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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s Feb 04. 2016

보고싶은 너에게

더 이상 '우리'가 될 수 없는 너와 나에게.

내 대학생활을 떠올리면 온통 너로 가득하다.

내가 스물한 살, 네가 스물 세살일 때 만났었는데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러갔는지,

매일 붙어다니던 너와 나는 이제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가끔. 너무나도 보고싶다.

네가 보고싶기도 하고,

어리고 순수했던 내가 보고싶기도 하고

많이 사랑했던 우리가 보고싶기도 하고.


연인이기 이전에 너는 삼 년동안 내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내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고민, 불안, 아픔.. 내 모든 것을 나누던 너였는데.


잠들기 전 머릿속으로 그리던 남편 얼굴은 항상 너였고,

아이들을 좋아하던 너에게

우리를 닮은 아이를 안겨주고 싶었고,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을 거라고 믿어의심치 않았는데..


헤어짐은 생각보다 쉬웠다.

어느 한 순간에 정신을 차려보니 너와 내가 멀어져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내 모든 일상에 남아있는 너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지워내야 할지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아 한참을 그대로 두었다.


사진, 주고 받은 문자, 선물, 옷.. 그리고 추억.

최대한 보이지 않는 곳에 밀어넣고 문을 닫았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으려 아무리 노력해도,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너와의 기억들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두기로 했다.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그렇게 일년이 지났다.


매일 생각나던 네가 이제는 문득 생각난다.

매일 보고 싶던 네가 이제는 가끔 보고싶다.  


가끔 너에게 전화가 하고 싶어진다.


다시 너와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단지 너의 안부가 궁금하다.

잘 지내는 지. 아픈덴 없는 지.


연인이기 이전에 내 가장 소중했던 친구였던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는 이렇게 살고 있어.

예전처럼 사소한 일들도 털어놓고 싶은데.


우리. 왜 이렇게 멀어진 걸까.




너와 내가 우리였던 시간은.

오직 우리만 기억하는 시간들인데.

내가 기억하는 그 시간을 너와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서글프다.




나는 가끔. 네가 너무나도 보고 싶다.

우리가 우리였던 그 시절이 너무나도 보고 싶다.

우리 그때 그랬었는데.. 하며 같이 기억해줄 수 있는 네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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