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에서 한국식 겸손과 자기PR사이에서의 딜레마
진정성 있는 한번의 자기 PR이 말없는 10번의 겸손보다 낫다.
-LK-
미국에오고 얼마안됐을 때의 일이였다. 그 당시에 나는 학교를 마치고 관광지의 기념품 샵에서 점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였다. 막 한국에서 건너와서 영어도 어눌하고 서툴었고,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처음이라면 처음 접할 시절이였다.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서 배운 '성실히 열심히만 일하면 누군가는 알아준다'라는 마음으로 남들이 보든 안보든 '나름' 정말 성실히 일했던것 같다. 손님도 없고 한가했던 어느 오후, 평소 샵의 평수에 비해 손님들이 다니는 경로가 이상하게 늘 붐비고 비효율 적으로 구조가 짜여진 부분이 있었고 조금만 구조를 손보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 하고 있었다. 그때, 손님도 없고 한가한 그날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귀찮아하는 동료를 설득해서 일을 조금 벌였는데 생각지 못하게 샵 메니저가 우리를 칭찬했다. 그리고 그 메니저는 "이거 누구 아이디어냐?"라고 물었을때, 난 '겸손의 미덕'이 옳다고 배워왔던 한국인이였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저요!"라고 하기보단 그냥 '침묵'을 하는게 겸손한것인줄 알고 침묵을 했다. 그런 나를 본 동료는 나의 눈치를 한번 보더니, "Thank you. 구조를 조금만 바꾸면 조금더 효율적이고, 손님들도 편하게 이동 할 수 있을것 같아서 그렇게 바꿨는데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다!" 라고 말을 냉큼 가로채어갔다. 이 말을 들은 메니저는 당연히 그 동료의 아이디어고 동료가 제안을 했다고 생각을 했고, 그 후 유독 이쁨 받는 아이가 되었다. 그 순간 난 뒷통수를 한대 맞은것 같은 기분이였다.
오늘 풀어보고자하는 이야기는 겸손과 자기PR이 미국사회생활에서 어떻게 나에게 다가왔는지에대해 조금 말 해볼까한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한국에서 교육받고 자란 사람이라면 많이 들으면서 자라왔을법한 "겸손", 즉 "겸손의 미덕". 그리고,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란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자기PR이 몸에 베여있는 그들. 위의 이야기에서 처럼, 지극히 한국적 사고를 가지고 있던 그 당시 나는 자기 PR이라면 왠지 '자기자랑'을하는것 같아서 불편하고 그런건 소위말해 재수없다고 느끼게 하기도 했기때문에 겸손해야하는게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나는 손해를 봤다. 왜냐면 그 '겸손의 미덕'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겸손과는 아주 반대된다고 생각했던 자기 PR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하는 미국인에게 말이다. 그리고 심지어 그들의 그 PR방식은 자랑을 하는것처럼 들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겸손하게 들릴때도 있었지만, 핵심은 자기가 잘한 부분은 분명히 말한다는 것이였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느낀것은 그런 진정성있는 자기 PR은 때론 겸손하게 보이기도하지만, 분명한건 자기 자신을 분명하게 인상에 남긴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깨달은것은
'겸손의 미덕'은 나라와 시대에 맞게 다른 방식의 겸손의 미덕으로 표현 될 수 있다 라는 것이였다.
한국에서는 소외 '오른손이 한일은 왼손이 모르게하라'라는말을 어릴적 배웠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대에는 이제는 더이상 그런 침묵의 겸손이 옳지 않다는건 한국도 미국도 어디도 알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도 알게하라'라는 말로 수정된 말이 나올 정도니까..
그럼 미국에서는 그런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하는' 사람을 어떻게 볼까? 사실 너무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사람들은 남의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이 없다는것은 다들 경험해본적이 있어서 알지 않는가? 말을 해줘도 기억을 할까말까 한 세상에 침묵하고 있으면 남일에 관심을 가지고 굳이 알아내서 '오! 이거너가했네' 라고하는일은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미국에선 (내가 있는 동부가 조금 더 치열한 분위기라 더 그럴지 모르지만) 한국적 침묵의 겸손을 보이는 사람은 자칫 '소극적인 아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손해보고 사는 아이' 이런식으로 가끔 오해를 사기도 하는것 같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미국 직장에서 동양인들을 바라보는 많은 고정관념의 시선 중 하나는 '동양인들은 나서서 말하는것이 적고,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다, 하지만 정말 일은 열심히한다'라는 시선일것이다. 정말 슬픈일이다.. 지난 글에서 말한것처럼 거절을 못해 일은 일대로 정말 열.심.히 많이 할텐데, 자기 PR도 못해서 이런 인식을 받고 있다니 말이다. 사실 동양인은 자기가 열심히 한 일에대해서 100% 보상 받으면 그나마 본전이라고 한다. 왜냐면 미국인들은 80%해도 200%한것처럼 자기 PR을 통해서 포장을 잘해서 200%를 한것처럼 자신을 드러대는데비해 소극적이고 겸손이라는 명목하에 자기가 한것도 '에이 뭘 이런걸 말해 됐어~'라는 생각으로 하나 둘 말하지 않고 지나다보면 엄청 큰 실수를 하는것일수도 있다. 왜냐면 어느날 보면, 같이 입사한 동기가 조기승진을 먼저 한 것을보고 정신이 번쩍 들게 될수도 있기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위에서 말한 '에이 뭐 이런걸'이라는 생각으로 소소한것을 말하지 않다 입사동기가 1년 조기승진한것을 보고 정신을 번쩍 차리게된건 나의 이야기다 (토닥토닥). 하지만, 이 아이는 대학 학과때부터 같이 알던 친구이기에 정말 친하게 조언도 구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 이런 일이 일어났을때 솔직히 진심으로 축하를 해줬다. 평소에 이 친구를 보면 걘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한 친구였기때문이다. 이 친구는 정말 모법적인 사회 생활과 투철한 책임감으로 신입때부터 팀내에서 신뢰받는 아이였기에 아무리 이 친구가 자신만의 정시칼퇴는 지키는 (6시엔 무조건 퇴근) 그런 아이여도 아무도 이제까지 거기에대해서 누구한명이 터치를하거나 싫은티를 낸적이 없었다. 난 자연스럽게 이 친구를 가장 가까운 롤 모델로삼고 관찰하고 이 친구의 방법을 배우기로 했다.
이 친구를 자세히 지켜보니 자신이 맡아보고 싶은 일의 경우에는 그쪽 관련 메니저를 찾아가서 수시로 자신이 관심이 있다는 것을 표현을하고 PR를 했고, 자신이 많은 경험이 없는 일도 자신감있게 이야기를해서 상대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경험이 많이없다는 부분을 이야기해도 사실 상대는 그 부분은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는것 같았다. 그리고, 팀내에 그 아이와 다른아이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하는 상황이였는데, 그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사람은 알겠지만, 그것은 그 친구가 너무 자세히 알고 대부분을 설명했기에 그 친구혼자 준비했구나를 다들 느끼는 상황이였는데, 함께 준비한 팀원의 이름을 꼭 포인트하면서 "XXX이 이부분은 정말 자료조사를 잘 해줘서 이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상대를 살짝 높여줌과 동시에, 묻지않아도, 이 프로젝트를위해서 어떤어떤 접근을 했으며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는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서 '나는 이것을 위해서 이런이런부분까지 했다'라는것을 PR하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 친구의 입에서 가장 자주듯는말은 어느 상황에서든 자신감있는 한마디.
do-able! 해볼만하네!
번외: 미국사회생활 자기 PR의 101: Elevator speech
인터뷰를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지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Happy hours을 하면서 퇴근후 여러 모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네트워킹을하고 이야기를 하게되는데, 내가 있는곳은 소위 네트워킹의 도시 혹은 로비의 도시라고도 불리기도 하기때문에 이런 Elevator Speech는 누군가가 "너 무슨일하니?" "너에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 해줄수있냐?"라고 물어보게될때가 많기때문에 무슨일을하고, 어느쪽에 관심이있으며 직업을 찾는경우 어느쪽에 관심이 있는지 등 누구나 이런 간단한 자기소개는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소개를 통해 얻게되는 긍정적 영향은 누구나 자연스럽게 "오~ 나 거기일하는 아는 친구있는데 소개해줄게"라고하면서 connection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또다른 PR의 중요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Elevator speech: 흔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30초에서 1분정도 동안 만약, 정말 원하는 회사의 회장을 만났을때 그 기회를 잡을만한 그리고 자신을 간단 명료하게 두각을 드러낼만한 소개를 말한다. -출처: LK사전-
물론 처음엔 스스로를 PR하는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나처럼 모법적 답안이라고 생각하는 동료를 보고 방법을 배우고 연습하는것이 좋겠지만, 그런기획 없다면 내가 느끼고 실행에 옮긴 방법들을 조금 공유해볼까 한다.
첫째, 이메일에 일의 결과물을 보고할때는 내가 무엇을 했다라는 결과와함께 '과정'도 적어보자
일을 맡긴사람입장에서는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할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있었어도 별다른 말이 없으면, 아무 문제없어서 그냥 쉽게 끝냈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경우도있고, 당연하게 생각할때도 있다. 나의 어려움을 알아달라고 토닥여 달라고 징징대라는것이 아니다. Fact 즉 사실만 보고하라는것이다. 일을 책임지는 프로젝트 메니저 입장에서는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을 알필요가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이 이런거까지, 지난일인데 뭐'라고 생각하면안된다. Must. 해야한다!
둘째, 이메일의 cc(참조)이용하기
정 '내가 이걸이걸 하고있고, 이런걸 햇다' 등등의 방식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대해 PR을 하기가 쑥스럽다면, 이메일 cc를 해보자. 미국에서는 대부분 고객은 물론 사내에서의 대화도 이메일이 활성화가 되어있다. 일을 상사에게 받았다면, 고객에게 생긴 문제를 내선에서 처리 할수있는 것을 알아서 잘 처리하고 있는경우 그 '과정'에서 생긴일은 고객과 communication할때 상사를 이메일에 cc하자. 소소한것까지 cc를 할필요는 없지만,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는 내가 잘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겸 감독도 받을겸 cc를 하면된다. 하지만 멍청한 질문을 고객에게할때는 CC를 조심하자. 그럼 오히려 그동안 쌓인 점수가 깍일수가 있다.
셋째, 좋은 결과만 보여주기보다는 문제해결하는 과정을 더 보여줘보자.
미국이 아무리 일앞에선 냉정한 곳이라곤 하지만, 이곳은 난 과정을 중요시 볼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수학에서도 결과보단 증명을 더 중요시하고, 늘 좋은 결과를 내는 1등보다는 발전하고있는 상승곡선 그래프를 보이는 직원이 승진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듯이, 일에서도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헤쳐나가느냐를 통해서 그 사람의 많은 역량을 보기도 한다. 결과물은 마감일이 정해져있는이상 누구나 맞추는게 당연할수 있지만, 문제가 있을때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 현명하게 잘 해결하는것을 보여주는 직원이 사실 더 기특하고 잘해보이는게 사실이다.
넷째, 평소에 Elevator Speech를 준비해보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게 빈번하고, 만나면 매번 기계처럼 자기소개를 하게되는 미국사회생활. 조금 더 자신을 알리기위해서는 앞서 말한 elevator speech를 미리 연습해두는건 어떨까? 만번의 연습을 통하면 누구나 프로가 될수가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섯째,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관심사 들어내며 어필하기
회사에서든 회사밖의 Happy Hour를 통해서든 어디서나 사람들과 어울리는 곳에는 자연스러운 네트워킹 현장이자 자기 PR을 해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조금 불편하고 답답 할수도있지만, 이야기끝에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것에 대해 내가 알고있는 부분, 내가 그것에 관심있는 이유, 내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하고싶은지 등 자신감있게 말해보는건 어떨까. 그렇게 조금씩 연습하다보면 어느순간 프로가 되어 대화도 리드하고있는 자신을 보게 될것이다.
여섯째, 칭찬과 기회가 왔을때 겸손하게 "아니에요"라고 하기보다 한발짝 더 나아가 원하는것은 right timing에 정확히 요구하기.
내 위에 직급의 팀원들이 몇명이 빠지게 된 경우가 있었다. 그 사람들의 역할은 공석이였고 내가 충분히 할수있는 부분이였기에 한발짝 더 나아가서 그 사람들 몫까지 커버를 하게되었다. 그리고, 예상밖의 좋은 피드백이 많이들어왔다. 그때 난 "고맙다, 다 네가 좋은 가이드를 준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잘 처리할 수 있었던것 같다. 많이 조언해주고 가르쳐 줘서 고맙다."라고 상대덕으로 돌리면 그 상대도 생각지못한 칭찬에 기분이 좋은건 당연하다. 그때 나는 말한다. "혹시 이번 프로젝트결과와 피드백을 업무평가할때 반영해서 적어줄수 있냐 "라고하거나 "추천서가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MBA추천서를 적어줄 수 있냐"라는 등 원하는것은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는게 좋다. 칭찬을 받은 사람이 좋은결과를 낸 후배앞에서 과연 거절하기가 쉬울까? 원하는건 요구하고 보자.
지금 이 글을 적으면서 나를 되돌아보면, 나도 많이 사회에 물들고 약아졌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 반면,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구나 라는 생각이 솔직히 든다. 하지만, 그 중에 분명히 명심해야하는건, 겸손이 옳지 않다는것이 아니라, 나라와 상황에 시대에맞게 그 사회가 반영하는 겸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이 사회는 더이상 침묵의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느정도의 겸손이 바탕이된 진정선있는 PR하나가 더 나의 미국에서의 사회생활을 편안하고 만족도 높게 만들어 주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