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나를 위해서
인간은 왜 이토록 잘 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인간답다는 것은
나이 든 노인이 앉기 전까지 빠르게 내달리지 않는 버스기사라던가
한 손에는 가족들이 나눠먹을 수박 한 통과 한 손에는 이미 신이 잔뜩 난 아들내미의 손을 쥐고 가는 것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
저절로 그려지는 그들의 기쁨
원래의 나의 상태와 상관없이
순식간에 내 감정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
내 삶이 아무리 팍팍하더라도 살아갈 힘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
많은 것을 베풀고
가진 것을 나누고
더 많이 웃고
더 친절하게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결국 이토록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제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
내가 쏟은 다정함이 되돌려 받을 수 없다 해도
내가 여전히 다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은 인간으로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고
나 또한 그런 인간이기 때문이구나
더 인간답고 싶다
더 사람같고 싶다
타인의 장점을 대화에 녹여내고
누구나 충분히 사랑스럽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
또, 사람이 해내는 그 모든 것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고 진심으로 존경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그렇게 눈이 부신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누군가의 무례한 시선에도 스스로가 무너지지 않게
그들의 무의식 속 계산기에 수없이 올라가도 부끄러움이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