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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처럼 Jan 14. 2022

패밀리 링크 폐지 청원을 시도한 아들

겉으로는 웃으며 타이르지만 속에서는 열불이 나는 그런 이야기

아들이 스마트폰에 입문한 건 초2 때.

 

IT기기에 어릴 때부터 호기심을 보였던 아들이기에 초1 때 키즈폰으로 사용했던 손목시계형 휴대폰은 성에 차지 않아 했었다. 아이가 초1 때 손목시계형 휴대폰을 갖게 되자 굉장히 즐거워했었는데,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같은 반 친구 몇몇을 보자 본인도 갖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접촉을 늦출 수 있을 만큼 늦추자, 마지노선은 초6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보수적일 수 있지만, 우리 둘은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련도가 높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 순기능과 더불어 그 폐해도 굉장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디어, 그중에서도 특히 늦춰야 할 수단과 채널을 꼽으라면 스마트폰과 유튜브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2 때 덜컥 스마트폰을 사주고 말았다. 스마트폰 동상이몽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초1 때 아들과 함께 한 손목시계형 스마트폰은 사용하는 일 년 내내 고장이 잦았다. 결국 초2 학기가 시작되던 4월, 키즈폰은 사용 불가 수준이 되어 새 기기로 바꿔야 했다. 


동상이몽이 시작되었다. 함께 손을 잡고 휴대폰 대리점에 갔지만, 아들의 머릿속에는 쏘~쿨하게 멋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닐 자신의 모습을, 내 머릿속에는 저렴한 키즈폰 사주고 빨리 나올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ㅋㅋ 나는 빨리 사고 나와 다른 일정을 소화할 생각뿐이었다. 새 기계에 대한 내 마지노선은 스마트폰 외형을 딴 작고 가벼운 키즈폰, 딱 거기까지였다.  


번쩍번쩍 광이나 파리도 미끄러질 듯한 대리점 유리 책상에서 아기자기한 키즈폰 모델들을 보여주니 당연히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아들. 모델도 몇 개 없는 데다 손목시계형 외에 작은 스마트폰 같은 키즈폰들은 마블이나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빼박으로 디자인해놓아, 나름 Cool~한 메탈릭을 좋아하는 아들에게는 영 시시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빨리 사버리고 다른 일정 소화하러 가고 싶은데, 아들은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 좋다 싫다 표현도 하지 않아서 직원분도 나도 영 답답하기만 했다. 


잠시 생각해보라고 자리에 앉혀놓고 대리점을 천천히 둘러보던 중 내 눈에 검은색 폴더폰이 들어왔다. 폴더폰 수요가 많지 않을 텐데... 생각하면서 폰을 열어보자 화면에 스마트폰 UI와 UX가 담겨있고, 아래쪽에는 자판이 있는 구조였다. 기존에 익숙하던 폰 사용법대로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스마트폰 기능까지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쓰기에 편리해 보이는 폴더형 스마트폰이었다. 그런데 작은 컴퓨터 같은 스마트폰보다는 성능과 기능은 낮고 용량도 적어서 앱도 장난처럼 다운로드할 수 없고 게다가 ZAM 같은 키즈폰 관리 앱도 깔 수 있고... 쩜쩜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갑자기 번뜩!! 아들에게 사주면 나름 스마트폰이라는 명분을 살리면서 부정적인 면에 대한 걱정은 덜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더폰을 보여주며 "스마트폰이야 아들!!" 했더니 얼굴이 꽃처럼 활짝 피는 아들. 폴더를 요리조리 살펴보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자 당연히 안 사줄 수 없는 단계로 돌입해버렸다. 


대신 사주기 전에 약속을 하나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카카오톡, 유튜브는 절대 다운로드하지 않고, 포털앱도 엄마 아빠와 확인한 후에 이용하기로. 자녀보호를 위해 구글이 만든 패밀리링크도 깔기로 했다. 대리점에서 영상도 찍어 증거를 남겨두었다. (이 영상은 구글 포토에 담긴 채 약 4년간 우리 기억에서 지금껏 잊혀졌지만....ㅋㅋ) 




겉으로는 타이르지만 속으로는 열불이 터지다가 결국 동네가 창피해졌다는 그런 이야기 


의기양양해진 아들은 친구들 앞에서 폴더폰을 자랑스레 꺼냈다. "우~~와~~~~ 스마트폰이야?" 아이들의 반응을 마음껏 즐기는 아들. 너무 귀여웠다. 초2 때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키즈폰을 사용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아들의 자랑이 먹힐 수 있었다. 앞서 나가는 그 느낌이 좋았던 탓인지, 엄마 아빠와 약속한 대로 스마트폰도 잘 제어하며 사용하는 아들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 약속은 얼마 가지 않았다.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거나 밤에 잠을 잘 때 몰래 휴대폰을 갖고 무료 게임을 하는 등 자꾸 규칙을 벗어나는 일을 했다. 


결국 우리는 패밀리링크로 사용 시간에 제한을 걸어두었고, 사건은 패밀리링크와 함께 본격화되었다.  



"패밀리링크는 악의 축이야!! ZEM은 귀찮은 앱이야!! 어린이들 인권 침해야!!"


초3, 초4가 되어가면서 아들 주변에 진짜 스마트폰 쓰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났다. 스마트폰에 패밀리링크나 ZEM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친구들도 하나 둘 있다 보니 아들도 점점 자극되기 시작했다. 허세라도 부리는 듯 ZEM 앱을 무한대로 복사해서 폴더를 만들고 그 폴더명을 최악XX라고 욕을 써놓는가 하면, 어느 날부터 패밀리링크는 인권침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왜 자기 허락도 안 받고 자기 위치를 추적하고 앱 사용, 다운로드를 제한하는 거냐는 거다. 밤 10시에 왜 사진도 못 찍게 막냐는 것이다. 귀엽기도 하고 발칙하기도 했지만 속으로 열불이 나기도 했다. 처음부터 분명히, 그리고 물어볼 때마다 약속을 상기시키고, 자녀보호 기능과 위치추적이 왜 필요한 지 친절하게 설명해줬건만. 아들의 귀에는 그런 말들이 튕겨 나오는 모양이었다. 열불이 터지는 주기는 점점 짧아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참고 또 참고 참으며 계속해서 반복하며 이해될 때까지 설명해주는 게 우리 역할이자 본분이라고 생각했다. 


초5가 되면서 그 폴더폰마저 고장이 나버렸다. 그래도 3년 동안 남자아이의 우악스러운 사용감을 잘 버텨온 셈이다. 폴더폰이 고장 나는 타이밍에 남편도 휴대폰을 바꿔 마침 갤럭시 S9 공기계가 생겼다. 남편은 당연히 중고로 팔려고 했는데 그걸 본 아들의 눈빛은 매섭고 열망적이고 슬펐다. "친구들은 다 스마트폰인데 나만 폴더폰...."이라며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이라는 엄마 아빠의 Weak Point를 정확하게 짚어낸 아들은 스마트폰으로 폰 레벨을 시원~하게 울렸다.  


견물생심 見物生心이라고 했나. 

진짜 스마트폰이 생겼으니 폰 자유를 얼마나 누리고 싶었을까.  


새로운 스마트폰이 생겼는데 패밀리링크로 사용 제한을 받아 심적으로 굉장히 불편했던 아들은 밥 먹을 때마다 놀러 갈 때마다 수다 떨 때마다 패밀리링크가 왜 나쁘고 스마트폰에서 사라져야 하는지 시전을 해대기 시작했다. 거의 일 년이었다. 쉬지 않고 떠들어댄 게. 우리 부부는 많이 들어줬다. 아들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때는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수 십 번 수 백 번 반복했을 그 이야기를 말이다. 


초5 어느 가을날, 앱스토어에서 패밀리링크가 1.0 평점을 받았다며 아이들이 평가를 최악이라고 써놨다고 말하길래, "그럼 패밀리링크가 일 잘한다는 의미네!"라고 해석해줬더니 벙~~~찐 얼굴로 서있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ㅋㄷㅋㄷ 


그런데 역으로 뒤통수 맞은 건 나였다. 




첫 번째 사건. 경찰청에 패밀리링크를 신고(하려다 실패함)   


아들이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 조용한 거다. 뭐하나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스마트폰을 황급히 가리는 거 아닌가. 이 때다 싶어서 스마트폰을 낚아챘더니 경찰청 사이트가 떠있었다. 경찰청에 스마트폰 패밀리링크를 신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네 창피하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었구나. 내 머리와 마음에 뱅글뱅글 빼곡히 들어차던 느낌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웃기고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다. 


경찰청에 신고하려고 한거냐 했더니 고개를 푹 숙인 채 끄덕이는 아들. 덧붙이기를, 청원도 올리려 했단다.  

일 년 동안 수 없이 설명하고 이해시켜온 그 말이 아무 소용이 없었다는 사실을 현실로 확인하자 슬퍼지면서 웃겼다. 나는 그리고 남편은 무엇을 위해 애쓴 것인가!!!! 결국 돌고 돌아 경찰청이라니!!! 


엄마 아빠를 신고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라며 먼 산을 보게 되는 나였다. 




두 번째 사건. 구글 어른 계정을 만듦 (이건 성공함)  


유튜브를 보고 싶고,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초5 아들은 유튜브 키즈가 성에 차지 않았다. 패밀리링크와 유튜브 모두 구글 계정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아들은 경찰청에 패밀리링크를 신고하기 전까지 벽돌깨기를 엄청나게 시도했더랬다. 우리도 아들이 벽돌깨기 시전 한 걸 알고 있었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안 될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찰청 신고를 못하게 된 그날 이후 아들의 머리는 비상하게 굴러갔다. 신고해도 개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반항심과 억울함이 자양분이 되었던 걸까? ㅋㅋ 아들은 조용히 구글 어른 계정을 만들었다. 나이를 20대라고 속이고 이메일을 만들고 유튜브 계정을 열었다. 


아들은 자유를 얻었다. 


아들이 보고 싶었던 것은 게임 영상이었다. 게임 최신 뉴스, 언박싱, 게임 뒷다마, 라이브 방송 등등. 학원을 오가고 방에 혼자 있는 틈을 타 자유를 즐겼다. 그러는 새 자연스럽게 패밀리링크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었다. 아이가 패링 욕을 안 하니 우리의 귀는 정화된 것만 같았다. 우리도 자유를 얻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고 착각했다. 





세 번째. 유튜브를 막 봄. (이것도 성공함) 


"이상하네! 요새 왜 유튜브도 패밀리링크도 조용하지?" 


궁금하던 찰나, 아이의 방에 빨래를 두러 들어간 나는 아들이 유튜브로 게임 영상을 신나게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아니! 너 그거 어떻게 보는 거야? 아빠 계정이야?"라고 묻는 나의 질문에 동공이 흔들리는 아들!

아... 뭔가 또 말없이 일을 저질렀구나... 촉이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뭐야, 키즈만 보던 애가 이걸 어떻게 봐.. blah blah blah...." 


질문을 쏟아내는 나의 모습에 아들은 하나 둘 털어놓기 시작했다. 계정을 만들었고 그건 패밀리링크 지배를 안 받고 그래서 유튜브도 열었고 시간제한 없이 볼 수 있었고 하지만 주변에 식구들이 있으니 하루 종일 본건 아니고 친구들이 궁금해해서 친구들한테도 어른 계정 여는 방법 알려줬고 등등 


아니, 그런데 하는 건 둘째 치고, 혼자 하는 것도 모자라 친구들에게 방법을 전수했다니. 경찰청 사건에 이어 또다시 동네가 창피해지는 순간이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미디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설명하면서 나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친구들까지 동참시킨 건 좋지 않은 일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규칙을 깨는 건 친구와 같이 할 때 더 빅재미라지만, 부모 입장에서 동네 주변 학부모에게 민폐 끼친 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아이뿐 아니라 이미 부모 허락 하에 유튜브를 그냥 보는 친구도 있다는 말에 2차 충격을 받기도 했다.) 


유튜브 유해 영상, 숏츠에 올라오는 19금 유해 짤들이 너무 걱정된 나는 바로 아들의 유튜브 계정에 뜬 영상들을 훑어보았다. 순전히 게임만 봐온 걸 증명이라도 하듯, 유튜브 알고리즘은 모든 영상을 게임 관련된 것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다행이었지만 알고리즘과 다르게 흐르는 숏츠와 광고 영상은 여전히 걱정이었다. 


아들을 앞에 앉혀놓고 그런 영상들이 왜 나쁜지,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숏츠와 광고가 왜 너에게 아직 좋지 않은 지 차근차근 다시 설명했다. 순둥순둥 한 얼굴로 보고 듣는 아들의 표정은 이해하는 건지 또 튕겨내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다. 계속해서 반복하기. 속으로 터지는 열불을 다스리며 겉으로 웃으며 타이르기. 


결국에는 아들 앞에서 유튜브를 욕하기 시작했다. 


왜 이따위 앱을 만들고 통제를 안되게 만들어놔서 어쩌고저쩌고 나쁜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물들이고 돈에 양심을 팔아먹은 어쩌고저쩌고 ㅋㅋㅋㅋㅋㅋ 화풀이를 엄청나게 했더니 아들이 조용하게 나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엄마 저도 노력할게요 말도 안 통하는 유튜브에 너무 화내지 말아요..." ㅡ.ㅡ;;;;; 




우리 집에 충격을 안겨준 큰 사건을 두 번 겪으며 아들도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을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내려놓았다.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던 때도 있었는데 약 4년간의 분투기를 거치며 절제와 통제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는 휴대폰을 일주일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벌을 받을 때도 있었고, 갤 핏을 뺏기는 일도 있었다. (갤 핏은 스마트폰과 페어링 되어 스마트폰으로 오는 모든 알림을 연동할 수 있었다. 즉 공부하는 시간에도 알림 때문에 안절부절못하게 된다는 의미다.) 일부 앱을 지우거나 패밀리링크로 휴대폰을 30분 사용 제한받는 벌을 받은 적도 있다. 모든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충동적인 성향을 가진 아들이 흥미를 느낀 일에 쉽게 푹 빠져버리는 걸 아는 나는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때문에 미디어 중독 상황으로 아이를 빠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들이 격하게 반항하는 경우도 있고 나를 원망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도 마음이 아프고 쉽게 풀어줄까 고민도 되었고 그런 적도 있지만 결코 내 결심을 내려놓은 적은 없었다. 


수 없이 다짐을 하고 나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던 어느 초5 겨울날, 


엄마가 한 번 한다면 하는 사람인 거, 알지? 한 번만 더 하루 종일 스마트폰 잡고 있는 거 보면 너는 이제 폰 생활을 못 즐기게 될 거야.



이 마지막 통보로 아들은 폰을 손에서 어느 정도 놓게 되었다. 이제 집에 오면 거실에 휴대폰을 놓고 다닌다. 알림이나 문자가 울려도 방에서 뛰쳐나오지 않는다. 밤에도 거실에 놓고 잠을 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은 밤에 몰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친구와 연락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럴 때면 조용하게 타이르기를 또 반복하고, 아들도 조용하게 거실에 폰을 내어놓는다. 전과 달리 반항기는 없다. 보호를 억압이나 통제로 오해하지 않고 절제로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아들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걸 꼽으라면 스마트폰, 유튜브를 들 정도로 나에게는 이 두 가지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지금도 역시 과제이긴 하다. 스마트폰 기능이나 게임, IT 기술들에 관심이 많은 덕에 그에 대한 순작용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싸가 된 아들이지만, 그렇다고 해로운 길로 안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유해 자료들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데다 이제 카톡, 페메라는 어마 무시한 메신저 앱들이 다음 관문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카톡은 아직 안될 일이라고 아들과 딸 머릿속에 심어두었지만 예비 초6인 아들은 이제 조금씩 시전 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초2 때 휴대폰 대리점에서 촬영한 영상 (카카오톡 안 쓸거에요~~ 말하던 그 영상ㅋㅋ) 을 말 없이 틀어주니 도망가곤 하지만. ㅋㅋ 이제 곧 카카오톡 때문에 스마트폰 흑역사의 세 번째 챕터가 시작될 것만 같다. 초등학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은따 왕따 같은 일들이 카톡이 원인일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안하다. 아직 해맑은 아이들에게 메신저 앱의 중독성과 해악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이용하도록 지도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어떤 친구가 미디어 리터러시 캠프가 초등학생 학부모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어떤 여자 아이가 그 캠프에 다녀와서 스마트폰을 아예 손에서 놓았다는 후기까지. 그 말이 내 귀에 그렇게 척척 감길 수가 없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 언저리에 캠프를 알아보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감출 수가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알고 있다. 


먼저, 아들을 믿는게 순서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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