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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GAKBO Sep 14. 2020

교실 맨 뒷자리도 살피는, EIS의 희망 안경

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이 있을 수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을 때, 중국에서 사회적 기업이 존재한다는 것 모순이다. 사회주의 국가는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와 공유를 통하여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려고 한다. 사회적 기업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은 국가 역할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과 같은 말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중국은 자본주의를 도입한 후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13억에 달하는 국민 간의 불평등은 극심해졌다. 투자가 집중된 동부 해안지역과 낙후된 서부 산악지역의 생활 격차는 같은 국가라 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러한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중국에서도 사회적 기업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다른 국가의 사회적 기업보다도 악조건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이 있을 수 있을까? © EIS 공식 홈페이지


보이지 않는 1+1


‘TOMS’라는 유명 패션 브랜드가 있다. 미국에서 2006년에 설립된 이 신발 브랜드는,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남미의 어려운 아동들에게도 똑같이 신발 한 켤레가 주어진다는 점이 널리 알려져 결국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탐스의 경영 방침을 벤치마킹한 중국의 사회적 기업이 있으니 바로 ‘Education In Sight’이다. EIS는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시력교정을 지원하여 중국 낙후지역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의 사회적 기업이다. EIS는 자체 안경 브랜드인 ‘Mantra’를 설립하여 탐스의 경영 기법을 적용시켰다. EIS는 소비자가 Mantra의 안경테를 1개 구입하면 시력이 좋지 않은 낙후지역의 학생에게 시력교정용 안경을 1개 지원한다. 소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안경을 구입하는 동시에, 안경이 절실하게 필요한 학생들에게 직접 후원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보다 더 뿌듯한 1+1이 또 있을까? © EIS 공식 홈페이지


자력 생존, 중국의 사회적 기업


EIS가 유명 기업의 마케팅 기법을 벤치마킹하게 된 것은, 사기업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생존 방법을  찾기 위함이었다. 한국의 경우 사회적 기업에 대하여 인건비와 자금 지원 등의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중국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공익과 형평성 및 복지 향상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도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EIS도 처음에는 기업의 일방적 후원에 의존하여 자금난을 해결하려 하였다. 그러나 기업의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여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기업이 6개월 동안 지원을 미루며 회사 생존의 위기를 겪게 된다. 이러한 위기의 상황에서 EIS의 창립자인 셔먼은 사회적 기업이라고 해서 이윤을 추구하지 않을 필요는 없다며 생각을 전환하였다. "사회적기업도 스스로 금전적으로 지속 가능한 활로를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셔먼의 생각에 따라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만트라’가 시장에 선보이게 되었다. 

스스로 생존할 방법을 찾게된 중국의 사회적 기업 EIS© EIS 공식 홈페이지


윈난성의 시력지킴이


EIS의 주 활동 영역은 중국 윈난성 일대, 제일 낙후된 지역이다. 소수민족이 다수 거주하며 교통 또한 불편한 중국의 국경지역인 윈난성은 평균 소득은 수도인 베이징의 1/4에 불과하다. 시력검사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학생이 곳곳에 산재하여 있으니 안경의 필요성을 알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비중 역시 도시 지역에 비해 낮을 수밖에. EIS는 안경을 지원해 주는 것 이외의 부가적인 프로젝트 역시 진행하고 있다. 안경을 쓰기 위해서는 시력 검사가 필수, EIS는 지역 안과 의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윈난성 산악지역 학교에서 시력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학교 교사를 상대로 안경의 필요성과 관리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안경을 받은 학생들이 계속 안경을 착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후관리까지도 EIS가 책임지는 것이다. 

첫발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EIS © EIS 공식 홈페이지


총명했던 12세 소년이 교실 뒷자리에서는


안경의 지원이 과연 학생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EIS는 이에 대해 시력과 학업 성적, 미래의 기회까지 연결되는 고리에 대하여 설명한다. 홈페이지에는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를 소개하는 실제 에피소드가 있다. 교사 앤드루 셔먼(Andrew Shirman)이 중국의 외딴 시골 중학교에 부임해 만났던 버질(Virgil, 李忠良)이라는 학생의 사례다. 총명하고 학습에 앞서갔으나 뒷자리에 앉게 되고 필기에 뒤처지며 점차 공부에 흥미를 잃어가고 결국 문제 학생으로 유급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만날 법한 이야기라 가슴이 아프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의 80%는 시각에 의존하므로 나쁜 시력은 학업에 직결된다. 안경으로 시력만 교정되어도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높은 학업중단률을 낮추고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EIS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자 오늘도 ‘만트라’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트라의 성장은 오늘도 계속된다 © EIS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및 정보 출처 :

공식 홈페이지 (http://eis.vision)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educationinsightglobal)


By 에디터 "R" - 더 나은 사회와 가치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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