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조언
정직한 거절은 "Yes" 보다 홀륭한 때도 있다
"해외 유명 투자은행이나 회계법인 등과 같은 곳에서 과도한 업무로인해 '인턴' 혹은 '신입사원'이 다음날 숨진채로 발견"
두둥! 이러한 기사를 가끔 뉴스나 SNS를 통해서 접하곤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럴때마다 한편으로 드는생각은, '정말 똑똑하게 일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남의 일같지않아'라는 내걱정(?)같은 쓸대없는 걱정을 한번 해보곤 한다. 사실 이런일들은 뉴스에 보고가 안되어서 그렇지 내가있는 업종에서는 대부분의 신입이 1년도 안되서 퇴사하는 이유는 과도한 업무로인한 건강상의 문제라는 이유가 50% 이상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그래서 마의 1년이라는 말이 돌정도이다.
이런 상황을 많이 접하게되는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동양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인다. 그리고, 사실 이런 문제는 거절만 잘해도 발생하지도 않을 뿐더러 조금더 정신 + 육체가 건강하게 직장생활을 오랫동안 유지 할 수있는 노하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편에서는 감히 한국문화로 똘똘뭉쳐져있는 한국인이 미국 사회생활을 접했을때 겪을 수있는 딜레마를 위해서 조언인듯 조언아닌 조언같은 "거절의 팁"을 조금 알려주려고 한다.
이야기는 내가 입사하기 전인 학창시절 (엄청 오래된 옛날 이야기를 하는것 같지만,)로 거슬러 올라간다.
캠퍼스 리크루팅을 통해서 졸업 1년전에 취직이 결정이 되고, 계약서에 싸인을 한 후, 일을 시작하기전에 먼저 취직을해서 캘리포니아에 살고있는 학교 선배를 오랜만에 만날 기회가 있었다.
*캠퍼스 리크루팅: 대부분의 미국회사는 2년전 인턴을하고 졸업 1년전에 정규직 offer를주는 캠퍼스 리크루팅(Campus Recruiting)이라는 한국으로따지면 대학생전형(?)에 기반을둬 대부분의 신입을 채용한다. 목표로한 신입사원 채용에 못미칠경우 간혹 referral이라는 직원추천제도를 통해서 채용하기도 한다.
취직 전에 내가 알아 둘 필요가 있거나 조심해야 하는것들 등등 나름의 노하우도 듣고 미리 숙지하고자 조언을 구했더니 그 선배의 입에서 나온말은 다름이 아니라
거절을 잘해야해
라는 말이였다. 그게 무슨말인고 하니, 위계질서가 분명한 동양인들에게서 입사 초반에 많이들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한다. (미국에선 이렇게 이야기하면 무슨 인종차별적 발언이냐고 하겠지만, 여기에서 나만의 자유니 그걸 떠나서 솔직하게 적어보는걸로.. :) 여기에는 문화적인 배경의 차이에서 오는 영향이 있는데, 상하관계가 중요한 한국정서의 영향때문도 있다고한다. 아무리 과도한 업무가와도 힘이들어도 상사가 "can you do this?" 이것 좀 해줄 수 있어? 라고 물어보면 현실적으로 안될것같은데도 일단 "Yes, I can"을 외치고 본다는 것이다. 한국 미국을 떠나서, 어디서든 누군가가 무엇을 부탁했을때, 가령 업무가 주어졌을때 군말 않고 Yes를 외치는 사람은 이쁨 받는건 어디든 마찬가지 이지만, 문제는 그순간이 아니라 그 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첫째, 과하게 업무를 주는대로 받다보니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걸리는지 감이 안오는 초년생 입장에서는 일을 보내주기로 한 마감기간은 다가오지, 일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경험을 하루에 몇번씩 하는 롤러코스터를 몇번씩 타다가 개인적으로는 제명에 못살게되거나, 일적으로는 좋은 뜻으로 떠맡은일 미운살이 제대로 박히게 된다. (물론, 너그러이 이해해주는 윗년차를 만나면 괜찮겠지만, 나같은 사람을 만나면 힘들지도 :P)
둘째, 다행히 밤을 꼬박세어서 야근을 해서라도 기간을 맞추게 된다면, 그동안 수면부족에 스트레스와 그외에도 밀려오는 업무로 며칠사이 10년은 훌쩍 늙어버린 자신을 보게될 것이다.
셋째, 신기하게도 같이 일을 시작한 동기들은 즐거운 표정으로 "see you tomorrow"를 외치며 정시에 칼퇴근하는데 '왜 나만 바쁘고, 왜 나만 야근을 매일하지?'라고 생각이 들게될것이다. 이쯤되면 분명, 뭔가가 잘못되었다는걸 눈치가 빠른 사람은 깨달아야 하는게 정상이다.
넷째, 동기들까지 나에게 웃으면서 간혹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게되고, 또 그 업무까지 얻어맡게된다. 물론 떠맡은 일이 내가 잠시 참여했다는 이유로, 끝까지 마무리를 하고 책임까지 떠맡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점이자,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문제이다. 승진에서 밀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했는데, 왜 승진에서 밀리냐.. 이유는 아래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룰예정이니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여기까지 읽었을때는 '왜 열심히 일했는데 오히려 일이 안풀리는 것 같지?'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정말 사실 어디서 시작된지는 모르겠지만, "주는대로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너무 한국적인 old school식의 사고방식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끔 이런 사소한 다름의 차이에서오는 마인드가 미국사회에서 적응하는 초창기에는 방해가 될수가 있다. 그리고 외국인들 눈에 "똑똑하게" 일하는것처럼 보이지 않을수도 있고,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보이거나 같이 일하기 기피하는 상황 혹은 되려 이용해먹으려는 동기들까지 생기게 될수있다.
자, 그럼 같은 상황일때, 자칭 똑똑하게 일하라며 Work Smart를 외치는 외국인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많이들 외국인들은 개인주의라고 하지만, 난 그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자기들이 생각했을때 현실적으로 할 수있는지를 계산하고, 책임 질수있는 범위안에서 떠맡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communication에 능숙하고 못할것같으면, "I'm sorry, but..."을 외친다. 굳이 야근을 해야만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추가적인 일을 떠맡아서 야근을하면서까지 '나 엄청 일 열심히하지?'라는걸 보여주기보단 정해진 업무시간에 해야할일을 마치는걸 선호하고, 퇴근후에는 자기 개인적인 업무상의 공부를하던지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스스로 시간을내서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시간을 쓴다.
이렇게 일을 했을때, 위에서 언급한 장기적으로 승진에서의 차이가 온다. 미국에서는 연차가 올라갈수록 일적인 업무능력 성과뿐아니라, 팀원들과의 관계, 사내에서의 네트워킹이라하는 인맥관리, 리더쉽, 후배를 키울수있는 그런 "티칭스킬"같은 가르칠수있는 자질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실 알겠지만, Yes만 외치다 일만하고 스스로 개발과 티칭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동양사람들은 오히려 위로 연차가 올라갈수록 후배를 가르쳐야할때 아는것이 없어서, 그리고 위에 메니저나 파트너에게 설명을 잘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면 일은 잘하지만, 자연스럽게 자질부족으로 승진에서 밀려나게된다. (더욱 위로 올라갈수록 minority, 이런 소수자들의 수가 줄어드는건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대로된 한번의 No가 백번의 Yes보다 나을수도 있다. 이처럼 단호하게 "No"를 무조건적으로 외치라는 뜻이 아니라 감당할수 있는 만큼만 책임을지고, 맡은바에는 제대로 완성도높게 하는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나같은 시간당 고객에서 돈을 지불하는 업종에서는 최소한의 시간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는것을 가장 효율적으로 똑똑하게 일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직원이 가장 생산적인 사람으로 분류되 누구나 러브콜을하는 팀내에서 슈퍼루키가 되게된다. 그렇다면 많이도 아니고, 기본적인 사항들만 알아도 똑똑하게 거절할수있고, 감당할수있는 만큼만 떠안을수있다. 그리고 조금 더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 일을 부탁받았을때, 그 자리에서 바로 Yes를 하지말기.
일을 부탁받았을때 당장 Yes를 하기보다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해보자. 예를들어 "10분만 시간을 달라, 내 스케쥴과 프로젝트를 먼저 확인을 해보겠다"라고 미리 말을 할경우 10분을 안기다려줄 사람도 없을 것이며 안된다고 할 사람도 없다. 생각보다 너그러운 상사들은 많다.
2. 자신의 스케쥴을 확인했다면, 그 업무가 얼마나 걸리는지, 예산 마감일 등등같은 기본사항과 자신이 감당해야할 업무의 범위가 어느정도인지 정확히 확인을 한 후 Yes or No라는 대답을 하기.
이렇게 업무의 기본정보를 받은 후에는 내가 조금 무리하더라도 할수있을지, 아님 다른 중요한 우선순위에 있는 업무에 차질을 줄지를 생각을한뒤 결정을 내린다.
3. 경험이 있는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의 사항들을 고려해도 모르겠다면, 결정하기전에 나보다 조금 더 경험이 있는 선배에게 물어봐라. 내상황이 이러이러한데 조금더 경험이 있는 너 입장에서는 내가 이걸하면 현실적으로 괜찮을것같냐. 라고 물어보면 여기에 조언을 주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4. No라는 거절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명을하고, 제안하기.
즉, 부득이하게 거절을 해야할 상황이 생긴다면, 솔직하게 말하면된다. 이 프로젝트와 이 프로젝트 마감일이 겹쳐서 도와주고 싶지만 힘들것같다라는 것처럼 이유를 설명하고, 1) 마감일을 조금만 늦춰주면 내가 도와줄수 있을 것 같다. 혹시 그게 힘든 급한 업무라면, 2) XXX와 얘기를 했는데 그 아이가 지금 조금 여유가 있어서 도와줄 수 있을것 같다고 한다. 라고 말하면 이제 그 결정은 상대방에게 가게된다. 정말 '나여야만하는' 이유가 있다면 1)번 제안을 받아들일것이고, 누가해도 상관없는 일이라면, 2)번 제안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일을 못하게 될경우에는 다음번에는 우선순위를두고 꼭 일을해주겠다고 웃으면서 말을하면 상대방도 웃으면서 받아들이지 미국인들 이런 기본적인 소통만 잘해주면 생각보다 쿨하다.
이런상황만 반복해서 거절하다보면 내가 일하기 싫어서라는 뉘앙스보다 지금 상황이 안되는것때문에 어쩔수 없다는것을 전달할수도 있고, 그 시간에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조금 더 완성도를 높힐 수도 있다.
5. 그 외에 시간에 자신의 위해서 투자하기.
일을 거절했다면, 이유를 말한것처럼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의 완성도를 높히거나, 스스로 혹은 업무상의 발전을위해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에 시간을 보낸다면, 오히려 나중에 다양한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똑똑하게 일하는것도 중요하다. 이부분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디서나 자기개발은 옳다.
솔직히 나는 거절을 많이하는 편이다. 왜냐면 내 삶에서 중요한것은, 일이든, 가족, 친구, 노는것이든, 공부든 그 무엇하나에 집중되기 보다 에너지가 잘 분산되서 발란스가 맞는 삶을 살면서 그것에서 오는 행복과 여유를 오래 유지하고 싶기때문이다. 간혹 거절하는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고, 거절한 뒤의 찝찝함에 불편할 바에 그냥 OK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거절도 연습이 필요하다. 기분나쁘지 않게 잘~ 하는요령이 필요하고, 그리고 상대에게 싫어서보단 어쩔수 없이라는 느낌이가도록, 하지만 다음번엔 기회가 되면 도와주겠다는 지킬수있는 약속과 함께라면 거절을 받는 사람도 그것을 거절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 이해를 하지 않을까 싶다.
대신 이 과정에서 중요한것은, 미래에 어떻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면, 그 약속도 지킬 수 있는 범위안에서 하는 것이 좋다. 왜냐면 사람들은 "내가 한 말을 약속으로 생각하고 신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