백 했다가 끌어내리면서 생성되는 ‘구심력’과 그 힘이 볼로 전달되는 순간에 제동이 걸리면서 생기는 ‘원심력’이 만나면서 볼의 가속성과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조화를 나는 '가속과 제동의 미학'이라 부른다.
# 골프와 삶, 닮아 있다!
우리가 살다보면 ‘오직 앞으로 달리기’에만 몰입되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골프에서 배운 것 처럼 이런 경우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주변과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사이드 이펙트 (Side Effect)가 나올 수 있다.
올해 다시 돌아와 마음 깊이 즐기게된 골프는 어느덧 근육이 빠지고 힘이 쇠약해져서 예전같은 '거리'이 나오지 않는 내게, 대신 삶의 진리를 하나 가르쳐준다. 인생을 제대로 잘 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멈춤'의 미학을 가지고 주변과 전체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고. 그래야만 나를 믿고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