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아바 Feb 18. 2023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2)

요리사_양승연

이 글은 요리사 양승연 인터뷰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2부입니다.

1부 먼저 읽고 오시려면 :)  클릭


P. 어떤 ‘지향’을 일상의 실천으로 연결하는 경험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기도 하잖아요. 채소 요리를 더 공부하고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요리사로서 열린 ‘새로운 세계’가 있다면 소개 부탁 드려요.


‘채소는 왜 메인이 될 수 없을까. 센터피스가 채소일 수는 없을까’. 항상 의문을 가졌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거니즘이었어요. 비거니즘을 지향하게 되면서 이 질문은 더 이상 질문이 아닌 과정이 되었고, 새로운 맛을 찾기 위해 채소를 다양하게 요리해보고 있어요.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저만의 채소 레시피를 계속해서 창작하고 싶어요. 새로운 맛을 알아내는 건 언제나 흥분되는 일 같아요.


P. 비건레시피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프렌치 비건레시피로 한정한 이유가 있나요? 그중에서도 가장 애정하는 레시피가 있다면? 


프렌치 비건레시피는 비건레시피를 개발하는 시작 단계에서의 제 모습이라고 봐주시면 될 거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을 제 요리에 담아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장 애정하는 레시피라고 한다면 올리브 버섯 콘길리에가 딱 떠올라요. 요리 스터디에서 창작했던 메뉴들 중 가장 좋아하는 요리예요. 이 요리에는 제가 좋아하는 재료들인 올리브, 버섯, 고수가 다 들어 있거든요. 

P. 비스트로에서 시작해 일식당, 프렌치 레스토랑을 거쳐 베이커리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요리를 해오셨는데요, 승연 님의 다음 행보가 궁금합니다. 작업실을 준비하고 계신다고요.


네 맞아요. 드디어 저만의 공간이 생겨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셨던 곳인데, 두 분이 사용하셨던 가구들을 제가 사용해 볼까 해요. 동생이 어릴 때 낙서한 흔적이 그대로 남겨진 가구도 있는데 그게 제일 마음이 가는 가구예요. 제 작업실에서 요리도 하고 글도 쓰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보려고요. 와인도요!


+ 2023년 2월 현재, 요리사 양승연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셨던 집을 자신의 작업실로 바꾸어 '썸머링'이라는 이름의 공간을 열었다. 이곳에서 양승연은 프라이빗한 예약제 식당의 오너셰프이자, 요리와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쿠킹 클래스, 비건과 논비건 모두가 맛있게 즐기는 월간 채식뷔페 등을 운영하는 기획자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채워나가고 있다.  @summe_ring_


P. 재료의 손질부터 맛과 향, 플레이팅까지 여러 가지 영역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직업인데요, 마지막으로 승연 님 자신은 스스로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지금은 제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이기에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운 거 같아요. 하지만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늙어서까지요.  나이 먹어 할머니가 되었을 때에도 백발에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하고 계속 요리하고 있을 거 같아요. 그리고 그때까지 요리를 사랑하고 있을 것 같아요.




첫 만남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친밀한 마음을 나눈 시간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만나 함께 먹을 음식부터 만들다 보니 어색함을 깰 필요도 없이 서로 돕느라 바빴다. 대파를 다듬고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데친 쑥을 갈아 파스타 소스를 만들고 색이 고운 자몽을 곁들여 한 끼 식사를 완성하고… 글로 볼 때는 몇 줄에 불과하던 레시피가 한 줄 한 줄 깊은 고민과 수많은 반복의 결과물이었음을 몸으로 배우는 시간. 질문하고 답을 듣는 일보다, 요리사 양승연이 제안하는 레시피를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요리하는 사람 양승연’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에는 특별 부록을 곁들인다. 바로 ‘프렌치 비건 레시피’ 클래스를 통해 <대파수프와 쑥&느타리버섯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본 PADO 멤버들의 후기다.



[특별부록] 
‘요리하는 사람’ 양승연이 안내하는 <프렌치 비건 레시피 in 삼각동> 클래스 후기

참가자 1. 희영
“비건 요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첫걸음으로 시작하기 알맞은 수업 같아요. 접시 위에 완성된 요리를 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의 과정, 그 과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자연에 대해 감사함까지, 누구나 요리와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수업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이 수업을 통해 그녀의 레시피를 맛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참가자 2. 희진
“하나의 레시피를 완성하기까지 한 사람이 들이는 시간과 애정, 힘들고도 즐거운 고민을 엿볼 수 있었어요. 제철 채소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재료를 선택하고, 그 재료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조리법을 연구하고, 예상하지 못한 재료를 더해보고, 직접 만들고 먹어보는 과정을 수십 번 거친 후에 나왔을 한 접시의 요리를 함께 만드는 과정 자체가 한 사람을 깊이 만나는 경험이었고, 창작의 기쁨과 슬픔을 오감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 3. 가혜
"시즌1이라고 말할 수 있는 <프렌치 비건 레시피 in 삼각동>의 시작과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요리에 필요한 모든 도구와 식기, 패브릭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부터 부모님 댁까지 뒤지던 날들, 채식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친숙하면서도 시각적으로도 돋보이기 위한 고민과 실험들, 승연 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사람들이 함께 그 요리를 만들게 된 과정을 다시 떠올려보니 한 마디가 떠오르네요. ‘이게 되네.’ 참가자 입장이 되어보니 클래스에서 준비한 모든 도구와 재료, 흐름이 만족스러웠어요. 이제는 장소적 한계를 벗고 온전히 독립된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날 준비하는 승연 님의 요리가 더욱 기대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