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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지 Jan 09. 2024

때늦은 2023 결산



어제 아이폰에서 갑자기 작년 4월 사진들을 추천해줘서 보며 문득 생각했다. 참 복작대고 귀엽고 힘든 시간이었다. 옆에 누운 남편에게도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우리 아이들이 좀더 어렸던 시절을 얘기했다. 작년 한 해, 우리 가족 참 고생 많았다. 남편은 쉴 날 없이 공부하고 일하고 사역하고 애기 보느라, 나는 외로움과 싸우며 집안일 하고 애기 보느라, 우리 이한이는 온 힘을 쓰며 세상에 나오고 열심히 크느라, 그리고 누구보다 우리 이서는 이한이를 예뻐하기까지 최선을 다해 누나가 되느라 고생 많았다. 무엇보다 처음엔 질투를 많이 하던 이서가 이제 이한이가 우리집에 있어 좋다고 말 하는 게 나에게 엄마로서 큰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그간 이한이를 돌보는 엄마에게 이서가 상처를 받을까, 우리가 이서를 등한시하거나 아직 어린 이서가 여러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서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이서가 씩씩하게 잘 이겨내줬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찬양처럼 주 없이 살 수 없었던 한 해였다. 


톱니바퀴가 돌아가듯이 살아온 우리 드디어 방학을 맞이해서 아이들은 아침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생활을 한 달간 했다. 다같이 아침 먹고 엄마 아빠가 돌아가며 놀아주고 다같이 산책도 하고 브런치 식당도 가봤다. 방학 초반에는 아빠가 다음 사역과 학기를 준비한다고 하루 종일 방에 박혀 있기도 했는데 나는 남편에게 방학을 좀더 누리자고 했다. 그래서 짧은 여행도 다녀오고 나는 자유시간도 조금씩 누렸다. 남편도 연말까지 스트레스가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했는데 오히려 이서와 둘이 찐하게 놀이터에서 놀고 오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풀리지 않아 괴롭던 스트레스는 조금 털어내고 늦잠도 자고 새벽까지 드라마 보며 깔깔 웃고 아이들과 집중해서 시간도 보내며 그렇게 우리 모두 다음 학기를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또 행복하게 마지막 바쁜 학기를 잘 마무리 하자. 이서 말대로 우리 모두 안고 사랑하고! 화이팅! 힘 내! 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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