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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아 Jun 06. 2017

명료한 삶.

캐시플로 아카데미 마인드과정 수업 후기

1.

늘 그렇듯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우연한 기회에 캐시플로 아카데미에 가게 되고, 로버트 기요사키와 재무 흐름을 알게 되고, 마인드 과정까지 수강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배운 내용과 감정들이 휘발되기 전에 글에 담아놓으려고 한다. 긴 이야기를 짧게 하자면, 이건 자유에 대한 이야기이다.


2.

수업은 4가지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힘, 분별, 자유, 그리고 풍요.

'힘'과정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오감과 의식을 다룬다. 실제로 참여형 수업이라 오감훈련도 해보고, 의식을 통한 힘의 조절도 배운다. 초점을 한 군데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잡생각이 나거나 의식의 분산으로 피곤해질 때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나에겐 유달리 발달한 촉(!) 때문에 외부를 의식하고 에너지가 낭비될 때 종종 사용한다. 어찌 보면 간단한 스킬인데, 의외로 핵꿀팁이다.

 '분별'과정은 에니어그램을 통해 사람의 기질, 도구에 대한 이해를 하는 단계이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이 가지는 마음의 얽매임을 나타낸다. 감정이 생겨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결핍으로 인해 생겨난 프레임에서 벗어난다. 실제로 수업을 듣는다고 갑자기 벗어나지는 마법같은 건 아니고, 그것을 의식하고 내려놓는 것에 더 가깝다. 추가로 알려준 바이런 케이티의 '네 가지 질문'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건 마법이다(ㅋㅋㅋ).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글을 쓰고 그것의 주어를 바꿈으로써 관점을 전환해볼 수 있는 방법인데, 나는 뒤통수를 한대 맞은 것 같이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아, 내가 그동안 이런 프레임에 갇혀있었구나.'라는.

'자유'과정은 과거에 쌓인 마음의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을 배운다. 기억을 적거나 떠올리고 그것을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처리한다. 과거의 감정을 마음에 담아두고 매일 되새김질을 하며 자학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왜 미리미리 감정을 정리하지 않았나 싶다. 그때는 몰랐는데, 불필요한 감정을 정리하면 생각보다 마음이 편해진다.

마지막 '풍요'과정은 앞에서 배운 것들을 종합하여 원하는 것을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를 배운다. 무의식적으로 실패에 맞춰진 초점을 조절하고, 힘을 들여야하는 의지보다는 가벼운 의도를 사용하며,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얻는다.


3.

재테크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자꾸 마음이나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했었다. 두 번째 수업을 들을 때 까지도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정확이 이해하지 못했었다. 점차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앞에서 말했듯이 이것은 모두 자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업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주식, 펀드, 부동산 중 하나 이상씩은 손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된 목표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즉, - 캐시플로 게임의 설명을 빌리자면 - 금융소득/투자수입을 늘림으로써 노동소득이 없어도 생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재정적 자유에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1) 마인드 컨트롤 없이 탐욕에만 빠져있으면 재정적 자유에 이를 수 있는가, 그리고 2) 이루었다고 한들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결국은 환경과 더불어 마음을 다스리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풍요롭게 - 행복하게 - 살아가는 것이 모두의 바람 아닌가.


4.

마지막 수업을 들은 지 2주가 넘어가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쓴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수업이 끝날 무렵에 각자의 후기를 공유하면서 내가 했던 말이 생생히 기억난다.

전에는 애매하게 알고 있었던 감정, 이성, 의식 등의 개념을 분리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고, 삶이 조금 더 명료해진 것 같다고 말이다. 사실 매번 이 수업을 듣고 올 때마다 - 월 1회씩 4회 진행 - 머릿속이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세상의 작동원리는 이렇게 참 간단한데, 이제껏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쓰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명료하다는 건 하늘이 청명하고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다는 뜻일까? 지금 내 머릿속은 그렇다.


5.

후기를 이야기할 때 또 했던 말이 두 가지 있다.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와 '힘을 덜 들이는 방법을 꼭 써보고 싶다'였다. 마음속에서 은근히 발목을 잡던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이제 실천해야겠다.


1) 뭘 원하는지 정하자.

나는 아직도 내가 뭘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부자가 되고 싶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를 원하는지가 없고 그렇다보니 실질적인 목표가 없다. 일에서 성공하고 싶은가? 그것도 잘 모르겠다. 그냥 적당히 지금처럼 월급 받고, 회사에서도 적당한 위치로 지내는 것을 원하는 건가? 솔직히 그것도 잘 모르겠다. 그 이외에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모르는 것을 나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2) 의도 말고 의지를 사용하자.

의도는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고 덤비는 것이고, 의지는 하려는 마음을 가볍게 갖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동안 의도를 이루느라 너무 애를 많이 썼나보다. 이제 힘이 들어가는 일은 애써서 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의외로 무기력해지지않고, 내적인 동기에 의한 행동은 오히려 더 많이 하고 싶어진다. 보여지는 것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힘이 덜 들어가는 방법으로.


6.

얼마전에 페북에 짧은 문장을 하나 올린 적이 있다.

"고민만 하는게 지겨워서 실행을 하기로 했다."

진심이었다. 나는 워낙에 고민을 많이하는 편이라 뭐 사소한 것 하나 하기전에도 수없이 고민한다. 그렇게 고민하고, 고민된다고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내가.. 지겹다. 오히려 전에는 좋은 선택을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 '이게 최선인가?'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찾아야 했고, 그러다보니 심사숙고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요새는 그러면서 기회를 날려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리고 난, 신도 아니고 현빈도 아니지 않은가. 명료하게, 그리고 즐겁게 사는 수 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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