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와 트럼프의 망해버린 백악관 정상회담을 보며
"우아한 위선의 시대는 지나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가 도래했다."라는 전원경 교수(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교수)의 말이 더더욱 와닿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그를 둘러싼 미국의 상황은 둘째치고, 회담에서 보인 트럼프(그리고 벤스)의 태도는 너무나도 거만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지 않을 때 이루어진 우크라이나로의 원조를 받은 것에 대해 자신에게 '감사'하라고 하면서, 한편으론 '멍청이'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를 기업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겉으로는 지구온난화를 조작이라고 말하지만, 그린란드를 사고 러시아와의 친선을 늘리는 것은, 장차있을 온난화에 시대에 북극해로 향하는 물류 이동에 대해 선점을 하려는 행동이다. 우크라이나 땅에 있는 광물자원을 가져가고, 부동산 업자로서 전쟁 이후의 건설투자를 유치하려는 의도도 뻔하게 보인다. 젤렌스키는 이것을 거절했다. 문제는, 이토록 힘이 센 국가가 '힘'의 논리로만 앞세워 지나치게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태도를 너무 노골적으로 들어내는 데에 있다. 휴머니티가 사라진 외교는 정글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외교가 자국의 이익을 최선으로 한다지만, 오고 가는 것 없이 한쪽이 다른 쪽을 찍어누르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이제 힘도 없고 돈도 없는, 소위 말에 트럼프의 말처럼 '카드'가 전혀 없는 나라는 향후에 그저 힘이 센 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만 한다. 그렇다고 그런 판에서 다시 살아날 방도가 크게 보이지도 않는다. 이게 세계화 이전의 야만적인 근대의 모습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결국 신자유주의, 돈에 의한 능력주의가 인류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어쩌면 강대국들의 지도자를 뽑는 것은 비단 그 나라뿐만 아니라 그 나라가 속한 대륙이나 UN 차원의 보조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목요일 시험과목의 자료를 보며
나는 과학 분야 중 물리를 좋아한다. 고등학교 땐 물리가, 특히 역학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려워서 밉기도 했지만 그래도 물리를 잘하면 뭔가 화학이나 생물보다 좀 더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물리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천재성을 동경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양자역학이나 천체물리학이 더 그랬고, 그것들이야말로 세상의 기원과 모든 것들의 기본을 다룬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목요일 구두시험을 볼 과목은 Computational Material Design, 대략 말하자면 '계산론적 소재설계' 정도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사실상 Computational에 해당되는 것은 중간중간 간단히 언급되며 대부분은 결정학이나 양자물리학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끝에는 머신러닝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물리학과 석사과정이 아니어서, 내용들은 최대한 복잡성을 제외하고, 이론적인 이해를 위한 목적으로 교수가 수업자료를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것들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이것이 그가 영어 문장을 잘 못써서 인지, 나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인지 몇 대 몇으로 따지는 것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DFT(Density Functional Theory)이다. 맨 처음에 나는 그것을 그저 Discrete Fourier Transformation으로 생각했으나... 전혀 다른 것이라 당황하기도 했다. 자료를 읽고 AI에게 물어봐도 아직 이것을 잘 모르겠다... 참고로 수업은 학기 내내 나 혼자 들었다. 신청자가 나 한 명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에는 이론 물리학자 교수 한 명과 이론 화학자 교수 한 명이 번갈아가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내 생각에, 물리와 화학은 많은 점들이 다르지만, 원자나 전자 정도의 영역까지 들어오면 두 가지는 거의 차이점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그래서 내가 고등학교 때 화학을 가장 좋아했다고 착각(!)을 했던 것은 내가 어렸을 적부터 원소기호를 외우는 것을 즐기거나 화학 2에 있는 (원자궤도함수) 오비탈 부분을 좋아해서 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