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h my Jul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당신의 데미안 Jul 08. 2023

7월 7일 금요일

넓이보다 깊이


차 안 서랍에는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백화점 상품권이 있다. 무려 18만 원.. 흐흐 오늘은 이 상품권을 쓰기 위해 파주로 나가보았다. 복잡한 신세계 백화점보다는 드라이브도 할 겸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 신세계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아웃렛에 도착해서는 자석에 이끌리듯이 폴로 매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그곳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둘러보았다. 어차피 나는 다른 브랜드의 매장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최고 효율의 득템이 목표였다. 타 매장에 욕심이 없으니 쇼핑은 여유로웠고, 제품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다. 즐거웠다. 마치 숨은 고대 유물을 찾는 고고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셔츠를 몇 개 골랐고, 상품권을 다 쓰고도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했지만 목표했던 최고 효율의 득템을 한 것 같아 아쉬움이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좋아하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생기면 그 브랜드를 파는 경향이 생겼다. 지금은 시들어버렸지만 JORDAN 운동화 시리즈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NIKE DUNK LOW 그리고 지금은 클래식한 POLO로 접어들고 있다. 패피들이나 마니아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내 나름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를 선정하고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넓어지기보다 깊어지는 것이 좋다. 깊어지면 애착이 형성되고 애착은 그 대상과 나를 더욱 강하게 연결해 주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그렇게 형성된 애착은 적지 않은 시간을 나와 함께 하게 된다. 사람도 그런 것 같다. 얕으며 넓은 관계에 관심을 끈 지 오래되었으며, 대화가 통하고 삶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깊은 유대를 희망한다. 그들에게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나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싶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낭만과 지혜가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생을 그렇게 가꾸고 살아가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7월 6일 목요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