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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을 키우기 시작했다.

인생의 반환점을 돌 무렵


몸통이 심각하게 갈라져서 그냥 버릴까 했던 당근이었다.

언제 사 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뭄 때 메마른 논바닥처럼 쩍 갈라진 몸통의 당근 머리 위에 푸른 싹이 보였다.

왠지 버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날부터 당근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따금 물만 갈아주는데도 쑥쑥 쑥 너무나 잘 자랐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물 먹고 싶다고...

난 아직도 덜 큰 것 같다고...


난 이제 막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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