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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현 Kee Kim Nov 10. 2020

스토리 사실분?[모베러웍스&놀면 뭐하니?]

왜 나는 모베러웍스의 제품과 싹스리&환불원정대의 데뷔 무대를 기다렸을까?

짧아진 콘텐츠 소비 시간


모바일 중심의 시대로 이동하면서, 유저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들도 보다 짧은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숏폼 비디오의 형태로, Instagram 스토리, 틱톡 콘텐츠, 유튜브에서의 숏폼 광고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콘텐츠 자체의 길이가 짧아진 것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틈들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스마트폰/네트워크 속도/우리들의 빠른 엄지 스크롤 때문에, 걸어다니면서도 보고, 대중교통에서도 보고, 점심 시간에도 보고, 잠자기 전에도 보는 등)

제한된 시간 속에서 빛나는 창의성: 6 YouTube 범퍼 광고를 통한 새로운 스토리텔링
https://www.thinkwithgoogle.com/intl/ko-kr/marketing-strategies/video/constraints-in-6-seconds/
"콘텐츠  짧게"...숏폼 전쟁 뛰어든 포털
https://m.sedaily.com/NewsVIew/1Z1DTTY3Z4#cb

그러기에, 마케터로써 나중에 뿅하고 개봉박두 하듯 코어 메시지를 숨겨놓지 않게 되었다. 바로 앞단에서 아주 강하게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작하는 경우들을 볼 수 있다.

적어도, 30초 이내를 넘어가지도 않고 그 안에서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무신사x유아인 - “다 무신사랑 해”
https://youtu.be/StDrAyH7RNA
무신사x유아인 - “다 무신사랑 해 CF 광고”


놀면 뭐하니? - 데뷔 무대 궁금해서 미치겠지? 
모베러웍스 - 노동자의날/TMI


놀면 뭐하니?

하지만 짧아진 광고 콘텐츠의 호흡과는 별개로 긴 호흡의 콘텐츠들이 시선을 잡고 있다.

MBC 토요일 프로그램으로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함께 돌아온 놀면 뭐하니?’프로그램 구성의 이야기다.

언젠가부터 예능 프로그램들의 템플릿화된 것 같은 구성에 멀어진지 오래가 되어버렸다.

집에서 TV로 본방사수를 하느니, 유튜브나 Facebook 와치를 통해 클립영상들로 대체해버렸다.

대충 웃긴 부분들만 모아놓은 하이라이트면 볼 건 다 본 듯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의 프로그램에서는 한 편의 콘텐츠보다는 하나의 ‘최종 결과물’에 목표를 둔 ‘시리즈’ 형태의 작품이었다. 프로그램 내내 어리둥절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결과물을 향해 달려과는 과정까지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또한 시청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힌트를 얻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마지막은 데뷔무대 등으로 빵 터뜨리는 마무리로 장식한다.



모베러웍스

A LITTLE JOKE FOR FREE WORKERS
모베러웍스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유쾌한 메시지를 전하는 브랜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앞서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과 경험을 만드는 브랜드


모베러웍스 홈페이지: https://mobetterworks.com/
MoTV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zH1reT-yZWs2Y4_vKmAJqQ
모베러웍스의 미디어, MoTV(유튜브 채널)

모베러웍스가 보여주는 제품 론칭/오프라인 행사 오픈의 과정 또한 새롭게 느껴졌다.
보통 제품을 론칭하고 행사를 오픈하는 경우에는 당일에 모든 과정들을 '짠'하게 보여주기 마련이다. '당일 짠'이라는 프레임으로 진행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에 적어보면 아래와 같을 것 같다.

1. 당일의 모든 트래픽을 와장창 모으기 위해서?
2. 우리가 준비하는 것을 카피할 수 있기 때문에?
3. 확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함?

모베러웍스는 위 프레임과는 다르게, 제품 출시와 행사 당일까지 미디어를 통해서 모든 과정들을 공개해왔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에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노동자의날/'돈' 등)점의 고민에 대한 영상, 달려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파트너들, 모쨍이(MoTV 팬 닉네임)들과의 라이브, 댓글을 통한 힌트얻기, 마지막 제품 론칭 및 행사 오픈의 과정들이 모두 담겨있다.


놀면 뭐하니? 모베러웍스의 공통점은 아래 3가지의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1. 흐릿한 첫 시작(시작점 - 이게 어떻게 나올까라는 궁금증)
2.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사람들, 여러 시도들을 만나는 과정)
3. 유저와 소통으로 힌트 얻기(라이브, 댓글)

바로, 프로젝트의 모든 순간들을 고객들과 함께 영위하는 것. 고객들과 함께 달려 온 프로젝트의 마지막 여정을 간직할 수 있는 제품/행사 그리고 데뷔무대를 고객들에게 다시 한 번 셀링하는 과정이다.


그러면 서로 다른 두 브랜드(놀면 뭐하니? 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하나의 '단어'로 인식되었기에, 브랜드라고 생각한다.)가 어떻게 비슷한지 과정들을 비교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흐릿한 첫 시작

놀면 뭐하니? - 믿어! 그래서 더 궁금해

놀면 뭐하니에서는 첫 시작에서부터 기대감을 우리 마음에 심어버리고만다. 김태호PD와 작가진들의 예상할 수 없는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기대부터, 이에 부흥하는 유재석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보여준다. 이렇게 완벽하지만, 끝의 결과물은 어느정도까지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결과물의 형태, 스케일의 크기, 이후 생겨날 파급력 등). 막연한 결과물에 대한 흐릿한 피상체를 그려 놓고 프로젝트는 시작이 된다. 시작점에서 걱정이 많은 유재석의 모습들도 시청자들에게는 더 큰 기대감을 주는 것이라고 본다.


드럼을 칠 줄 모르는 사람이 공연을 한다고? 예전의 전성기를 누리던 가수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고 앨범을 낸다고? 프로듀싱까지 한다고? 무모한 결과를 기대할수록, 시청자들의 마음은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모베러웍스 - 일하는 사람들의 공감 100%

모베러웍스의 시작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회사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는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작하는 프로젝트의 예상결과는 이럴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모른다는 것. 모베러웍스는 현실의 과정을 하나의 시리즈물처럼 보여주어 수많은 일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두나띵클럽 시즌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뒤, 시작할 다음 시즌의 컨셉에 대해 고민하는 첫 시작점. '돈'이라는 컨셉으로 시작하기로 한 상황에서 결과는 단지 상상하고, 궁금하다!라는 긍정적인 흥분감으로 노동자들의 마음을 훔친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의 결과는 모른다는 것이 큰 함정이자 큰 기대감이다.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과정

놀면 뭐하니? - 하나의 무대를 같이 만드는 사람들

매 프로젝트마다 유재석 혼자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마지막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들어가는 재미도 시청자들에게는 기대감 중에 하나이다.


환불원정대에서는 라도를 만나서 유재석의 탑100귀를 알리기도 하였고, 라도가 가지고 있는 재능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기회까지 보여줬다. 라도와의 만남을 통해서 미완성인 곡을 시청자들에게 노출시킨 것이 '오, 이제 진짜 노래가 만들어지려나?'라는 기대감을 제공한다.


싹스리에서도 뮤지와의 만남에서 #당가다당 비트를 주고받고, 음악에 대해서 자유롭고 웃기게 이야기하는 장면들도 마찬가지이다. 노래가 선정되지는 않을지언정, 데뷔무대를 만들 음악의 탄생 과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여러가지 시도들이 지나간 뒤 나오는 최종 결과물은 더 기대되기 마련이다.


모베러웍스 - 파트너십, 자유롭지만 부러운 그들의 의견 나눔

모베러웍스가 만난 두나띵클럽과의 만남의 과정, 노동자의 날을 만드는 과정도 흥미롭다. 

두 그룹은 '노동자의 날'을 위해 함께 하기로 한 파트너의 관계다. 회사 업무를 진행하면서, 파트너를 섭외하고 일하는 과정들은 쉽지 않다.


모베러웍스는 두나띵클럽과의 작업을 위해 발리까지 갔다. 그 곳에서 모베러웍스의 계획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서로가 나누기 시작한다. 이런 갑작스러움과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의 만남이 파트너십에서의 새로운 끈끈함을 준다고 생각한다. 모베러웍스가 보여준 진심이 보였다고 해야할까?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나띵클럽과 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그 곳까지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방식, 전지를 꺼내어서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그들의 이야기들이 공감되면서도 부러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야기에서 터져나오는 다양한 아이디어들과 그에 대한 이유들도 자유롭게 주고받는 것이다. 새로운 조합을 보면서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움들이 터져나온 순간들을 '일하는 사람들'은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유저와 소통으로 힌트 얻기

놀면 뭐하니? - 작가진의 고된 아이디어 회의를 없애준 시청자들과의 라이브

놀면 뭐하니의 재미있는 점은, 시청자들로부터 힌트를 얻어낸다는 것이다.


싹쓰리에서 보여줬던 라이브 방송들이 대표적이다. 각자의 닉네임을 시청자들과의 라이브 방송에서 힌트를 얻는 포맷이었다. 비 - 비룡 / 유재석 - 유드래곤 등의 아이디어는 시청자들의 댓글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시청자들로부터의 의견이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과정이 없었다면, 작가진들이 머리를 맞대고 부캐의 이름을 지어야하는 어려움, 혹은 간혹 터져줘야하는 출연진들의 아이디어를 기대해야하는데, 이 또한 시청자들이 좋아할지 모른다는 막연함이 있다. 그런데, 시청자가 직접 지어준 닉네임이라면? 게다가 실시간으로 댓글로 'ㅋㅋㅋㅋㅋㅋ'를 연발하는 반응들까지 나온다면? '놀면 뭐하니?'에서는 정말 리얼로다가 WHY NOT이다.


시청자들은 본인들이 지어준 이름이기에 더 애착을 갖게 될 것이고, '싹스리 그룹에 대한 소속감, 내가 만든 그룹이다'와 같은 마음들이 시청자의 마음속 어딘가에 몰래 자리 잡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모베러웍스 - 3만명의 마케터가 함께 만드는 브랜드

참, 모베러웍스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레버웍스는 3만명의 브랜더(MoTV의 구독자는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지 않을까?라는 생각하에)가 함께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모든 유튜브 콘텐츠에는 000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후 콘텐츠는 그 댓글을 공유하고 적용한 상황을 공유한다.


3만명의 브랜더가 만드는 회사라니, 생각해보면 대기업도 이런 대기업이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시즌 컨셉에 대한 아이디어, 모쨍이라는 이름부터, 모빌스그룹의 키워드, 일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의 팁 등을 브랜더들에게서 받는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과정에 팬들의 참여를 녹여낸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결과물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팬들의 소속감을 부여했다. 결국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에 팬들의 시간이 투자되었기에 결과물들의 퀄리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모쨍이들이 결과물이 '짠'하고 나오는 날에 바로 결제를 하러 달려가는 모습, 행사장에 뛰어가는 모습까지 상상하게 된다.



스토리를 함께 만들고, 셀링하기

놀면 뭐하니?, 모베러웍스는 긴 호흡의 스토리를 만들고, 결과물을 탄생시키는 힘을 가졌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비의 시간이 더욱 빨라지는 점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그러나, 결과물을 위한 과정들을 스토리로 만들고, 이를 시청자, 팬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이 새로운 셀링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 스토리에 빠진 사람들은 무대를 볼 수 밖에 없고, 제품을 살 수 밖에 없고, 행사장을 달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함께한 스토리의 결말을 누가 놓치려고 할 것인가? 본방사수 해야한다는 말은, 여기에서도 통한다.


두 브랜드는 결국에 스토리를 셀링했다. 그 세일즈 전략은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긴 호흡의 스토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래와 같은 행동을 취할까?

그 무대를 보고 감동을 느낄까? 

그 제품을 간절히 사고 싶을까?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까?


일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써, 위의 고객의 전환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수 배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스토리가 담긴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가진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방법은 어떨까?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을 미디어로 생각하는 방법, 그들을 네트워크로 삼아 새로운 전염을 시키는 것.

잘 모르겠다! 하지만, 두 브랜드도 이에 대해 분명히 고민할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풀어나갈 과정에 대해 더욱 큰 기대를 가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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