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전에 그랬다. 전화통을 붙잡고 '나는 이런 이런 것을 할거야, 나는 이런 사람이야, 이런 꿈이있어'라고 끊임없이 말해댔다. 말한 것에 비해 실행이 1/10에도 못미쳤던 그 시절, 전화 반대편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내가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변한 나의 모습은 무엇때문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단순히 나이를 먹은 것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그일을 '하는 것' 보다 '할거라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면, 진짜 그 일을 하고 싶은건지 자신을 돌아볼 것."
왜 나는 그때 그렇게 주변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리지 못해 안달이 났던 것일까?' 내가 알고 있는것, 나의 원대한 계획과 흥분되는 모든 새로운 지식들을 너무 알리고 싶은 그 마음은, 이미 그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 일이 가져다줄 결과나 사람들의 반응에 더 관심이 있었다는 의미다. 만약 당신이 그런 상태라면 과연 그 일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인지 진지하게 돌아 봐야 한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할거라고 알리는 시간'이 아깝고, '진짜 하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쓰게 된다. 따라서 그런 조급한 마음이 든다면, '그걸 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지는 것'이 중요한지 '진짜 그일을 하는게 중요한지'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그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그냥 한다.
이것을 반대로 말하면 정말 자신이 그 일을 하고 싶은지는 그 사실을 알릴 수 없을 때 드러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내가 이일을 할거에요! 이런 일을 하고 있어요!' 라고 알리지 못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정말 하고 싶다면 정말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드라마를 챙겨본다고 할 때. 진짜 그 드라마가 보고 싶다면 그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에 그 드라마를 보겠는가? 아니면 누군가를 붙잡고 '나 그 드라마 좋아해! 나 그드라마 볼거야!' '나 그 드라마 알아!' 라고 말하는데 시간을 쓰겠는가? 여성 팬이라면 '그 시간에 차은우 얼굴을 한번더 보고 말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남동생이 게임을 좋아한다고 치면, 그 친구는 학교 마치고 집에와서 열심히 그 게임에 대해 좋아한다고 말을 하거나, 나 그게임 잘 할 수 있을거야! 나랑 잘맞아! 라고 말하는데 시간을 쓸까 아니면 벌써 컴퓨터에 앉아서 그 게임을 하고 있을까? 틈만 나면 '게임을 하는시간을 확보하는데' 열을 올릴 것이다. 만약 지금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할거라고 말하는 일'이 더 하고 싶다면. 지금 그 일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인지, 혹은 정작 다른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궁극적으로 그 일을 하는 것보다 결과나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관심을 가졌다면, 그 일은 결국 당신에게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만약 알리고 관심받는 그 자체를 원한다면, 그런 목적을 가진 일을 해야 한다. 혹은 당신에베 관심을 주고 들어주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그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성친구, 배우자, 찐치,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상담사,그런 주제와 목적으로 모인 모임의 구성원일 수도 있다. 그런 욕망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늘 문제는 때와 장소와 상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찾아온다.
그러면 SNS도 하지 말아야 하나요? 라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SNS 상에서 자신을 브랜딩 하는 일은 이와는다른 일이다. '알린다'는 점에서 는 같지만 의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것은 증거를 남기는 것에 가깝다. 이 기록이 가진 메시지는 '나 이거 할거에요!'가 아니라, '이거 했습니다. 이런거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일합시다'에 가깝다. 이러한 활동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그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 두개의 목적은 엄연히 다르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 그렇다. 이런 글로 관심 좀 받고 팔로우 좀 늘리고 싶다. 어차피 당신이 여기까지 읽어준 것을 보면 이글에 흥미가 있었던 것이다. 상호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치자.
자신의 일을 알릴 때 어떤 목적이 우선하는지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은 일인지도 자기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걸 알면 당신도 나도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