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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포츠파이 Mar 04. 2024

'이승엽 리더십의 증명?' 두산의 2024시즌 전망

2024시즌 KBO리그 전망 5편 - 두산 베어스 편

2024년 스토브리그 주요 IN & OUT

IN : 헨리 라모스 (외국인선수), 김기연 (2차 드래프트), 

OUT : 호세 로하스 (외국인선수), 이형범, 송승환 (2차 드래프트), 김지용, 장원준, 신성현 (은퇴), 남호 (군입대)


FA신청을 한 양석환과 홍건희를 잡는 것이 스토브리그 최대 과제였다. 양석환은 최대 4+2년에 39+5억원, 홍건희는 2+2년에 6+0.5억원 계약을 성사시키며 붙잡는데 성공했다. 외국인 타자는 19홈런-65타점을 기록한 호세 로하스를 포기하고 헨리 라모스를 영입했다. 로하스의 불안한 수비력을 커버할 수 있을정도로 타격 성적이 좋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 


2차 드래프트로 LG 백업포수 김기연을 영입해 양의지의 체력을 보완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했다. 다만 LG에서도 공수에서 애매한 실력을 보인탓에 허도환에게도 밀렸던 선수라 갑작스런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다. 


두산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코칭 스탭의 개편에 있다. 롯데 타격코치로 있던 박흥식을 수석코치로 영입해 이승엽 감독의 부족한 경험을 메워줄 적임자를 찾았다. 삼성 시절에도 타격 코치로 인연을 맺었던 사이라 이승엽 감독과 상성도 매우 좋을 전망. 


이승엽은 백전노장 코치가 필요했다


이영하-최원준은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13승 9패, 평균자책 2.67을 기록한 알칸타라와 11승 3패, 평균자책 2.49를 기록한 브랜든이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차세대 에이스 곽빈은 12승 7패, 평균자책 2.90을 기록하며 3선발 자리를 예약했다. 


하지만 3선발 이후 카드는 불안함으로 가득하다. 특히 이영하와 최원준이 전성기 시절 수준의 위력을 회복해야 한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KBO리그 차세대 우완 에이스 계보를 쓸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이영하는 이후 슬럼프와 학폭의혹에 휘말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엔 선발 등판이 단 1경기도 없이 불펜으로 뛰며 5-3, 5.49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시간을 허비했지만 이영하가 선발투수로 돌아와야만 두산은 우승권 팀으로 발돋음할 수 있다. 


최원준은 한창 구위가 좋았던 2021시즌엔 직구-슬라이더 '투피치'로 12승 4패, 평균자책 3.30을 기록하며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제구 불안과 상대팀들의 분석이 이어지며 '투피치'의 한계를 보여줬다. 지난해 커브 비중을 10%로 늘리긴 했지만 의미있는 구종 추가라 판단하긴 힘들다. 이번 시즌 최원준은 자신의 주무기의 제구를 안정화시키며 커브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힘든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이영하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영하와 최원준이 제몫을 못한다면 대체 카드로는 김동주와 최승용이 대기하고 있지만 라이벌팀들의 선발투수 댑스와 비교할 때 부족해보인다. 


불펜 역시 변수가 많다. 최근 3시즌동안 평균 60경기에 출전하며 혹사 논란이 있는 홍건희가 올해에도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야 하며, 지난 시즌 70경기에 출전한 김명신과 67경기에 출전한 정철원도 꾸준한 구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한때 필승계투조였던 박치국도 잔부상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김택연이 의외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지난 시즌 5홀드를 기록하며 1군 무대 적응을 마친 이병헌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승엽의 리더십이 올해엔 힘을 발휘할까? 

지난해 두산이 이승엽 감독을 임명한 것은 최강야구에서 보여준 따뜻한 리더십 영향도 컸다.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성장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두산에서도 보여주길 바랬던 것. 


하지만 2023시즌 두산의 야수 유망주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안재석과 김인태, 조수행, 박계범 등 몇년전까지 실적을 냈던 선수들이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중심타자로 활약해줘야 할 김재환이 극심한 타격슬럼프에 시달리며 .220-10홈런-46타점을 기록하며 공갈포로 전락했고, 허경민은 매우 평범한 3루수로 수비마저 흔들렸다. 


양의지와 양석환의 미친 생산력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5강 싸움에서 이탈했을 것이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자면 2024시즌엔 지난 시즌처럼 거의 모든 선수들이 커리어-로우를 찍는 불운이 없을수 있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전력강화를 위해 스토브리그에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헨리 라모스가 2022시즌 kt위즈에서 18경기에 출전해 .250-3홈런-11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 손가락에 사구를 맞아 장기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남겼을 수 있다. 하지만 라모스가 허경민이나 김재환에게 우산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정도로 가공할 위력을 보여줄 가능성은 낮다. 


부지한 베테랑 선수들의 부활과 터지지 않는 유망주+노망주들의 스텝업을 이끌려면 이승엽 감독의 치열한 곰니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박흥식 수석코치를 직접 영입하기 위해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의 어깨가 무겁다


두산에게 다가온 선택의 시간

두산의 전력은 강력한 1-3선발투수와 양의지를 제외하면 타팀을 압도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단, 두산의 최근 성적은 단순히 선수들의 부진이나 코칭스탭의 역량부족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때 화수분 야구를 꽃피우며 유망주 육성 시스템으로 재미를 봤던 두산이지만, 이젠 LG나 kt 등 라이벌팀들의 육성 시스템도 두산 못지 않거나 능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김태형 감독 사임 이후 코칭 스탭 임명이나 FA계약, 신인선수 스카우팅 결과를 놓고보면 두산이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올해에도 5강에 안에 들어 포스트시즌 진출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젠 두산 스스로 자신들의 시스템을 돌아볼 타이밍이 찾아왔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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