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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ecial J Jun 24. 2017

채식주의자, 그들의 식탁

채식주의자 그 생소한 이름을 만나다.

영어단어를 외울 때 생소하게  외웠던 'vegitarian' 채식주의자, 이 단어는 관념적으로 존재하는 단어겠거니 했다. 요즘에야 몇몇 유명 연예인이 자신을 채식주의라 밝히면서 채식주의자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진 않게 되었지만 몇년 전까지만 해도 채식주의자하면, 응? 하는 반응이 되부분이었다.


내 인생에 처음 채식주의라는 단어를 실생활에서 보게 된것은 2011년 쯤, 필리핀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워크샵을 신청하면서였다.  미리 제출해야 하는 페이퍼를 작성하면서 나는 채식주의자 인지 아닌지에 체크를 해야했다. 그걸 보며 이게머야? 당연히 아니지, 세상에 채식주의자 칸에 체크하는 이가 있나? 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이 깨진 것은 이 워크샵에 참석해서였다. 참석했던 몇몇 미국인은 자신이 채식주의자 임을 칭하며, 스프 같은 것은 받아 먹는 것이었다. 다행이었던 것은 그들이 먹는 스프가 그렇게까지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


영국의 기숙사에서 살면서 같은 플랫에 사는 5명의 멤버 중 2명이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먼저는 영국출신으로, 전공 또한 종다양성(Bio-diversity)을 전공할 정할 정도로 동물들을 사랑하해 마지 않는 엘리 였다. 처음 그녀는 스스로를 소개할 때 "나는 채식주의자야"라고 소개했다. 같이 살면서는 자연스레 나는 그녀가 먹는 식단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녀의 식습관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 엘리, 너는 내가 처음으로 실제로 본 채식주의자야! 너는 왜  채식을 하게 되었니?",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된거야?", "채식이 힘들지는 않아?" 그녀의 대답을 종합해 보면, 그녀는 (그녀의 전공과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렸을 때 부터 동물을 사랑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그녀가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하는 질문은 이거다. "너는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니?" 여튼 그녀는 동물을 사랑했기에 13살에 채식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처음엔 채식만 하기 힘들어 고기를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완벽히 채식을 실천하고있으며, 치즈나 우유같은 유제품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궁금적으로 vegan이 되고자 했다. 그녀의 페이스북의 프로필 사진도 동물들의 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아니, 더 정확히 생명체들의 사진이다. 가끔 깜짝놀랄만한 벌레들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생명체들을 사랑하기에 그녀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또 다른 채식주의자, 더 정확히 vegan 이 된 롭이 있다. 롭은 vegan이 된지 채 몇개월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의 냉잔칸에서는 가끔 생닭을 볼 수 있었다. 또는 치킨을 사온 나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쳐다 보았다. "그 냄새를 맡으니 아 정말 먹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 엘리의 설명에 다르면 롭은 채식주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러한 유혹을 이기기는 힘들다고 한다. 자신도 처음 채식을 시작하고 난 바로 뒤에는 육식의 유혹을 참기 힘들었다고 한다. 몇년이 지나고는 그제서야 완전한 채식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쨋거나 나는 중학생의 나이에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엘리가 신기하다.) 롭은 더군다나 vegan 이었다. vegan 이라 함은 치즈나 우유 같은 동물에게서 나오는 모든 유제품도 먹지 않음을 뜻하기에 그의 식단은 더욱 힘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기에는 아이스크림 속 유제품을 무시할 수 없어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우유대신 두유로 아침 우유를 대신했다.  그가 갑자기 왜 채식주의가 되기로 했는지 궁금해져서 물어보았다. 그는 그런질문을 처음 받은 사람처럼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음......글쎄, 채식주의 하면 동물이 덜 죽잖아, 또 그게 환경에도 좋을 꺼야, 그래 그거지 지구에 궁극적으로 도움을 주게 될 거란 말이지. 난 녹색당을 지지할거라고"(우리나라도 있는 그 녹색당)


그 외에도 몇몇 채식주의자들을 본 적이 있다. 음식을 주면 "나 채식주의잔데, 여기에 내가 먹으면 안되는 재료가 있는 건 아니겠지? " 하는 무리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의 먹거리를 결정했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 힘쓰는 이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채식주의가 되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영국의 대부분의 식당에는 채식주의 메뉴가 있었기 때문에 채식주의가 되는 것은 보다 쉬운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점점 식단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다. 꼭 흰쌀밥이 아닌 메뉴가 메인 메뉴가 되는 것이 흔하고, 샐러드를 한끼 식사로 하는 식당도 간간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가 되는데는 인종의 구성, 문화의 다양성 뿐 아니라, 식탁 위에서도 다양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나는 자신의 신념으로 자신을 먹거리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세상의 모든 채식주의자를 마음한켠으로 존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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