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적용된 디자인 사례 'Google Clips'
지난 글(https://brunch.co.kr/@lulina724/18) 에서 구글의 UX Team에서 제시한 ‘인간-중심의 머신러닝(Human-Centered Machine Learning, HCML)'의 7가지 가이드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1. 머신러닝이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주리라 기대하지 말 것
2. 머신러닝이 유일한 해결책인지 고민해볼 것
3. 개인 샘플이나 위저드 방식으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볼 것
4. 시스템 오류가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따져볼 것
5. 사용자-시스템 간 공동학습과 적응을 고려할 것
6. 알맞는 라벨을 통해 알고리즘을 학습시킬 것
7. UX팀의 범위를 확장시킬 것
이번 글에서는 AI 기반의 제품 'Google Clips' 디자인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HCML이 적용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구글 클립은 지능형 카메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최고의 순간을 자동으로 캡쳐한다. 구글 UX+AI팀이 'Google Clips' 개발에 앞서 한 일은 진짜 사람들의 니즈를 찾는 것이었다. 머신러닝 기술 적용 자체를 우선시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에게 니즈가 있는지, 그리고 이 니즈를 머신러닝이 해결해줄 수 있을지 충분한 논의 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Google Clips팀에서 찾은 니즈는 특히 아이/동물의 경우 사랑스러운 순간이 너무 많은데, 카메라를 드는 순간 이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만약 카메라가 자동으로 최고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면? 핸드폰을 꺼내, 카메라앱을 켜고, 포즈를 잡는 일련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면? 이런 질문들은 Google Clips의 시작이 되었다.
자동으로 최고의 순간을 포착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 머신러닝은 적합한 기술이지만 기술의 방향을 가이드할 필요가 있었다. 수많은 순간들 중 사진으로 남기기에 최적화된 순간이라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구글에서는 'HCML'을 적용했다: 인간 '전문가'라면 이를 어떻게 판단할지 묘사해보는 것이다.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AI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관찰하면, 이를 토대로 근거 데이터를 라벨링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Google Clips팀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자, 사진작가, 예술작가 등을 모집하여 '기억에 남는 순간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고 한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토대로 어떤 구도로 어떤 시간대에 누구를 캡쳐해야할지에 대해 하나하나 학습시켰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토대로 어떤 구도로 어떤 시간대에 누구를 캡쳐해야할지에 대해 하나하나 학습시켰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여 진짜인 것 같은 가짜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를 지속했다. 실제 제품화 과정이 오래 걸리고 수정도 쉽지 않으므로, 가짜 프로토타입을 통해 효과적이고 유용한 유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구글 클립이 촬영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HCML 원칙을 적용했다. 머신러닝은 예측모델이기에 100% 정확할수는 없으므로, 카메라가 포착한 모든 순간들이 사용자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이 경우 정확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선택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결과를 제시하는 편이 낫다. 즉, 잘못 예측했을 때 발생한 오류가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마지막 결정은 사용자가 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듯 예측 결과에 사용자가 인풋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은 공동학습과 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Google Clips' 사례를 통해 머신러닝 기반의 제품을 개발할 때 어떤 고민과 과정이 필요하며, 이를 관통하는 'Human-Centered Machine Learning, HCML'이란 무엇인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HCML'은 개념적으로도, 방법론적으로도 확실히 정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Google Clips'와 같은 AI 기반의 제품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 속에서 더 많은 인사이트가 축적되어야만 체계화된 이론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듯 하다.
그럼에도 'HCML'은 기술에 대한 허들이 높은 인공지능 제품 개발에 있어, 그 중심이 기술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인간중심 디자인', 그리고 'UX'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잘 짚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글은 'Google Clips'의 UX 디자이너 Josh Lovejoy가 작성한 'The UX of AI' (https://design.google/library/ux-ai/)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는데, 글을 마무리하며 Josh는 UX 디자이너로서 다음과 같은 근본(root)을 기억하자고 말한다:
진짜 인간의 니즈를 찾고, 가치를 지키며
자동화가 아닌 증강을 위해 디자인할 것.
(finding and addressing real human needs, upholding human values, and designing for augmentation, not automation)
** 다음 글에서는 '습관화'와 머신러닝 기반 제품 디자인을 연결하여 설명한 'Predictably Smart' (https://design.google/library/predictably-smart/)의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