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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민 Oct 08. 2022

스타트업의 디자인 조직 운영하기

로컬스티치 한발 성장 일기

오랜만에 글을.


8년간 공간 디자인 에이전시(http://instagram.com/localdesignmovement/)를 운영하고 이제는 5년 차, 자체 '프로덕트'를 디자인하고 만들고 운영하는 스타트업의 대표 겸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조직과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대해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을 공유해요.


* 로컬스티치는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전문가, 스몰 브랜드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1. 현재 로컬스티치가 기획-디자인-시공-운영을 일원화하여 직접 하는 이유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와 창업가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하다 보니, 늘 디자인(공간 디자인을 포함하여 커뮤니케이션, UX UI 전반)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지만 '디자인'에 대한 고민은 항상 많다. 잘하고 있는 걸까.


초기 10개 정도의 지점은 공간을 직접 리드 디자이너로서 기획하고 만들고 운영했다. 이후 지점을 확장하면서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고 운영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조직적으로 안정적인 확장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리된 약속'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게 되었다.  


로컬스티치는 서울을 중심으로 현재 1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10개 지점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신규 지점 모집 중**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드는 시도를 했는데


- 직접 동료들과 다 기획하고 만들기도 하고

- 외부 팀들과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 프로젝트 전반의 디자인을 공간 에이전시에 외주 하기도 하고

- 부분 컨설팅을 맡겨보기도 하고 

- 디자인 교육 등이 결합된 워크샵/TF 형태도 운영해 보았다. 


매번 프로젝트마다 장단점도 확실하고 배운 점도 많았지만 

결론은 공통적으로 보통 공간을 디자인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데 유효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음에 대한 확인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디자이너-클라이언트 관계를(에이전시 입장에서 외부 클라이언트 케이스와 같은 회사 내 운영, 영업 조직 등 타 부서인 경우 포함) 기본으로 이루어지는 디자인 프로세스 자체가 


신규 시장에서 마켓 핏을 맞춰가며 계속 업데이트되어야 하는 제품/서비스(우리 회사의 관점에서는 = 공간) 기획/운영자 관점에서는 한계가 많았다. 한계의 이유는 몇 가지였는데


 A. 오프라인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며 빠르게 변하는 현재 '공간 비지니스'라는 영역은 새로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와 같다. 


매뉴얼이 확실한 전통적인 리테일/주거 모델이 아니라 빠르게 런칭하고 운영하면서, 레슨런을 바탕으로 버전이 2.0 - 3.0으로 업데이트되는 스타트업 모델이어야 한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계약이 종료되고 디자이너의 책임과 권한이 없는 방식은 이 같은 모델에 맞지 않는다.


B. 우리 스스로 조직적으로 실험적인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한 아직 유효한 데이터와 경험을 충분히 쌓고 정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 그룹과 명확한 운영상/비지니스상 요구사항을 정리해서 커뮤니케이션 하기 어려움이 있다. 


C. 사업자 관점에서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핵심은 INPUT을 줄이고 OUTPUT(브랜드*사용성*디자인*매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래야 이후 공간을 사용하는 유저들도 더 쉽게 /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접속'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업자의 디자인 목적과 통상 공간디자이너 개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발상 프로세스가 시너지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래된 극장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통영에 만들고 있는 로컬스티치 멤버십하우스 현장


그래서 

현재는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다양한 직군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직접' 빠르게 만들고 운영하면서 고쳐가는 것을 실험하고 있다. 대표 겸 책임 디자이너로서 오프라인이 빠르게 변하고 온라인과 결합될 앞으로의 최소 5년은 이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로컬스티치는 현재 운영에 필요한, 기획-디자인(공간-브랜딩-가구집기-시각/커뮤니케이션 전반)-시공 전반을 직접 하고 있다.






2. 스타트업의 인하우스 공간 디자이너는 비지니스 기반의 디자인 사고로 프로젝트를 리드해야 한다.


최근 디자인 스튜디오나 브랜딩/마케팅 회사들에서 자체 제품/서비스 공간을 만드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가볍게 런칭하고 시장 반응을 보고 업데이트하는 게 유리한 시장에서 바람직하고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

로컬스티치 회현 : 남산 아래 오래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스몰브랜드들이 사용할 수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UX/UI 측면에서 사용자를 관찰하고(X) 문제를 정의하고(Y) 해결하는 솔루션을(Z) 도출하기 위해 훈련된 전문가다


조직 운영자는 이 같은 장점을 살려 조직 성장에 활용하고

공간 디자이너는 이 같은 전문성을 조직 성장과 성과에 기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부분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 비지니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기획과 디자인

- 공간이 마켓 반응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하는 제품임을 인지하고 업데이트

- 사용자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상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자세


'비지니스를 이끌거나 따르거나 비키거나'


디자이너의 한 사람으로서 디자이너들이 빠른 실행과 경험을 바탕으로 비지니스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직군으로 자리 하기를 기대한다. 






3. 나는 어떤 대표로/디자이너로 성장해야 할까


2022년 10월 현재 로컬스티치는 약 10,000평의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다. 내년 말 기준으로는 25,000평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간을 만드는데 들어간 비용만 단순 계산해도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200-300억을 공사성 예산을 사용했고, 운영하는 면적이 늘수록 이 숫자는 점점 커지고 있다. (사실 요즘은 내가 기획하는 것이, 우리가 만드는 것이 '쓰레기'는 아닌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로컬스티치의 대표로 디자이너로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지금까지는 '사용자와 로컬스티치 멤버들이 디자이너들의 고민과 관점을 경험하게 하자'에 방점을 두고 공간을 만들어 왔다. 가구 디자이너의 1cm의 고민이 누적되어 멤버들의 취향과 관점이 된다고 현재도 믿고 있다. 


이제는 거기에 더해 사용자를 위한 고민은 더 많이 하고, 디자인은 좀 덜하고, 쓸 수 있는 건 다시 활용하자. 

 




* 실험적이지만 지속 가능하게 맞는 그림을 찾아가는 공간 기획과 운영이  필요로 한다면 

* 우리의 고민과 실행을 같이하고 싶은 디자이너 분들이라면  (인하우스/파트너십)



sumin@localstitch.kr

김수민/로컬스티치


공간 콘텐츠와 스몰비지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스몰브랜드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만드는 로컬스티치(localstitch.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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