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회사의 휴가문화
일만하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없다. 또한 일을 할줄 모르는 사람은 모터가 없는 자동차 같아서 아무 소용이 없다.
- 존 포드 (John Ford)-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회사의 문화 중 하나는 내가 '원할때' 휴가를 요구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뜬금없이 하루전에 "나 내일 휴가야" 라고 보고해서는 안된다는건 한국미국을 불문하고 어느나라건 일하는 동료사이에 기본 매너이리라 생각한다.
특히 우리회사의 경우에는 6개월정도의 업무 스케쥴이 미리 나오기때문에 장기휴가 (2-3주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면, 스케쥴이 정해질쯤에 미리 휴가를 원하는 기간에 스케쥴에 올려놓고, 팀원들과 미리 communication만하면 문제가 없다.
1년에 휴가가 어느정도가 되길래 2-3주냐고 할 수있는데,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에는 1-2년차 정도에는 1달을 일하면 10시간정도의 휴가가 나온다. 그렇게따지면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했을때 계산을 하면(120시간/ 하루 8시간기본근무), 즉 1년에 휴가만 15일 가량이 나온다 (토일요일 공휴일 제외). 년차가 올라갈수록 한달에 일햇을경우 15시간정도가 쌓여서 빨리 휴가가 쌓이고 빨리 쓰고, 다시 채워서 또 쓰고 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휴일 회사 휴일 등등 합치면 1년 한달이상 휴가를 쓸수있다.
난 어릴때부터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을만큼 혼자 나에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내가 어떤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는지는 잘 알고있다. 정해진 원칙을 따르는것을 마다하지는 않지만, 가끔 쌩뚱맞게 충동적으로 여행을가든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성격이라 이런 '원할때' 언제든 휴가를 쓸수있게 해주는 회사의 근무조건은 나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입사 초반에 파트너를 포함한 회사의 리더들이 가장 많이 신입들에게 하는 조언이다. 시즌에따라 움직이는 업무특성상 일이 많다고 그리고 위에서 일을 배정해 주는대로 "No"를 하지 못하고 일을하게되면, 그리고 휴식/휴가가 없이 일을하게되면 언젠가 번아웃 (burnout)이 되기 때문이다.
* Burnout: 과도한 업무나 학업으로 지쳐서 정신적 신체적인 고갈, 탈진 상태를 말한다.
정말 똑똑하게 일을 하려면 work = life blance를 잘 맞추어야한다. 흔히들 농담으로 '일이 곧 삶이다'라고 일만하다가 삶이 없어져서 발란스가 맞추어진다라고 우스게소리로 말하지만, 사실 진짜 의미는 일과 삶에있어서 균형을 잘 맞추는것이 일에서 장기적으로 long-run하는 비결이라고 현명하게 일을 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때 "Thank you Sir!"을 외칠만큼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장기휴가는 1년에 한두번 정도를 가지만, 난 나름 시간이 날때마다 금요일을 재택근무 or 원거리 근무로 돌리거나 혹은 하루 휴가를내서 금토일 주말치기 스노우보드 여행이나 바다가 있는곳이나 가까운 근교로 여행을 자주 떠나는편이다. 그렇게 소소하게 충동적이든 계획적이든 여행을하고나면, 자기 합리화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일을 조금 더 기쁜 마음으로 임하게 되어 업무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
마무리를 하자면, 소소할지라도 원할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나에게 가장 알맞은 환경안에서 일을 하다보니 조금더 내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있게 된다. 사실 이런 환경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시작하고 단 한번도 내가 하는일에대해서 불평을 한적은 없다. 삶에서 발란스를 맞추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경험이 얼마나 값진것인지 많이 느끼게 된다.
조금더 삶의 균형을 맞추어가기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 과정이 나를 조금 더 성숙한 한 인간으로 발전시켜주는 느낌은 하루하루를 정말 짜릿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