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와우 Jul 19. 2019

나는 뉴욕이 싫어

프롤로그

뉴욕을 올 때부터 뉴욕이 싫었다. 싫었다기보다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빡빡한 도시 서울에서 빽빽한 도시 뉴욕으로의 이동이라니.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미국은 대자연이 펼쳐진 서부였다. 강렬한 태양을 즐기는 비치(Beach)로 가고 싶었다. 학교 선택에 있어서 주변의 권유로 뉴욕을 선택하게 되었다. 주변에서는 '와~ 뉴요커 되는 거야? 멋있다~'는 반응이었지만, 썩소로 넘겼다. 지금 생각해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설렘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들은 로망을 갖고 있는 도시 뉴욕이었지만, 나는 '얼른 졸업해서 서부로 일하러 가야지'라는 생각뿐이었다.


늦은 밤, 비행기에서 내려 JFK 공항을 나오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비행기에 14시간 앉아있는 것보다 더 힘든 시간이었다. 새벽이 되었고, 예약했던 택시 아저씨를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할 뿐이었다. 브루클린에 예약해두었던 임시 에어비앤비로 향했고, 그 택시 안에서 바라본 새벽 맨해튼의 불빛은 서울과 다를 바가 없었다. 씁쓸했다.


그렇게 1년, 나는 학교에서 나오지 않았다. 학교가 바쁘고 영어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나와서 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뉴욕에 오기 전 보았던 관광책자에서도 내 흥미를 끌만한 것은 없었다. 여행을 많이 했던 나였지만, 뉴욕은 그냥 서울 같다는 생각이 짙었다. 오죽했으면 여름 학기를 듣고 주어진 방학 1달 동안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로 혼자 여행을 갔을까.


도망치듯 뉴욕을 떠났었다.


TV나 책, 개인 블로그 포스팅 등을 보면 뉴욕에 대한 예찬들이 많다. '뉴욕에 가고 싶다, 뉴욕에 살고 싶다, 뉴욕 옐로 캡/벽돌 건물/지하철 인파 등을 보면 분위기 있다, 감성 있다' 등등. 꽤 많은 뉴요커들이 이 부러움을 먹고살고 있겠지. 몇 명이나 진짜 자신의 꿈을 좇고 있을까. 뉴욕에서 3년째를 맞이한 나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회의감을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뉴욕에 로망이 있으신 당신을 위해, 뉴욕에 살아본 사람들이 쉬쉬하고 넘어가는 단점들만 모았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