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기석 Apr 10. 2017

17. 교통좋은 교토 (마지막 날)

간사이 안녕~ 이제 동으로 갑니다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은 늘 그렇듯 조용하네요. 유카리짱은 구석에서 하루종이 저렇게 놀고 있고. 슬슬 아침도 먹었으니 짐도 싸고, 아는 사람들에게 간다는 인사도 합니다.

4박 5일 동안 신세 많이진 친구들. 히로타카군 (비주얼은 저런데 저보다 한 살 어리다고)과 플로리다에서 온 윌. 나보고 자꾸 오지이상 하는데...내가 너한테 그렇게 불러야겠어 히로타카.

이렇게 재밌게 잘 놀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서 슬슬 교토역으로 걸어갑니다. 터덜터덜.

그냥 가기엔 섭섭한 바가 있어 가는 길에 있던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에 들렀습니다. 니시혼간지 (西本願寺)는 서쪽, 히가시는 동쪽. 말 그대로 동쪽이나 서쪽에 있는 절입니다. 상당히 크고, 조용합니다. 관광객들도 많이 없어서 조용히 구경하기엔 딱 좋은 곳. 게다가 교토역 근처에 있으니 구경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구요.

평일이라,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탄생의 중요성과 삶의 즐거움을 찾도록 해주세요. 요즘 즐겁게 살아보려고 하는데...뭐라도 해야죠. 좋잖아요?

교토역 근처 요도바시카메라 건물에 작은 기념관이 있습니다. 여름에 하는 기온마츠리를 복원한 모델인데요. 가뜩이나 습한 일본, 그 중에서도 덥기로는 안 꿀리는 교토 (대구랑 비슷하다 보시면 됩니다. 분지에, 여름엔 39도까지 오르는 지옥같은 날씨), 그것도 한여름에 하는 축제라니. 한 번 보고 싶긴 합니다만 더위에 죽을지도 몰라서.

저렇게 가마를 만들어서 끌고 다닌다 하더군요. 재밌겠다.

점심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에비수바가 눈에 뙇. 아, 에비수다. 먹어줘야해. 그래서 들어왔습니다. 마침 흡연구역이 별도로 있길래 바로 흡연구역으로 들어왔죠. 점심 메뉴도 있고, 재떨이가 기다리는 이 곳. 아, 내겐 천국이로구나~

에비수 마이스터 한 잔과 소시지 3종 세트를 시켰습니다. 프랑크소시지와 매운 소시지 등 3종 세트에 맥주 한 잔 들이키니 으어, 어제 먹은 술이 다 깨는구나?

이번에는 호박 에비수를 시켰습니다. 호박, 뭐 영어로 하면 앰버색의 맥주인데, 위에 있는 마이스터가 깔끔한 맛인 반면 호박은 뭔가 묵직한 듯한 맛이었습니다. 역시 맥주는 종류별로 먹어주는 게 정답. 종류별로 다 먹어보기로 결심합니다만 낮술이니 적당히 먹기로 (사실 버스 시간 때문에 -_-).

에비수 맥주에 말차가 있는 마츠리. 호기심은 있었으나 그닥 끌리진 않아서 패스. 다음에 가게 되면 먹어봐야 겠습니다. 맥주 칵테일이라는 게 신기한 맛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에비수 흑맥주를 마셔줍니다. 기네스랑은 좀 다른, 뭔가 가벼운 맛이랄까? 좀 더 달달하기도 한 그런 맛이었습니다.

교토역 바로 앞에 있는 에비수바. 생맥주는 여섯 가지, 맥주 칵테일은 일곱 가지. 다음엔 꼭 종류별로 다 먹어버릴테다라는 다짐을 하고 이제 버스를 타러 교토역으로 갑니다.

교토역에서 나고야역으로 가기 위해 신칸센을 타려다가 버스로 결정합니다. 반 값도 안 하거든요. 전날 터미널에 가서 시간표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비도 비싸요. 교토에서 나고야까지 두 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2,550엔이더군요. 서울 - 대전 버스비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니까. 일본의 대중교통은 정말 요금이 지옥입니다. 하아.

JR은 철도회사이기도 하지만 버스도 운영합니다. JR 버스는 안에 화장실도 있고 나름 괜찮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심야 버스인 윌리어나 킨테츠에 비해선 조금 비쌉니다. 화장실도 없는 심야 버스 이야기를 들었을 땐 식겁했는데 이 버스는 다행히도 휴게소도 서고, 화장실도 있고. 막상 화장실에 가진 않았지만.

교토역 토리구치에서 JR 나고야역으로 가는 버스표입니다. 성인 한 장에 2,550엔이라니. 그리고 JR 버스인데 운행회사는 나자카킨테츠버스. 임대인가? 뭐 하여간 가면 되니까 그냥 넘어갑니다.

버스 기다리며 교토타워 한 번. 문화재 지정 도시이다보니 고도제한이 상당합니다. 교토타워가 가장 높은 건물인데도 130미터 정도니까. 

관광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말 그대로 놀다온 교토였습니다. 그냥 이렇게 노는 것도 재밌네요. 만약에 처음 온 거였다면 뭔가 달랐겠죠. 교토에 첨 갔을 때는 유명하다고 한 은각사, 청수사, 철학자의 길, 야사카신사 등 이곳저곳 다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거 없이 잠시 쉬어가고 싶었고, 게스트하우스 생활이 재밌다보니 노는 데 신경쓰다 끝났네요. 어쩌면 교토편은 대단한 여행기를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실망이 가득할 수 있겠지만 교토 일정은 저의 6주간의 일본 일정 중 상당히 재밌던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놀 거였으면 더 있을 걸했던...

2주간의 간사이 생활을 마치고 이젠 중경 지방으로 고고~

매거진의 이전글 15. 교통좋은 교토 (1, 2일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