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꼬마 철학자
별이가 만 3세가 되면서 왜? 라는 말이 입에 붙었다.
쇼파 위에 책이 있으면 "왜 책이 쇼파 위에 있지?"라고 말하고
바닥에 먼지가 떨어져 있으면 그걸 집으며 "왜 먼지가 여기 있지?"라고 한다.
어제는 같이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왜 별이랑 엄마가 자는데 아빠는 TV를 보지?"라고 하는 거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뜨끔하기도 해서
"별이랑 엄마가 낮잠을 잘 때 아빠는 잠이 안와서 TV를 본 거야."라고 했더니
"그럼 나도 잠 안오니까 TV볼래!"라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왜? 라는 궁금함을 가지는 건 좋은 일이고
부모는 그 질문을 무시하지 말고 잘 가르쳐야 한다.
가르치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최대한 아는 만큼 대답해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에게 되물어 직접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은 별이에게 되물었을 때 엉뚱한 소리를 해서 질문을 연결하지 못하는 바
왜? 라는 질문에 대답만 해 주고 있는데
이게 꼬리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면
내 존재 자체를 설명해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나는 결국 더 이상 설명을 못하고 웃으며 안아줄 수밖에 없다.
우리 집 꼬마 철학자 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