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민호 Jan 09. 2016

Blade&Soul이라는 게임에 관하여

"인생게임"에 대한 나만의 고찰

나는 블레이드 앤 소울이라는 게임을 통해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내가 지금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있게 해주었다.

내 인생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


Blade&Soul, 블소가 오픈한지 벌써 5년이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블소라는 게임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게임이라는 매체는 로우폴리에 반 턴제 전투같은걸로 스킬키나 누르면서 툭툭 치고

적당한 넓이의 맵에서 다음 맵으로 넘어가려면 포탈이나 좀 타고 스토리라는 개념은 없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도 물론 아이온이나 그라나도 에스파다라던가, 마비노기등등의 넓은 맵을 가진 게임들이 했었지만.

그때 내가 했던 게임이라고는 고작 메이플스토리나 던파같은 2D 도트게임이라던가 그랜드체이스나 엘소드같은 3D 카툰 액션게임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사실 당시에는 PlayNC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을 하면 '안 되는'게 맞았다.

하지만 당시 어머니를 비롯해서 우리 가족 모두의 아이피라던가 주민번호부터 사이트 이메일까지 모두 관리하던터라 어머니의 명의로 NC계정을 생성하는것은 어렵지 않았다.

블소가 CBT를 예고했을 무렵 바로 NC계정을 만들어서 바로 CBT 신청을 넣었다.

결과는 당첨. 나는 고대하던 블소를 남들보다 먼저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우리집 컴퓨터 사양이 그리 좋지 않아서(펜티엄 듀얼코어에 9800GT였다)

거의 가지않던 PC방이라는 곳을 가서 아직 깔려있지도 않은 블소를 1시간에 걸쳐서 설치하고

드디어 블레이드 앤 소울이라는 게임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키자마자 놀랐던건 바로 성우들의 연기.

이게 게임인지 영화인지 구별이 안갈정도로 훌륭했고, 마치 내가 진짜 막내가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방에서 나오자마자 보였던 무일봉의 아름다운 풍경.

내가 하던 게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표현하면 알맞을정도로 난 넋을 놓고 보았다.

이래저래 풀보이스와 멋진 환경 그래픽, 애니메이션과 시네마틱 영상에 심취해가면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막내와 막내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만나고 헤어지는 등장인물들에 동정이나 연민, 호감이나 분노 같은 감정까지 느낄수 있었다.

전에 해본 게임들에서는 쉽게 느낄수 없는 감정이었다.



게임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화중사형의 죽음,팔부기재의 희생,홍문파 사형들과 사부 홍석근에게 올리는 제사.

거기다 부캐키우면서 프롤로그때도 또 울었다.

내가 게임하면서 울거라는 생각은 절대 못했고, 사실 지금 블소말고 다른 게임 하면서도 잘 안운다.


블소를 보고 망겜이니, 자캐딸용 룩딸겜이니, 밸런스 폭망게임이니 많이들 말한다.

사실 인정한다. 밸런스는 엉망이고, 커스터마이징에 나도 8시간씩 쏟았고 의상 하나 얻기위해 하루온종일

보스찾아 삼만리를 떠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블소는 나에게 인생이었고, 내가 지금 서있는 길에 이정표를 제시해 준 게임이다.

아마 블소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겠지.

그만큼 블소는 나에게 충격이었고, 지금은 추억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사실 이번에 올라온 블소 개발자 크레딧

http://bns.power.plaync.com/wiki/%EB%A7%8C%EB%93%A0+%EC%82%AC%EB%9E%8C%EB%93%A4

을 보고 또 울었다.

아무리 블소보다 그래픽이 좋고, 스토리 구성이 짜임새있고, 음악이 좋은 게임이 나온다 한들

내가 그 게임에 블소보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은,

내 인생게임은 블레이드 앤 소울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아티스트로서의 선택과 집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