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관련 기사를 보면, 댓글 창에서 싸움이 벌어지곤 한다. 삼성 갤럭시 사용자와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이 서로의 브랜드를 헐뜯는 싸움이다. 갤럭시 사용자들은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후 혁신이 없었음을 지적하며, 비싼 가격에 '갬성'을 쫓는 이들을 '앱등이' 또는 '호구'라고 칭한다. 실제로 요즘 나오는 제품을 보면, 삼성은 폴더블 폰과 같이 새로운 도전을 하며 혁신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잠깐 이 자료부터 보자. 2020년 3분기에 삼성은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팔았다. 삼성의 점유율은 29.1%인데 반해, 애플은 11.9%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 팔아 남긴 이익을 보자면, 애플(60.5%)이 삼성(32.6%)의 두 배에 가깝다. 삼성은 애플보다 폰을 세 배나 많이 팔았음에도, 애플의 절반밖에 벌지 못한 셈이다. 아이폰 12가 출시된 4분기 애플의 영업이익만 해도 37조 원인데, 이는 삼성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36조 원을 넘어선다.
애플은 삼성과 다르다. 애플의 이미지는 '세련됨'이다. 애플은 로고부터 시작해 모든 제품이 매끈하고 간결하다. 이러한 이미지가 오랜 시간 굳혀져서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는 곧 '명품'이 된다. 그래서 애플은 유행을 주도한다. 아이폰의 노치 디자인은 'M자 탈모'라고 욕을 먹고, 에어팟은 '콩나물'이라며 비웃음 당했지만 결과는 어떤가? 그리고 에어팟 프로를 통해 또 한 번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유행을 이끌었다.
사람들은 갤럭시를 살 때 스펙을 이야기하며 전자기기를 사지만, 아이폰을 살 때 애플 스토어라는 '부티크'에서 줄을 서서 명품을 산다. 즉, 애플이라는 브랜드 자체를 사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을 두고 기능이나 가성비로 비교하는 것은 샤넬에 가성비를 들이미는 것과 같다. 물론 삼성도 이를 알기에 고급화 전략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디올, 구찌 등 여러 명품 브랜드에 '에어팟 케이스'는 있지만 '갤럭시 버즈 케이스'는 없다는 사실. 명품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