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회사와 외국회사의 한국지사 마케터로 일하는 차이
마케팅이라는 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손에 꼽히는 잊지 못 할 기회를 얻었던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글로벌 회사의 한국 지사 런칭을 위한 첫 한국팀 마케터로 일을 해 본 경험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지금은 이 회사를 떠난 상황이지만 이 경험이 평생에 있어 해 볼 수 없을 수 있는 경험이라 생각해서 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글로벌 1위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https://stockx.com)/'의 한국 진출 마케터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마켓의 마케팅 시작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이었습니다.
스탁엑스라는 서비스는 connect the current culture with their passions 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세계의 다양한 한정판 제품들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C2C 플랫폼(Customer to Customer, 개인간 거래 플랫폼)입니다. 한국에서는 크림, 솔드아웃이 같은 서비스라고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스탁엑스는 2017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스탁엑스 때문에 형과 사업을 해보기도 했으니까요.
스탁엑스가 한국의 Content Marketer를 뽑는다는 잡포스팅을 보았고, 그 전에 잘 다니고 있던 스타트업에서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사실 그 회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로서 다양한 업무를 배우고 있었거든요. 저에게는 ‘숫자'로 일하는 갈급함이 있었고, 그 때까지 일하고 있던 스타트업은 저에게 그 갈급함을 해결해주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광고 / CRM / 파트너십 / 콘텐츠 등 다양한 것들을 숫자로써 접근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을 알려주었거든요.
그래도, 스탁엑스라는 이 기회가 성공하지 못했었던 사업의 목표를 대신 이룰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지원서를 넣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총 3단계였고, 5명과 보게 되었습니다.
폰스크리닝은 저의 포지션을 담당하는 미국 리쿠르터가 구글밋을 통해서 영어로 전화통화 하듯이 확인하는 절차였습니다. 이 회사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이력서를 기반으로 한 사실 확인 검증(?)같은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 역할은 어떠한 역할인지도 알려줬죠. 재미있었던 것은, 사업팀이 한국을 담당하는 Country Manager님을 제외한 첫번째 사업팀 멤버라고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구글밋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한국 Country Manager(편히, 한국 대표 - CEO 와는 다릅니다.)님과 한국어로 미팅을 했어요.
정말 다양한 부분들을 많이 여쭤보셨던 것 같아요. 이력중 파트너십을 진행했었던 케이스 중 성공적이었던 것들, 아쉬웠던 것들을 여쭤보셨고.
인플루언서와의 작업을 한다면 누구와 하고 싶은지 물어보셨어요. 그리고 제 이력중 사업을 했을 당시에 대해 여러가지를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질문은 ‘그 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라는 회고성의 질문이었어요. 저도 그 때 왜 사업을 했는지부터, 다시 돌아간다면 조금이라도 더 경험을 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무엇을 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느꼈던 것은, 왠지 이 역할은 컨텐츠 마케터의 역할만 하는 롤은 아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파트너십,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마케팅의 영역을 물어보셨거든요. 왠지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이겠다 싶었거든요.
3명의 마케팅 관련자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영어로 진행을 했어요. 다른 외국계 회사와 동일하게, 사전에 어떤 영역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할 지 알려줬어요.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역시 이 자리는 모든 마케팅 펑션과 일을 하는 자리겠다 싶었어요. 각 팀에 맞게 머릿속에 준비했습니다.
Director of Cultural Marketing: 컬쳐럴 마케팅팀이라는 정말 이름 그대로 멋있는 팀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은 어렵지만, 외부 파트너들과의 오프라인 행사, 브랜드들과의 협업 프로모션(단순 할인이 아닌, 컬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협업), 인플루언서 활동 등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내용은 재미있었던 한국의 스니커즈 문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가장 재미있었던 파트너십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물어봤어요. 사실 영어 인터뷰를 망쳐서, 많이 생각은 나지 않네요.
VP of Content & Integrated Marketing: 제가 지원한 팀의 가장 높은 담당자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 그대로 컨텐츠와 캠페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Integrated Marketing을 담당하는 팀의 VP였습니다. 제가 사업을 했을 때 썻던 컨텐츠에 대해서 물어보더라구요. 그 컨텐츠는 어떤 내용을 다뤘고, 단순히 외부자료를 넣기만 한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추가했는지를 굉장히 궁금해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스탁엑스의 기존 컨텐츠중 1)좋았던 것 / 2)개선했으면 좋겠는 것 들을 물어봤습니다. 너무 편하게 봤던 인터뷰의 분위기였어요. 정말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어요.
Director of Performance Marketing: 사실, 이 전 회사였던 이 전에 다니던 회사에 가장 감사했던 인터뷰 시간이었습니다. 그 곳의 경험이 아니었다면, 이 때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을 거에요. 이 때의 질문은 ‘퍼포먼스 마케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예시'와, ‘한국 진출시 꼭 해야하는 채널’들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어요. 퍼포먼스 마케팅에는 답이 있다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로직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말 할때마다 “Make Sense”라는 답변을 들어서 너무 뿌듯했어요.
이렇게 모든 인터뷰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영어로 인터뷰를 해야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잘 할 수 있을지 바들바들 떨며 긴장도 했었는데 그와는 너무 다르게도 편한 인터뷰였습니다.
결과를 듣기까지는 몇주가 지났던거 같아요. 사실 전화로 합격소식을 먼저 접했을 때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났어요. 지난 사업을 했을 때에도 아쉬웠는데, 이 시장이 한국에서도 너무 잘되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괜한 혼자생각에, 하늘이 주셨던 사업의 기회를 놓쳤던건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상상까지 하고 말이죠.(정말 우스게로 그랬고, 지금의 한국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는,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전략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 당시의 한국 리셀 마켓의 트렌드와 상황을 보자면, 스탁엑스에게는 위협과 기회가 모두 존재했었던 게 확실합니다. 예전에 수면 아래에 있었던 마켓의 기회와는 정말로 달라진 상황이었어요.
경쟁사들의 활동으로 인한 한정판 스니커즈/스트릿웨어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옴(PR에서도 다루기 좋아하는 주제) > 시장에 대한 인지도를 대중에게 알려야하는 비용이 없음
조던/덩크는 종류 불문하고 나이키의 스니커즈가 출시하면 솔드아웃이 되는 상황
스탁엑스는 글로벌 1위라는 기존 유저들의 기대감
한국에서는 후발주자로 시작.
이미 한국 마켓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경쟁 서비스들
한국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익숙하지 않은 UI/UX(외국 서비스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형태)
한국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결제 수단/배송 등의 운영
수수료 정책의 차이(스탁엑스는 계속해서 수수료를 받았고, 한국에서는 수수료 없이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글로벌에서는 선두 주자이지만, 한국에서는 후발 주자이자 외국 서비스로서 경쟁을 해야한다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비즈니스의 관점에서만이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마케팅에서는 고객의 머릿속에 잡혀있는 여러가지 어려움들을 사르르 녹게해주어야 한다는 고민도, 숫자적으로도 올리지만, 정성적으로 고객이 가진 생각을 바꾸는 것이 필요했다고 느꼈어요.
컨텐츠 마케터라고 입사는 했지만, 사실 인터뷰 과정에서 느꼈던 것처럼, Integrated Marketing Manager의 역할을 해야했습니다.
한국 회사에서는 사실 Integrated Marketing이라는 역할을 뽑는 곳이 없거나 드문 것 같아요. 이 역할은 외국계 회사가 한국지사의 마케터를 뽑을 때 종종 볼 수 있는 역할인데요. 어느 한 사이트에서 발췌한 Integrated Marketing 포지션에 대한 이야기에요. 어느정도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사이트)
Integrated marketing managers are responsible for overseeing all aspects of their company’s marketing efforts. They commonly work with a variety of different teams, including sales, customer service, product development, and public relations.
Job Duties
Developing and implementing marketing strategies, such as branding campaigns or event planning
Developing a marketing plan that aligns with the company’s overall business goals
Evaluating the effectiveness of marketing strategies by monitoring metrics such as website traffic, sales figures, and customer engagement
Creating marketing campaigns that integrate multiple channels such as social media, websites, mobile apps, and print ads
Managing the advertising budget to ensure that it is being used effectively
Creating marketing plans that focus on increasing brand awareness, engagement, and loyalty among target audiences
Managing the design and production of advertisements and marketing materials such as brochures, flyers, or billboards
Conducting market research to identify target markets and their needs, preferences, and behaviors
Developing a brand identity for the company or organization by creating a logo and other visual elements such as brochures, advertisements, or slogans
한 7-8년 정도 마케팅을 배워가면서 깨달은 한국 회사(한국에 본사를 둔 회사)와 외국 회사(외국에 본사를 둔 회사)의 마케팅 팀 내에서의 역할을 살짝 비교해보고 싶어요.
한국 회사 마케팅 부서: 팀장을 제외한 실무진들은, 각 영역에 특화된 마케터들을 채용(퍼포먼스 마케팅, CRM 마케팅, 컨텐츠, 소셜 미디어, 제휴, 크리에이티브 등)
외국 회사의 한국 지사 마케팅: 로컬 Integrated 마케터(각 나라의 마케터)가 본사, 혹은 속한 대륙을 담당하는 마케팅 펑션 담당자와 직접 일함. 쉽게 말해 혼자서 모든 부분의 마케터들과 일을 하는겁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외국 회사의 본사에서는 모든 분야의 마케터들이 똑같이 있습니다. 단, 진출한지 얼마 안 된 나라의 경우 그 나라를 잘 아는 현지인 혼자를 마케터로 두고 본사와 일을 하는 구조입니다.
모든 역할들이 쉽지 않겠지만, 각 팀의 KPI 맞게 한국의 캠페인을 잘 만들어가야한다는 도전이 존재하고 있었어요. 이 부분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거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더라구요. 이 점이 너무 저에게는 매력적인 역할이라고 다가왔습니다.
언제 이런 멋진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한국이라는 시장에 회사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함께 하는 것이었죠.
이 역할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역량들을 하나 둘 씩 고민하기 시작했고,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 또 다르게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재미는 또 다른 재미라는 걸 깨닫는 순간, 이 역할은 계속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가득찼습니다.
이 역할을 맡으면서 초반에는 사실 조금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기존에는 한 영역만을 맡아서 마케팅 업무를 기획하고 실행시켰다면, 모든 영역들을 고려하며 일을 해야했거든요.제가 일을 하며 느꼈던 이 역할이 저에게 주는 장점(좋은 경험)을 3가지로 뽑자면,
캠페인의 활동을 마케팅의 모든 펑션(프로모션, crm, content, affiliate, paid-marketing)을 고려하며 기획할 수 있어요.
마케팅 활동을 큰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어요.
글로벌 캠페인을 한국에 맞는 현지화를 시키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이런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기획과 설명을 통해 각 영역의 마케팅팀을 참여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왜 이러한 캠페인을 해야하는지,
한국에서 왜 이렇게 마케팅 액션이 진행되어야 하는지,
한국에서 왜 이 제품들을 피해야 하는지 혹은 진행해야하는지
이러다 보니, 초창기에 있었던 저의 습관은 ‘가장 자신 있는 영역을 깊게 들어감’이라는 것이었어요.
저보다 더 그 역할을 잘하는 팀 동료들이 역할을 맡고 있는데, 이 전 회사에서 하던 업무가 몸에 너무 남아 있었던 탓이었는지, 오히려 제가 특정 분야(예: crm의 타겟팅, 데이터 분석 등)를 파고드려했어요.
이러다 보니, 다른 마케팅 펑션들을 놓치기 시작했고 마케팅 특정 팀과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특정 분야를 아예 고려를 안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있는 존재의 이유와 제가 여기에 있는 존재의 이유를 잘 이해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현재 한국의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 결과물들을 각 팀의 동료들에게 전해주어서 그들과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큰 판을 만들어야 하는 역할이었던 거죠.
이 걸 하나 깨닫는데에도 꽤나 오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에요.
너무 매력적이었던 역할을, 실제로 어떻게 진행했는지 마케팅 파트별로 함께 이야기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글로벌 스타트업,회사의 한국 진출을 위한 마케터로 입사하시게 되는 분들,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너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