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4000' 스테판 커리, GOAT로 자리매김?

지난 3월 14일 스테판 커리가 통산 4,000번째 3점슛을 터트렸습니다.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서 3쿼터 종료 8분 19초전 모제스 무디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를 페이크로 가볍게 따돌린 뒤 대기록을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아무리 3점슛의 시대라지만 커리의 기록은 앞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경쟁자가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전인미답의 기록입니다. 두 번째로 많은 3점슛을 기록 중인 선수는 LA 클리퍼스의 '털보 가드' 제임스 하든으로 3,127개를 성공시켰습니다. 커리와 약 900개 차이가 나는데 커리와 2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하든이 이 기록을 뒤집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X의 NBA님(@NBA)

3점슛을 아무리 많이 성공시켜도 성공률이 떨어지면 공격 효율을 떨어트리는 주범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커리는 통산 3점슛 성공률 42.4%를 기록 중인데, 제임스 하든의 36.2%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통산 2,500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킨 선수들과 비교해 봐도 커리의 3점슛 능력은 '신계'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커리의 기록을 깰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겁니다.

만약 커리의 3점슛 기록이 여기서 멈춘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커리는 26-27시즌까지 골든스테이트와 계약을 맺은 상태고 최근 "40세에도 농구를 하고 싶다." 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금 같은 경기력이 계속 이어지지 않더라도 3시즌에 약 1,000개의 3점슛을 터트리는 커리의 생산력을 고려할 때 5,000 3점슛 달성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최근 ESPN에서 커리의 최종 3점슛 개수를 여러 선수들 모델로 설계하여 계산했을 때 4,900개로 예상했고 5,000개 달성 확률을 39%로 결과값을 내놨지만, NBA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존재감을 뽐내는 커리의 도전정신은 설계 모델에 반영할 수 없습니다.

NBA 누적 3점슛 TOP5

1. 스테판 커리 4,000 / 42.4%

2. 제임스 하든 3,127 / 34.1%

3. 레이 알렌 2,973 / 40.0%

4. 데미언 릴라드 2,794 / 37.1%

5. 클레이 톰슨 2,667 / 41.2%

커리가 대기록을 남길 날, NBA 분석 프로그램 TNT 패널로 나선 NBA 레전드 샤킬 오닐은 GOAT 논쟁에 커리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과감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나는 커리가 플레이하는 방식이 너무나도 좋다. 과거 방송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커리를 GOAT 논쟁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커리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은 적극적으로 3점슛을 시도한다. 모든 팀들이 3점슛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를 이기고 싶어서다.

다들 조던과 르브론에 대해서만 GOAT 논쟁을 하는데 조금 더 다양한 선수들을 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커리가 은퇴할 때쯤이면 오닐이 말한 주제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100%에 가깝습니다.

커리 등장 이전까지 NBA 팀들은 어떻게든 확률 높은 공격을 만들기 위해 미드레인지에서 공간이 없는 답답한 농구를 했다면, 커리의 등장으로 3점슛의 가치와 효율이 상승하며 넓은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공격전술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누적 스탯이나 리그를 압도했는지 등의 부가적인 가치만 놓고 봤을 때, 커리가 조던이나 르브론, 카림 압둘자바와 같은 전설들에게 밀릴 수 있지만 현대 농구의 틀을 갖추게 한 선구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MR. 4000' 커리의 대기록 달성과 함께 연승을 달린 골든스테이트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남은 시즌 커리가 우승 트로피를 하나 더 추가한다면, GOAT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은 3월 18일 콘텐츠뷰로 발행했던 글을 재게시한 글입니다.

'MR. 4000' 스테판 커리, NBA GOAT로 자리매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