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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아파커플 Aug 03. 2023

우리가 건너온 수많은 '우연'과 '만약'

우리는 2019년 5월에 서로의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아무런 연결 고리도 공통점도 없던 전혀 다른 세상에 살던 우리.


매년 기념일을 맞이할 때마다, 문득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2016년과 2017년에 내가 미국에 머물지 않았다면?

미국에 와서 룸메이트를 구하지 않았다면?

뉴욕이 너무 좋아서 떠나기 싫어 발버둥 치던 내가 어떻게든 버티다가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면? 시카고로 오지 않았더라면?


10년 넘게 뉴욕에서 일했던 나의 룸메이트 또한 뉴욕을 떠나 시카고로 오지 않았더라면?


나의 룸메이트가 뉴욕에서 직장 생활하던 당시, 동료였던 그녀가 한국에 출장 와서 KTX를 타지 않았다면?


그 KTX에 나의 남자친구가 될 네가 출장차 타고 있지 않았다면?

네가 달리는 KTX에서 성경을 보지 않았다면?

정자세로 앉아 성경을 보던 군복을 입은 너의 모습이 인상 깊어, 미국에서 한국으로 출장을 온 나의 룸메이트의 동료가 너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코로나가 터지기 전인 2019년에 한국에 나의 룸메이트와 그녀의 이전 직장 동료가 함께 출장차 오지 않았더라면?

나의 룸메이트가 내게 소개를 받아보라고 할 때, 끝까지 연애는 귀찮다며 소개팅에 나가지 않았더라면?

소개팅을 주선하려고 할 때, 너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나에게 남자친구가 있었다면?


우리는 만날 수 없었을 텐데.


결국, 우리는 수많은 '우연'과 '만약'이 겹쳐지고 겹쳐져서 만나게 된 거다.


가끔 머릿속에서 수많은 '만약' 중에 일부를 지워보기도 해 본다.

만약에, 이게 없었다면, 저게 없었다면...? 그래도 우리는 만날 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YES. 또 다른 만약들을 건너서 어떻게든 우리는 만났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의 삶이 기대된다.

우리가 함께 하는 삶에는 어떤 수많은 만약과 우연이 찾아올까?

그것들을 건너서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만약 우리가 마주하는 게 선물이라면 그걸 온 마음을 다해 소중히 여기고 귀하게 여기고 싶다.

우리를 찾아오는 게 어려움일지라도 너의 곁이라면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 온 것처럼, 우리 앞으로도 그렇게 함께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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