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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ilmKarton

최근 (본) 영화

by soripza


<아노라> - 저번 아카데미의 최고작. 션 베이커의 전작들을 봐오면서 느낀 것이지만, 그는 성(性)을 주제로 탁월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는 아마추어가 등장하고, <레드 로켓>에서는 프로'였던' 사람이 나오다가 <아노라>에서는 프로가 등장한다. 바닷바람은 계속 휘몰아치고 인물들도 그 파고에 맞추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마침내 바람이 잔잔해졌을 때, 거기에서 비로소 나는 위로와 진심을 발견한다.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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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 20세기 초반, 식민주의 시절에서 한 서양인이 약혼녀로부터 도망치면서 아시아를 투어하는 이야기. 평점에 보면 한국이 왜 안나오냐는 투정이 조금 있는데, 그때는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던 시절이었음을 상기해야 할것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 한국이 부재한 이유 역시 서양의 식민지배가 아시아에 영향을 미치고,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배 함으로써 지도에서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이나라 저나라를 멤돌면서 그때마다 나래이션이 그 나라 언어로 바뀌는 것이 흥미로웠다. 스타일이 독특해서 그의 다른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왓챠를 뒤적거려보니, 저번 포르투 여행전에 포르투갈 감독이 누가있나 하고 찾아보면서 그의 영화 몇 개를 목록에 추가해던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하하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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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팟 외계인 출몰주의] - 일본 드라마. 이 역시 [브러쉬 업 유어 라이프]를 쓴 바카리즈무가 각본을 맡았다. 일본인 친구가 이 작품 역시 재밌다며 추천했었고, 나 역시 넷플릭스 광고를 보면서 재밌을 것 같아서 표시해뒀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을 비롯한 두어명이 보여 한없이 수다를 떨고, 굉장히 생활적인 대화가 오갔다. 각본가가 여자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남자라는 사실에 놀랐다. 어쨌든, 드라마는 잔잔하게 진행되며 주인공이 살고있는 후지산 근처 작은 마을을 조망한다. 하지만 결국 드라마에서 내보이고 싶었던 것은 '후지산'에 대한 일본인들의 동경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음 편하게 잔잔히 볼 수 있어 좋았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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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쉬> - CGV에서 리마스터링으로 개봉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1996년 작 영화. 자동차라는 현대 사회의 필수품, 그것을 이루고 있는 반짝이는 금속 그리고 충돌로 인한 무작위 스럽게 변형되고 불에 그을린, 마치 현대미술을 보는 듯한 물질의 변화에 큰 흥분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노출씬이 많아 어떤 이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로 묵묵히 때로는 폭발적으로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는 감독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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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졸업하지 않는다> -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의 원작 작가가 쓴 또 다른 고등학교 이야기. 곧 낡은 건물에서 나와 이사하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청소년과 성인 그 어딘가에서 머무르며 삶에 대한 고찰을, 어쩌면 진지한 고찰을 처음으로 맞닥드린 현장을 담는다. 중간에 놀란만한 서사적 터닝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영화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조금은 아쉬웠더랬다. 이 영화에서 '카와이 유미'를 알게되었는데, 한국을 떠나니 <나미비야의 사막>이 개봉될거라는 소식을 접해서 슬펐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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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 내가 가장 보기 어려운 장르의 영화. 너무나 사실적인, 그래서 인류애가 떨어지는 장면들을 보면 보고 있기가 힘들어진다. 작년에 봤었던 마렌 아데의 <나만의 숲 (Der Wald vor lauter Bäumen)>도 겹쳐 지나갔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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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드림> - 인간이 나오지 않는 영화인 주제에... 거의 울뻔했다. 울컥했던 장면들이 지나갔던 것은 역시나 (거의) 비슷한 추억을 하나 둘 쯤은 간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 영화와 작년에 본 <새벽의 모든 것>을 개인적인 경험과 섞어서 리뷰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있어서 Earth wind and fire의 'september'는 '나무의 노래(동요)' 혹은 '깊은 한숨(언니네 이발관)'이었다.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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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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