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캐릭터들
1. 생활력 끝내주는 천덕꾸러기형
관심즉란 작가의 원작 드라마 <녹비홍수>, <성한찬란>을 보면, 작가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핵심 플롯을 알 수 있다. 이 작가의 페르소나는 가부장제 신분제 사회에서 가족 안에서 하대 받거나 어른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성장기를 보낸 여성 캐릭터다. <녹비홍수>의 주인공 성명란과 <성한찬란>의 주인공 정소상은 둘 다 생활력 끝내주는 천덕꾸러기다.
<녹비홍수>의 주인공은 가부장의 사랑을 받지 못한 첩의 딸로 태어났고, 어머니의 사망 후에는 가부장의 방치와 무관심 속에서 온갖 수모와 공격을 감내하며, 자신의 명민함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가까스로 살아가는 캐릭터다. 그나마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가 주인공에게 유일한 울타리가 되어 준다. 그리고 주인공은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해 준 할머니에게 끝까지 충성한다.
<성한찬란>의 주인공 역시 어른의 보호막 없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가 전쟁터로 나가 '부모 없는 아이'가 되었고, 각자의 이유로 주인공을 미워하는 할머니와 작은 어머니의 괴롭힘과 학대 속에서 살아야 했다. <녹비홍수>의 주인공이 자신을 숨기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캐릭터인 반면, <성한찬란>의 주인공은 자신을 괴롭힌 사람은 한사코, 끝까지 갚아주는 한 성깔 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녹비홍수>의 주인공처럼 자신을 믿어주고, 좋아해 주고, 무조건 지지해 주고, 보호해 주는 어른의 역할을 해준 유일한 사람(황후)에게 끝까지 충성한다.
드라마 <녹비홍수>가 <성한찬란>보다 10배는 재미있지만, 나는 성질 제대로 있고, 심술 가득한 <성한찬란>의 주인공 캐릭터가 진심 마음에 든다. 나의 최애라고나 할까.
2. 멋짐 폭발형
<군구령>의 주인공의 핵심 프로젝트는 아버지를 죽인 자에 대한 복수다. 공주라는 신분을 숨기고 돈 한 푼 없이 다른 가족에 들어가 살아남는데서 시작하는데, 사람이 어찌나 괜찮은지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멋짐 폭발형 인간이다. 온갖 스포츠에 능하며, 인성은 대범하고, 너그러우며, 게다가 놀라우리만치 똑똑하고 유능하다. 그녀를 이길 자 없다! 그리하여 남녀노소 주인공의 멋짐에 반하거나, 감화되고, 인간성까지 개조된다. 내가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멋짐 폭발하는 몇 개의 장면을 몇 번이고 복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