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숲 Nov 21. 2017

고오급은 아니지만

길에서 만나면 반가운 그맛, 그게 바로 꽈배기의 맛, 꽈배기의 멋



<베를린일기>로 나를 최민석표 개그세계로 초대했던 최민석 작가가 지난 2012년에 발간했던 에세이집 <청춘,방황,좌절,그리고 눈물의 대서사시>가 개정판 #꽈배기의맛 으로 다시 빛을 보았고 후편 <꽈배기의 멋>까지, 1+1 세트구매! 마케팅을 펼치고있어서 이러면 안살수가 없지요 허허허 하며 손에 쥔 책을 읽어보았다. 꽈배기처럼 배배꼬인 시선으로 본 세상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보단 고오급 제과점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쉽게 만들진 못하는, 지나다 만나면 저도 모르게 손을 뻗게되는 마력을 지닌 글, 이라는 의미로 꽈배기씨를 차용했다한다.

읽어보니 정말로 딱 꽈배기다. 그야말로 건성건성. 대충 꼬아 대충 튀겨 대충 설탕을 툭툭툭. 그러나 쉬워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나도 쓰겠네, 라고 생각하다가도 일단 ‘꾸준함’에서 밀리고 그 다음은 세상을 읽는 ‘시선’에서 밀린다음에 최종적으로 이 달콤하고 즐거운 ‘글맛’에서 낭떠러지. 무릇 조-흔 에세이란 윤오영님과같이 정갈해야한다 생각하고, 이왕에 나도 만약 글을 쓴다면 그분과 같은 아름다운 글을 쓰고싶다, 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있지만 최민석작가식의 유쾌한 글도 나쁘지 않을것같다. 그리고 실제로 내 성격도 이쪽(...)에 가깝고. 정갈함이 뭔가요...먹는건가요.

책 읽기, 영화보기, 음악듣기, 여행가기. ‘뭐 하려고 하냐’라고 질문받으면 ‘글쎄...정말 뭐 하려고 읽는거지 (보는거지, 듣는거지,가는거지-)’라고밖에 답할길이 없는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일들. 그래도 안하는것 보다는 하는것이 더 나은거라고. 앞으로도 즐겁게 계속 해 보자고 새삼 다짐. 그리고 또 이것저것, 나도 해보자! 해볼래! 하고 생각한 몇 가지를 남겨준 책. 사실- 나 이런거 해보려고, 라고 말만하고 하지 않은 수 많은것들 때문에 가볍고 우스운 사람이 되는것 같아서 서른이 넘은 후론 차라리 뭘 하겠다 생각을 애초에 하지말자는 주의가 되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백가지를 하겠다 말하고 단 한가지만 지켜도, 아무것도 안하는것보다는 나은거라는. 다만, 스스로에게만 말하고 다짐할것. 너무 경박스러운 사람이 되긴 싫으니까� 자 이제 맛, 을 읽었으니 멋, 을 이어 읽어볼까







아무래도 같은 스타일의 글을 연달아 읽으니 흥이 사그러드는 느낌이 드는건 어쩔수 없었던 #꽈배기의멋 이었다. 실제 글을 쓴 시간은 <꽈배기의 맛> - <꽈배기의 멋> - <베를린일기>순일테니 초반의 번뜩이는 위트가 >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려 빛을 잃었다가 > 타지 (베를린) 생활이라는 일탈속에서 다시 빛을 발하는 그림인가. 역시 사람에겐 자극이 필요함을 몸소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시렸다. 게다가 이 책은 '청탁'받아 쓴 글이라서 그런지 뭔가 조금 조심조심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책후기에 '내가 즐겁게 살기 위해 남에게 상처 주는 것이 무엇보다 싫어졌다(p.284)'라는 말씀처럼, 스스로 글을 씀에 있어 조심하려는 태도가 드러난 것도 같고. 그러다보니 재미가 사라지고 말았다. 유감일세.

사실 남에게 면박을 주며 웃기는 강호동식 개그는 질색이었고, 본인이 망가지며 웃기는 유재석식 개그가 좋았다. (지금은 버라이어티 자체를 안본지 꽤 되어서 이 둘의 개그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가 없네.) 글 역시 그렇다. 남을 깎아내리고, 남을 재료삼아 낄낄대는 글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법. 최민석 작가님이 딱히 그런 글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남의 이야기' 자체를 주제로 삼는것 자체가 불편하셨던것 같기도 하다. 그럴때일수록, 본인을 망가뜨리면 됩니다. 내탓이오 모드로 돌입하여, 부디 앞으로도 즐거운 에세이 많이 써 주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내 깜냥을 인식한 그 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