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삶의 나침반이다
올해는 철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방 멤버들과 함께 들뢰즈의 철학을 담고 있는 <노마디즘>이란 책으로 매주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 책은 20세기 철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책 <천개의 고원>의 해설서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이진경 교수가 매년 진행했던 <천개의 고원>에 대한 강의를 기초로 한 것입니다.
해설서라고 해도 이런 철학책을 처음 접하는 저로서는 쉽지 않은 책입니다. 그래서 제가 운영하는 글방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읽고 있어요. 같이 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의 도움으로 시험공부하듯 읽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험공부처럼 부담이 아닌 즐거움을 가지고 읽고 있어요. 수많은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입니다. 수많은 새로운 개념과 용어를 알아가는 기분이 좋습니다.
<생각의 싸움>이란 책 소개에 나온 부분인데, 인상적이라 남겨봅니다. 저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에 대한 어느 정도의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근대 철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베이컨, 데카르트, 스피노자, 흄은 모두 아마추어 철학자였다. 철학이 본업이 아니었으며, ‘철학을 한다’라는 자각이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들은 ‘철학’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확실한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바람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그 당시에 해명해야 했던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특수한 문제를 풀기 위해 골몰했다. 지나고 나서 우리가 위대한 철학자라 칭송하지만, 그들은 위대한 철학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생각의 싸움’에 나섰다.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사건을 통해 고통, 두려움, 좌절과 마주합니다. 이런 순간에 철학은 나의 방패이자 무기가 되죠. 철학은 지적 유희나 자랑이 아니라 나의 생각과 영혼을 단련하는 수련입니다. 또한, 내 인생의 북극성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됩니다.
사람은 평소에 발생하는 부정적인 사건 앞에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평소 굳건한 생각과 습관으로 무장되어 있다면 문제없지만 보통은 고통과 두려움을 수반하죠. 이럴 때 철학은 삶의 무기가 됩니다.
철학자 들뢰즈는 고정된 '존재(being)'보다 유동적인 '되기(becoming)'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되기'는 고정된 상태나 정체성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하죠. '되기'는 단순한 반복이 아닌, 매번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철학 공부는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되기'의 씨앗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이 차이를 만들어 내는 삶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