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지만 있을건 다 있는 화개장터 같은 마을
많은 이들이 영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1. 빨강색 전화박스
2. 빨강색 이층버스
3. 빨갛고 파란 유니언잭
일 것 같다.
그런 사소한것들 조차 자신들의 고유한 상징물로 만들어버린 영국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직접 영국에 가서 느낀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1. 나는 뚱뚱하지 않았다. 절대로. 오히려 날씬한 편.
나는 내 엉덩이가 제일 큰줄 알았는데...나의 오만이었다.
2. 비온다고 우산쓰고 다니는게 더 웃기는 일이다.
3. 나이드신 분들은 젠틀하지만, 젊은애들은 그닥......
술취한 젊은애들은 버스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 술만 안취한다면...나쁘지 않다.
4. 비가 와서 우울하고 우중충하다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잠깐 내리다 그친다.
그런 영국에서 내가 주로 생활했던 곳은 케임브리지 Cambridge
런던은 뭔가 시끌벅적하고 바쁜 동네이며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 이라면...
이곳은 한적하고 한적하며 한적한 시골마을.
그런 케임브리지가 유명한건 아무래도 이 도시가 대학도시라는 점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불행하게도 나는 어느 건물이 어떤 대학인지 잘 모른다.
내 공부하랴 알바하랴 대학건물 하나하나를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라고 하면 좀 핑계고...
그보다 내가 다니는 학교도 아닌데 알아봐야 뭐 하나 싶어서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 다니는 학생마냥 대충 후드티 하나 입고 자전거 타고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뭘 그렇게 까지...하나 싶기도 했고. 관광목적으로 방문증같은걸 목에 걸고 다니는 방법도 있을 수 있었겠지만, 여길 살면서 뭐하러 가냐는 생각이었다. 여행온거였다면 오히려 첫날부터 투어를 다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혼여행 때 마저도 학교를 투어하지 않았다. - 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지만 - 근처 숍들을 다니며 쇼핑을 했고 스승을 만나느라 학교에 갈 생각을 안했다. 오히려 서점은 들렸었지...
다음에 영국에 방문한다면 그럴 수 있을까나...?
아마 다음에 간다고 해도 안그럴 것 같다.
애프터눈티샵엔 가지 않을까 싶다. 신행때 못갔으니...
어학연수 할 때 어학원에서 크림티샵 가는 활동을 하면 달려가 신청해서 참여하곤 했다.
맛있는 스콘과 크림티를 공짜로 먹을 수 있으니까!!!!!!
케임브리지 대학 소속의 식물원도 있고 - 학생들은 2~3파운드 정도에 입장한다 (국제학생증이나 어학원에서 발급한 학생증이면 웬만한 곳에서 학생할인이 가능하다.)
아담한 게스트 하우스도 있다.
시골마을이지만, 유학생들이 많아 그런지 서울프라자가 있다. 한국음식들과 약간의 동양식재료를 파는 곳.
비싸서 많이 못갔다.
Baptist Church도 있고.
각종 마트도 있다.
Claire's 라고 하는 잡화점이랑
정원이 끝내주게 아름다운 The Ochard 티샵도 있다.
운이 좋으면 케임브리지의 컬리지 학생들의 졸업식도 볼 수 있다.
여유 가득한 공원들과
비만 오면 반겨오는 달팽이들도.
공원에는 새와 토끼가, 좀 더 교외로 나가면 소도 있다.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펍도...
가을이면 빨간 단풍이 지고
가을엔 Guy Fawkes Day 를 맞아 폭죽놀이를 벌이며
겨울이면 멋지게 눈도 오고
일출이 그림같은 이 곳을
한여름밤의 꿈 같았던 이 곳을
나는 여전히 그리워 한다.
없을건 없고 있을건 다 있는 이 작은 시골마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