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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ilmKarton

75'Berlinale : 1

영화 별 간단 소고

by sorip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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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生息之地 Sheng xi zhi di> *Competition

(End : Living the Land)
중국의 1991년은 한국의 1971년 내지 1981년도를 닮은 것 같은 느낌이다. 면적이 넓어질수록 미세한 시골마을이 많고, 그곳에서 일 년을 농사일을 해도 도시의 한 끼 식사값이 안될 수도 있다. 정책으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거나 이미 붕괴될 조짐을 보인다. 정책의 피해자가 된 사람들은 시골에 묶이고, 발버둥 쳐보려고 해도 눈이 내려 질퍽 해진 땅을 트랙터가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다. 그저, 눈 앞에서 벌어지는 (대부분 불행한) 일들을 목도하고 받아들이며 평생동안 그곳에 사는 것이다.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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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Forum
권여선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라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실망스러움이었다. 시는 흥미롭게 사용될 기미를 보이지만 거기서 멈췄고, 그와 동시에 주인공들은 불행해져만 간다. 불행해져’만’간다는 것이 문제처럼 보였고, 왜 그들이 그래야되는지를 이해해보려 했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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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Boy> *Forum
영화제목과는 다르게 백발의 머리를 묶지도 않은 채 신선처럼 객석에서 걸어나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이 오늘 입은 셔츠가 영화에 나온 것과 똑같아서 자신의 손을 잘 알아볼 수 있다라는 말은 천연덕스럽게 하는 감독을 보며 웃었다. 영화는 년도(ex 1962)와 분주하게 건물 모델을 만드는 손을 보여주면서 그 해에 나온 팝송을 틀어준다. 그 다음엔 완성된 모델과 함께 역시 그 년도에 이루어졌던 정치인의 연설을 백그라운드로 튼다. 형식의 새로움에서 즐거움을 느꼈으나, 자막 부재의 이유로 중간부턴 자꾸 잠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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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Berlinale Special Gala
<설국 열차>때처럼 원작이 존재하는 이야기를 하나의 영화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SF영화들에 대한 오마쥬가 곳곳에서 보였고, 참으로 시의적절한 곳에 재미있는 장면들도 들어갔다. 명작이라기 보단 수작이라는 평가가 나에겐 더 와닿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중에는 정치에 대한 비판이, 그러니까 이전까지 계급론에 대해 말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좀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대상’을 포커싱 한다. 이는 <미키 17>이 결코 상업영화로서만 고려되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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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Diablo Fuma (y guarda las cabezas de los cerillos quemados en la misma caja)>

(Eng : The Devil Smokes (and Saves the Burnt Matches in the Same Box)) *Perspective

안전장치가 하나씩 풀어지는 회전목마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 6남매를 지켜보는 것은 위태롭지만 한편으론 최대의 위험이 어느정도 제한되어있다. 고레에다 감독의 몇몇 영화가 머리를 스쳐지나가기도 했다. 영화의 부제처럼, 불타는 성냥갑에서 아직 타지 않은 성냥개비들을 조심스럽게 꺼내가면서, 그 순간에 어디선가 살아가며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을 악마에 대해 생각해본다.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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