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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현 Kee Kim Nov 13. 2021

보통 사람인 나를 위한 피플펀드

고마웠던, 1년의 소중한 순간들을 담았어요.

쉼이 필요하다는 가면으로 가린 불안함


참 2020년 잘 풀리지 않는다, 마음처럼 삶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 말과 생각에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던 삶.


아무 생각 없이, 일이라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쉼을 갖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평일에 운동도 꾸준히 하고, 늦잠도 자니 이만큼 편한 삶이 없더라구요.


그러면서도 걱정은 되어갔어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으면 하는 괜한 경쟁심이 많은 사람이라, 무섭고 떨리는게 한켠에 있었던 거죠.


이렇게 평소와 다르지 않게 늦게 일어나서, 늦점을 먹으려던 도중

앱 푸시 하나가 띵 하고 내려왔어요.

리멤버를 통해 ‘피플펀드’ 퍼포먼스 마케터 제안이었죠.


피플펀드와의 첫만남

숫자를 배우고 싶었고, 세렝게티를 가고 싶었다.


그간 너무 귀하게, 마케터로써 특히 브랜딩과 관련해서 즐길 수 있는 경험들을 해보았어요.

꿈에만 그리던 DDP, 새빛둥둥섬, 제주도에서의 플리마켓 등 복에도 겨운 오프라인 이벤트를 했었어요.

체험존을 만들고, 무대를 세우는 모습을 보고, 참석자를 초대하고, 엄청난 스피커분들의 세션을 함께 만들어가는 순간들 가운데에 있었죠.


그러면서도 마음속에 있던 하나는 이거였어요.

숫자로 일을 이해해보고 싶고, 숫자로 이야기하고, 논리적인 숫자를 만들어서 결과치를 분석해보고 싶다.

글로만 보았던, 퍼포먼스 마케터들이 하는 숫자의 효율, 성과 분석, 다음 액션플랜에 대한 고민.

이 경험들이 저에게는 너무 탐나고 꼭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시기가 아니면 왠지 평생(?) 못 할 것만 같다는 조바심도 생겼죠.(이런 생각은 안했어도 될 것 같은데..)


이 생각으로 가득찼던 저에게 피플펀드의 제안은 너무나도 신기하고, 고마웠고, 기대되었어요.


면접을 보는 내내 쉽지는 않았던 과정이었지만, 저도 회사도 솔직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피플펀드에서의 생활이 시작했어요.



와, 진짜 새롭고, 어색하다

그간 파워포인트로 이쁘고, 멋지고, 눈이 뒤집힐 것만 같은 비쥬얼만 보았는데,

내 눈 앞에 이제는 ‘구글 스프레드시트’만 켜져있는 상황..


모든 것이 숫자로 움직여지는 상황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왜 이런 이벤트를 시작하는지, 어떤 실적을 만들을 수 있을지, 최악의 결과와 최상의 결과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말은 멋있지만, 사실 보면 그렇게 멋드러지진 않을 거에요)

하나하나 저에게는 새로운 일이었어요.


1. 우리의 마케팅활동은 실적과 관련되어야 한다.

2. 얼마나 많은 대출자를 만들 수 있고 / 투자금을 실행시킬 수 있을 것인가.

3. 우리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싶으나, 지금 당장의 실적과 관련된 일이 우선순위이다.

4. 비용은 우리 회사 매출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예상해야하며, 이 모든 것을 월 단위로 예상하고 진행해야한다.

5. 결과를 분석할 때, 인사이트는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6. 찾아낸 인사이트를 어떻게 다음 이벤트 스킴에 반영시킬 것인가.

7. 그리고, 눈 뜬 장님이 되지 않기 위해서 직접 데이터를 뽑을 수 있는 SQL을 배우자.



솔직히, 굉장히 정적인 상태에서 일하느라 굉장히 어색했어요.

그리고 조금은 걱정 되었어요. 내가 이렇게 만든 숫자가 정말 된다고..? 안될 것 같은데..? 안되면 어떻게 해..? 그리고 이 방법이 맞아..?

이런 고민이 있으면 팀장님의 도움으로 머리를 조금씩 깨고 편해졌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고 있던, 새로운 접근법을 알게 되었고 하는 일들에 대한 성과의 의미들도 더 알게 되었어요.



이게 짜릿함이구나..


누가 보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숫자 놀이 하는거 아니야?’

왜냐면, 어떤 숫자를 어떻게 바꾸냐에 따라 결과치가 달라졌거든요.

그런데요, 그 숫자들은 그냥 키보드를 두들겨서 나오는게 아니라 논리적인 이유를 통해서 나오는 숫자들이었어요.


우리의 타겟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이력들이 보여지고 있는지, 지난 번 이벤트에서는 이렇게 움직임을 보였으니

나올거라 예측되는 숫자들이었죠.


우리는 예상되지 못하는 숫자들을 가지고 일을 할 순 없었어요.

맞춰야하는 KPI가 있고, KPI를 위한 예산이 정해져있고, 이를 정말 사용했고 결과를 만들어냈는지가 중요했어요.


항상 마지막달 마지막 주 느껴지는 그 쫄깃함과 마지막 날에 실적을 수도 없이 새로고침 눌러가며 확인할 때의 그 감정은 처음 느꼈어요.


짧은 1년동안, 일의 시작, 준비, 결과를 바라보는 제 모습이 많이(개인적으로만 그렇습니다.. 그간 해오신 분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되어요!) 바뀌어가는 걸 느끼게 되었어요.

‘이게 우리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 대출자, 투자금을 얼마나 만들 것인가? / 제휴라면, 정말 우리 서비스에 관심이 있을 제휴사인가? / 숫자를 때려보고 우리한테 이득인가?


이러면서 Go & Stop에 대한 판단을 하게되기도 했어요.

Short-term / Long-term에 개념을 더 넣어야 하고, 다른 Business-View를 가지고 판단도 해야하지만

배우면서 실무로써 기억에 남았고, 잘 배웠던 점은 저 위에 남겨놓았던 판단기준이었던 것 같아요.


새롭다. 법


법무팀과 일하는 것은 저에게는 엄청(?) 새롭지는 않았지만, 이만큼 제대로 배웠던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이 되면서, 더욱이 금융업자로서의 지켜야하는 의무사항, 마케팅시 유의사항, 제휴사와의 계약 사항 등이 더욱 조심히 다루어졌어요.

같이 합을 맞춰주신 법무팀 동료분들 덕분에 많이 배워가며, 신세도 져가며 법무팀과의 경험을 또 얻게 되었어요.


이 회사를 왔을 때 기대했던 리스트에는 없던 경험인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특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세계최초의 업이기에 우리가 만드는 매뉴얼이 세계최초이고 그 시작이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였어요.

우리가 시작을 만든다는 공동의 목표하에 법무팀분들과 머리를 싸매고, 때론 줄다리기도 하며 함께 만들어 갔어요.


마케팅에서는 이정도까지라고? 할 정도일 수 있지만, 금융업인만큼 더욱 안전하게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이 필요했어요.


1. 어떤 조사가 들어가냐에 따라 법무팀 승인이 나기도 하고 거절이 나기도 합니다.

아파트 ‘만’ 있으면 가능해요 vs 아파트 ‘라면’ 가능해요. > 누가 보면 뭐가 달라? 라고 할 수 있지만 의미는 확실히 달라요. 아파트만 => 다른거 상관없이 아파트만 / 아파트라면 => 담보물이 아파트라면

2. 광고매체별로 들어가야하는 유의사항

3. 광고와 랜딩페이지간의 관계를 생각하는 유의사항

4. 광고소구점을 증빙할 수 있는 백업자료 제출(정확한 백업자료들)

5. 이벤트를 하고 남겨야하는 증빙자료

6. 우리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안전성 및 정확성 체크를 위한 검수.


솔직히, 어디보다도 이렇게 철저하게 법무팀과 일 할 수 있는 기회는 갖기 어렵다 생각해요.

너무 좋은 기회로 법무팀과 일했었던 경험이 저에게는 새로웠어요.

많이 배웠고, 법조항들을 봐야하는 이유와 우리가 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하는지를 알려주었던 경험이에요.



새로운 업을 만들고 있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을 우리는 만들었고, 함께 이끌어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이다보니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이 first-step, first-try, first-performance, first-legacy, first-Marketing-grammar 였어요.

막막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인데요.

그래도 더 의미 있었어요. 우리나라에 새로운 업의 마케팅을 우리가 ‘처음’ 하고 있구나!

누구보다도 준비했던 기간에서의 설레임도 느껴보았고, 업이 만들어졌을 때의 환호도 느껴보았고, 업을 하면서의 실제 움직이는 모습도 보았어요.


느꼈던 이 모든 것의 ‘처음’순간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어요.


조금 더 솔직해져볼까요


정말 저는 좋았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안해봤던 것들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믿어주었다고 생각해요.

그간 해보지 못했던 것들만 해서 시간이 더 많이 쓰였고, 실수도 많았고, 실패도 했어요.

하지만, 그 상황에서 이 모든 것들이 처음이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들을 깨달았을 때는 위안이 되었어요.


생각과 행동 가운데에 그 전에는 없었던, 배우지 못했던 것들이 쌓여가고 있는 것을 느꼈어요.

이러면서 피식 웃게도 되었고, 정말 저도 어이가 없었어요.

내가 이런 걸 할 줄 알게 되었다고? 나한테 이런 일을 맡겨준다고?


피플펀드에서 만났던 분들은, 정말 솔직한 분들이었어요.

특히 팀장님, 그리고 TF장으로 움직여주셨던 대표님도 커뮤니케이션은 솔직하고 간단하고 명료한 것을 좋아했어요.

이게 저에게는 너무 좋았어요.

거짓 없이, 솔직함으로 피드백을 받고 그 다음의 액션플랜을 만들도록 판을 깔아주셨던 그 시간들을 선물받았다고 생각해요.


퍼포먼스 이력이 없었고, 숫자로 일해보지 못했던 사람에게 이렇게 Empowerment를 주고,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 그 시간과 마음들이 너무 너무 고마웠어요.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새로운 것 하느라 너무 빡세지 않느냐, 해봤던 것들을 하면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지 않느냐, 대출/투자라는 업이 너무..그런 것 아니냐,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더 좋았어요.


평생을 일하면서 하나만 하고, 해보았던 것만 하기에는 제 삶이 너무 아쉬워요.

느껴볼 수 있는 감정과 경험들은 최대한 많이 보고,느끼고,맞아보고 싶어요.

그래야 그 상황에 있는 누군가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조금 더 빠르게 좋은 방향을 안내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피플펀드가 말하는 대출이 무엇이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legacy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땠고,

퍼포먼스마케팅은 어떤 View를 가져야 하는지,

구글 스프레드시트가 필수 work tool이라는 것..

SQL로 우리 고객을 내가 뽑아서 분석할 수 있다는 것..


저한테는 설레였고, 두려웠고, 기대되었고, 짜릿했던 순간과 경험이었어요.

1년간의 이 경험이, 저에게는 너무너무 이야기하고 싶은 경험들이에요.


행복했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저에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주었고, 제 어깨에 기대주었던 회사와 동료들.

이제는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에서 떠났지만, 1년 동안 주었던 소중한, 정말 소중한 시간들 고마워요.


‘보통 사람을 위한 보통이 아닌 금융’

‘보통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피플펀드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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